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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화 [73화. 학교? 아니면 마을의 유부녀들?]


혜정은 애써 태연한 척 냉장고로 향했다. 하지만 그녀가 걸을 때마다, 경쾌한 리듬에 원피스 자락이 살랑살랑 나풀거렸다. 그 바람을 타고 민우의 비릿한 잔향이 식탁 위로 흩뿌려졌다. 진수는 턱을 괴고 멍하니 엄마의 뒷모습을 보았다. '알아... 다 안다고.' 저 단정한 치마를 걷어 올리면, 그 아래는 어떤 꼴일까. 샤워로 겉만 씻어낸 매끈한 살결. 하지만 그 틈새는 아직 스며든 민우의 정액으로 질척이고 있을 테다. 하얀 정액이 허벅지 안쪽을 타고 흘러 번들거리고, 헐거워진 구멍이 뜨겁게 맥동하던 그곳. 뻔뻔하게 웃는 엄마의 질 안에 민우의 더러운 씨앗이 꿈틀대고 있을, 그 역겨운 풍경... 진수의 머릿속에 떠오른 질척한 광경을 엄마도... 분명 느끼고 있을 것이다. 씻어냈어도 사라지지 않는 그 뜨거운 감각을. 그런데도 서로 모른 척한다. 밥을 차리고, 밥을 기다린다. 이 토 쏠리는 역겨운 연극. 하지만... 그 역겨움 속에 이상한 끌림이 스며들고 있었다. 엄마의 피부가 왜 이렇게 빛나 보이지? 그 미소가 왜 이렇게... 아름다울까? 아니, 말도 안 돼. 이건 그냥 착각이야. 그런데 왜 손이 떨리는 거지? 왜 밥을 먹으면서도 시선이 엄마 쪽으로 자꾸 가는 거냔 말이야? 하지만 확인은 하고 싶었다. 엄마가 얼마나 뻔뻔하게, 끝까지 나를 기만할 수 있는지. 진수는 숟가락을 들다 말고 툭, 말을 던졌다. "......엄마." "응? 왜, 맛이 없어?" 혜정이 반찬통을 꺼내다 말고 상냥하게 돌아봤다. 그녀의 얼굴엔 일말의 그늘도 없었다. 너무나 화사하고, 너무나 행복해 보여서 더 끔찍했다. "아까... 허리는 괜찮아?" "......!" 혜정의 손이 허공에서 딱 멈췄다. 반찬통 뚜껑을 여는 소리가 뚝 끊겼다. 정적이 흘렀다. "치료... 잘 된 거야?" 진수의 눈이 엄마를 찔렀다. 방 안으로 들어가 있으라고 했을 때 했던 그 변명. 허리를 삐끗해서 치료받아야 한다던 그 뻔한 거짓말. 혜정의 동공이 잠시 흔들렸다. 아들이 묻는 건, 정말 걱정해서 묻는 말이 아니란 건 그녀도 진작에 알았다. 하지만 그녀는 곧바로 태연하게 얼굴에 가면을 다시 썼다. 아니, 더 두껍게 썼다. "어... 그, 그럼. 민우가... 솜씨가 좋더라." 그녀는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뻔뻔하게 미소 지으며 몸을 비스듬히 돌렸다. 그러곤 허리를 살짝 비틀어, 진수 쪽으로 엉덩이 라인을 과시하듯 내보였다. 짝, 짝. 그녀가 제 손바닥으로 엉덩이를 가볍게 두드렸다. 얇은 원피스 위로 찰진 소리가 울렸다. 손바닥이 닿을 때마다 둥근 엉덩이의 살집이 부드럽게 출렁였고, 그 유연한 움직임이 진수의 눈에 박혔다. 원피스 천이 피부에 달라붙는 미세한 마찰음이 들릴 듯했다. 그 안쪽, 아직 뜨거운 잔여물이 스며든 살결이 얼마나 부드러울까. 그 생각이 스치자 진수의 입안이 바짝 마르는 게 느껴졌다. 아프다는 엄살이 무색할 만큼, 넘치는 활력을 과시하는 몸짓이었다. "아주... 시원하게 잘 풀렸어. 이제 하나도 안 아파. 역시 젊은 애가 주물러주니까 다르네." 혜정은 진수가 보고 있는 줄도 모른 채, 허리를 유연하게 펴며 기지개를 켰다. 