187화 강제 절정 플레이 _ 8화
강제 절정 플레이 _ 8화
몇 번이나 이어진 격렬한 섹스를 마친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뒤엉킨 채 침대에 엎어졌다.
우리 중 누구도 말을 하지 않은 채 저마다 거친 숨을 헐떡거릴 뿐이었고, 나를 제외한 나머지 둘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도 모르는 채 잠에 빠져들었다.
한참이 지나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날이 밝아오고 있었고, 분명 같이 침대에 널브러져 있었을 지수와 오빠가 보이지 않았다.
전날 얼마나 정신이 없었던 건지 핸드폰조차 어디 있는지 찾지도 못한 나는 순간적으로 바짝바짝 말라가는 목에 1층에 있는 냉장고로 향했다.
벽에 걸려있는 가운을 걸치고 계단을 내려가던 중 현관문을 통해 나와 마찬가지로 비몽사몽한 오빠가 들어왔고, 그는 나를 보며 손을 흔들어 보였다.
“잘 잤어?”
“어디 다녀와?”
“네 친구 아르바이트하는 데 데려다주느라고”
“아…?”
어제 너무 빠져들어 즐기는 바람에 지수가 아르바이트를 가야 한다는 사실조차 잊고 있었던 것 같다.
우리는 여전히 피곤함에 쩔어 축 늘어진 채 아침 식사를 해결했고, 다시 2층으로 올라와 침대에 누워 버렸다.
나는 몸을 돌려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요즘에는 일 안 가?”
“당분간은 조금 한가한 시즌이라”
“그렇구나…”
“왜? 뭐 하고 싶은 거 있어?”
“아니… 그냥 쉬고 싶어”
“아 맞아! 그거 하러 갈래?”
“그거?”
“왜 저번에 말한 거 있잖아!”
“저번에 말한 게 뭐지?”
“머리 손질도 하고, 메이크업도 받으러 가자고 했잖아”
“아… 근데 굳이 어디 나갈 데도 없잖아?”
“머리는 어차피 한 번은 손질해야 하니까”
“그건 그런데…”
나는 손을 들어 머리카락을 매만졌다.
역시나 여자의 몸이 되고 나서 몇 달 동안 단 한 번도 자르지 않은 머리는 여기저기 삐죽거리며 튀어나와 있었고, 길이도 많이 길었는지 가끔씩 눈을 찌르기도 했다.
더군다나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목뒤를 덮는 머리에 땀까지 더 많이 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확 잘라버릴까?”
“확?”
“응! 남자처럼”
“왜…”
“왜 실망하는 거야? 안 어울릴 거 같아?”
“그게 아니라…”
“그럼?”
“잡을 게 없잖아…”
나는 손을 들어 그의 어깨를 찰싹하고 내려쳤다.
“내가 사람을 아주 버려놨네…”
“자기 때문인 건 아니 봐?”
“하아…”
“그래서? 어때? 오늘 가볼래?”
“특별히 할 것도 없는데 그럴까?”
“그래! 그럼 가자!”
“응!”
그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핸드폰을 움켜쥐더니 어딘가로 급하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그는 친한 사람이랑 통화하듯 한참이나 떠들어 대고는 전화를 끊고 나를 돌아보며 말했다.
“지금 오라는데?”
“왜? 굳이 지금이야? 너무 이른 시간이지 않아?”
“오늘 예약이 많아서 비어있는 시간이 지금밖에 없대”
“으으…”
“뭐… 머리는 안 감고 가도 되니까 얼른 가자”
“응…”
나는 머리를 간단히 틀어 올려 묶고 샤워를 마친 다음 그의 차에 올랐다.
집이 시내 외곽에 있다 보니 시내까지 들어가는 데는 한참이나 시간이 걸렸고 전날의 피로가 심했던 건지 나는 창문에 기대어 또 잠에 들어 버렸다.
그렇게 도착한 샵은 겉보기에는 그냥 커다란 미용실처럼 보이는데 그것보다는 더 고급스러운 느낌도 들고 직원도 엄청 많은 듯 보였다.
괜히 그런 외관에 주눅이 든 나는 그의 뒤에 찰싹 달라붙어 반쯤 숨어 있었고, 그는 샵에 들어가서 한참이나 두리번거리며 누군가를 찾더니 금방 반가운 듯 웃음 지으며 손을 흔들어 보였다.
그러자 조금은 강한 화장과 숏컷을 한 여성분이 우리에게 다가왔고, 오빠는 나를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
“아까 말했던 게 이 친구에요”
“오호?”
“어때요? 꾸밀 맛 날 것 같지 않아요?”
“그러게?”
그녀는 내게 다가와 얼굴을 매만지기도 하고 머리카락을 이리저리 들춰보기도 하며 말을 이었다.
“피부도 좋고, 모발도 엄청 건강한데?”
“그렇죠?”
“자 그럼 아가씨는 이쪽으로”
그렇게 나는 누군지도 모르는 여자의 손에 이끌려 의자에 앉게 되었고, 오빠는 내게 손을 흔들며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오빠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그녀는 슬슬 질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어디 보자… 아가씨는 민준이 숨겨둔 여자친구 뭐 그런 건가?”
“예…?”
“그런 거 아니야?”
“어우… 아니에요…”
“그래? 민준이가 이런데 자기 친구를 데려온 건 처음이라”
“그냥… 친한 동생일 뿐이에요”
“그래? 신기하네? 그럼, 머리는 어떻게 해줄까?”