그 자연스러운 동작조차, 묘하게 색기가 흘렀다. "......그래?" 진수는 헛웃음조차 나오지 않았다. 기가 찼다. 저렇게 태연하게 거짓말을 하다니. 분명 역겨워야 했다. 친구라고 믿었던 개자식한테 박힐 때 보여준 그 몸짓은, 내가 알던 엄마가 아니었다. 그 음탕한 몸부림은 여자도 아닌, 발정 난 암컷 그 자체였으니까. 하지만 진수의 눈은 홀린 듯 그녀를 쫓고 있었다. 윤기가 흐르는 피부, 터질 듯한 생기. 방금 전의 그 음탕한 암컷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활력이 눈이 부실 지경이었다. 지금 눈앞의 엄마는, 진수가 태어나서 이제껏 본 적 없는 요사스러운 아름다움을 띠고 있었다. 진수는 그 기이한 감각을 떨쳐내려는 듯, 식탁으로 고개를 처박았다. 식탁 위. 진수는 코를 박고 숟가락질을 했다. 후루룩, 쩝쩝. 체면도 자존심도 없이, 게걸스럽게 국물을 들이켰다. 그리고 그 맞은편. 혜정은 턱을 괴고 그런 아들을 흐뭇하게 보고 있었다. 상기된 뺨, 몽롱하게 풀린 눈동자. 아들을 바라보는 자애로운 얼굴이었지만, 그 표정엔 방금 전 수컷에게 만족한 암컷의 노곤한 열기가 진득하게 배어 있었다. "......" 아까 나가려다 진수의 행동이 기이하다고 생각해, 현관 문틀에 기대어 그 꼴을 지켜보던 민우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역시 이상해.' 가정을 지키려는 외면일지도 몰랐지만. 그래도 너무 수상했다. 저 새끼, 분명히 봤다. 방금 현관문에서 자신을 마주했을 때, 그 번들거리던 눈빛. 경멸과 살의가 가득 차 있었다. 그런데. '왜 가만히 있지?' 왜 밥상을 엎지 않지? 왜 나한테 주먹을 날리지 않지? 겁쟁이라서? 아니, 강진수는 그런 놈이 아니다. 성격이 불같지는 않아도, 제 엄마 건드리는 놈을 보고만 있을 병신은 아니다. 그런데 지금 놈은. 화를 내는 대신, 밥을 먹고 있다. 마치 며칠 굶은 짐승처럼, 엄마가 주는 밥을 허겁지겁 받아먹고 있다. 민우의 시선이 진수의 얼굴에서, 혜정 아줌마에게로 옮겨갔다. 방금 전까지 민우의 정액을 받아먹고, 온몸으로 받아낸 여자. 그녀의 손끝에서 만들어진 음식. 그리고 다시 진수. 그 음식을 목구멍으로 넘길 때마다, 진수의 표정에서 독기가 빠져나가고 있었다. 마치 마취 주사를 맞는 것처럼. 날카로웠던 눈빛이 멍하게 풀리고, 경직됐던 어깨가 노곤하게 처졌다. '...설마.' 민우의 머릿속에 섬광 같은 가설이 스쳤다. '그게 여자한테만 해당되는 게 아니었나?' 아저씨는 여자들이 젊어진다고만 했지, 남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말해주지 않았다. 단순히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들이라고만 했을 뿐. '내가 이모한테 쏟아부은 그 기운이... 마치 이모의 몸이 토템처럼 이 집안에 영향을 끼쳐서 진수에게까지 퍼지는 건가?' 직접적인 성관계가 아니더라도, 나의 체액을 머금은 여자가 집안에서 활력을 돋우면, 혹은 그 여자와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내 영향력이 전이되는 것일까? 마치 바이러스처럼, 보이지 않는 기운이 공기 중에 퍼져 진수의 의지를 녹이는 건가? 그게 사실이라면... 