“그냥… 알아서 해주세요!”
“알아서라… 그러면 진짜 내 마음대로 해본다?”
“어… 네…!”
사실 그녀의 표정이 그렇게 믿음직스럽지는 않았지만 사실 그렇다고 내가 특별히 하고 싶은 머리 스타일이 있던 것도 아니니 그냥 그녀에게 맡겨보기로 했다.
그 후로도 그녀는 단 한 순간도 입을 쉬지 않은 채 내게 질문을 이어갔고, 나는 결국 한계에 다다르며 그대로 눈을 감아 버렸다.
원래는 눈을 감고 자는 척을 하며 그녀와의 대화를 끊기 위함이었으나 눈을 감고 있다 보니 점점 잠에 빠져들었고, 그렇게 얼마나 잤는지도 모르게 시간이 흘러갔다.
한참이 지나서 갑자기 박수 소리가 들려오고, 나는 화들짝 놀라 눈을 뜨며 덩달아 박수치기 시작했다.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두리번거리며 누가 박수를 받는 건지 찾았고,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오빠가 내 옆에 서서 거울을 바라보며 박수를 치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시선을 옆으로 옮기니 내게 계속 질문을 이어가던 그녀도 거울을 바라보며 박수를 치고 있는 것이었고, 영문도 모른 채 자기들을 따라 박수치는 나를 보며 웃음 짓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점점 정신이 돌아오며 거울을 들여다봤고, 순간 돌처럼 굳어 버릴 수밖에 없었다.
분명 자주 보던 얼굴인 건 분명하지만 너무나도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내 모습이 보였고, 입고 있는 옷이 달라졌다면 아마 알아보지도 못했을 것 같았다.
밋밋했던 검은색 머리카락은 어느새 새하얀 피부톤과 잘 어울리는 화려한 금빛 머리로 바뀌어 있었고, 깔끔하게 정리된 눈썹과 조금은 과한 듯하지만, 더욱 선명하진 붉은 입술과 피부는 빛이 나는 것만 같았다.
나는 마치 내가 여자로 몸이 바뀌고 처음 거울을 들여다볼 때처럼 한참이나 넋이 나간 채 거울을 응시했고, 오빠는 그런 내 모습을 보고 고개를 가까이하며 말했다.
“이거이거 연예인 해도 되겠는데?”
순간 정신이 든 나는 그를 살짝 밀치며 얼굴을 붉히고 대답했다.
“무…무… 무슨 소리야!”
그러자 뒤에서 가만히 흐뭇한 듯 지켜보던 그녀도 오빠의 말에 가세하기 시작했다.
“머릿결이 워낙 좋아서 탈색을 했는데도 심하게 상하지도 않았어. 게다가 피부가 워낙 좋으니까, 화장은 특별히 할 것도 없더라”
“아흑…”
괜히 여러 명에게 칭찬을 받자 부끄러워진 나는 고개를 숙이며 머리가 터져나갈 것 같은 기분을 느꼈고, 시간이 지나서 다시 고개를 들어 거울을 바라볼 때 순간 찰칵하는 촬영음이 들려왔다.
“응…?”
그 소리에 고개를 든 나는 옆에서 핸드폰을 들이밀며 사진을 찍어대는 오빠를 볼 수 있었고, 순간적으로 당황하며 얼굴을 가리고 그에게서 핸드폰을 빼앗으려 했지만, 그는 요리조리 피하며 말했다.
“왜? 이럴 때일수록 사진으로 남겨둬야지!”
“안 돼!!”
“이미 아까 잘 때도 많이 찍어뒀는걸?”
“다 지우란 말이야!!”
그러자 역시나 흐뭇하게 웃으며 우리를 바라보면 그녀가 오빠의 팔을 끌어 잡아당기며 말했다.
“나도 그 사진 보내줘”
“왜요?”
“게시글에 좀 쓰게”
“아하! 다 보내줄 테니까 알아서 골라서 써요”
“좋아”
그 대화를 들은 나는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물었다.
“저기… 게시물이라뇨…?”
“우리 같은 디자이너들은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올 때 홍보차 게시물을 올려두거든.”
“아아… 그래요?”
“너 정도 얼굴로 게시물 올려두면 반응 장난 아니겠는데?”
“그런 건 원래 얼굴을 가려주지 않나요…?”
“너는 메이크업도 했으니까, 얼굴을 같이 올려야지!”
“헉… 좀 곤란한데…!”
“음… 하긴 그러면 나도 보상을 해야하긴 하니까… 오늘 한 건 돈을 받지 않을게”
“네?!”
“이 정도면 충분히 괜찮은 조건이지 않아?”
나는 그녀와 오빠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봤다.
분명 이 정도의 샵이라면 이 머리와 메이크업을 한 것 만으로도 몇십만 원의 돈이 들 텐데 그걸 선뜻 공짜로 해준다고 제안하고 있고, 만약 내가 거절한다면 오빠가 그대로 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나는 마지못해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승낙을 해버렸고, 그녀는 웃으며 내 사진을 몇 장이나 더 찍어대며 핸드폰을 보여줬다.
그 화면은 흔한 SNS였고, 나는 무엇보다 그녀의 프로필을 보고 놀라고 말했다.
“파…팔로워가… 20만이요…?”
“왜? 모르고 온 거였어?”
나는 고개를 돌려 오빠를 빤히 바라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