이 집 전체가 내 손아귀에 들어오는 거잖아. '흠... 흥미롭네.' 눈앞의 현실이 가설을 뒷받침하고 있었다. 진수는 지금 용서한 게 아니다. 저항할 힘을 잃고, 강제로 진정 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모 몸속에 흐르는 보이지 않는 힘 때문에. "잘 먹네, 강진수. 나 간다." 민우가 툭, 던졌다. 시험해보고 싶었다. 내 목소리를 듣고 반응하는지. "씨발... 아직도 안 갔냐? 꺼지라고 했잖아." 진수는 고개도 들지 않고 대답했다. 국그릇에 얼굴을 파묻은 채, 손만 휘적거렸다. 분명 화는 나있는 게 분명했다. 하지만, 만사가 귀찮은 듯, 아니면 상대하기가 싫은 듯 성난 수컷에 반응이 보이지 않았다. “어 그래. 간다.” 철컥. 현관문이 닫혔다. 넓은 정원을 보며 민우는 입술을 만지작거렸다. 진수의 무기력한 반응, 그리고 혜정 아줌마의 완벽한 회춘. 이 모든 현상이 가리키는 방향은 하나였다. 하지만 민우는 섣불리 결론 내리지 않았다. '아직은 아냐. 확신을 얻으려면 좀 더 많은 표본이 필요해.' 민우의 발걸음이 정원 잔디를 밟으며 가볍게 울렸다. 따스한 오후 햇살이 등을 때리자, 피부가 살짝 간질거렸다. 집 안에서 새어 나오는 밥 냄새 혜정 아줌마가 만든, 그 손끝에서 만들어진 따뜻한 국물 향이 코끝을 스쳤다. 그 안에는 미세하게, 민우 자신의 체취가 섞여 있었다. 비릿하고 달콤한, 여전히 그녀의 몸속에 스며든 그 '기운'의 잔재. '진수가 그걸 먹고 있으니... 마치 간접적으로 나를 삼키는 꼴이네.' 민우의 입가에 비틀린 미소가 걸렸다. 그 가설이 사실이라면, 이건 단순한 회춘 테라피가 아니었다. 여자의 몸을 매개로 한, 보이지 않는 네트워크. 혜정 아줌마의 피부가 빛나는 이유, 그녀의 미소가 더 화사한 이유. 그 모든 게 자신의 정액에서 비롯된다면, 진수는 지금 그 영향권 안에 갇힌 셈이었다. 뒤돌아보니 집 창문 너머로 희미하게 그림자가 보였다. 혜정 아줌마가 식탁에 앉아 진수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 그녀의 어깨가 살짝 처진 채, 만족스러운 한숨을 쉬는 듯했다. 상기된 뺨이 여전히 붉었고, 몽롱한 눈빛이 창유리에 반사됐다. 아들을 보는 눈빛이었지만, 그 안에는 수컷의 만족을 음미하는 암컷의 여운이 진득하게 배어 있었다. '저 여자가 이제 내 토템이 됐어. 집안 전체를 물들이는...' 민우의 머릿속에 새로운 실험 아이디어가 스쳤다. 단순히 혜정 아줌마 한 명이 아니었다. 만약 이 기운이 공기 중에 퍼지거나, 음식이나 접촉으로 전이된다면? 진수처럼 주변 남자들이 무기력해지거나, 오히려 충성스럽게 변할 수도 있지 않을까. 아저씨가 말하지 않은 부분. 남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직접 테스트해볼 가치가 있었다. '다음 표본은... 학교? 아니면 마을의 유부녀들?' 민우는 핸드폰을 꺼내 아저씨의 번호를 확인했다. 물어볼 게 많아졌다. 하지만 서두르지 않았다. 아직 혜정 아줌마 한 명으로는 확신할 수 없었으니까. 그녀의 피부가 더 빛나고, 움직임이 더 유연해질 때까지 지켜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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