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3. 에이다는 여자를 떠 먹여줘도 뱉어낸다.
#3. 에이다는 여자를 떠 먹여줘도 뱉어낸다.
***
[박선호]
ㅇㄷ?
[철구쉑]
레온 맞은 편 카페야. 너 뭐 마실래?
[박선호]
ㅇㅇ
메뉴 생각하기 귀찮을 땐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국룰이다.
주설아의 마수에서 벗어나자 마자 철구가 기다리는 카페로 향했다.
편입학원은 헌터 아카데미 인근에 위치하고 있어, 서둘러 걷는다면 5분 정도면 충분했다.
걸어가는 길에 공부하느라 미처 확인 못한 메시지들을 스마트 워치로 확인하면서 걸어간다.
요즘 스마트 워치는 시계와 렌즈가 세트다. 어지간한 기능들은 워치안에 다 들어가 있고, 굳이 화면을 들여다볼 필요 없이 렌즈를 착용하면 망막에 홀로그램을 투사해서 길을 걸으면서 사용해도 주변을 확인할 수 있다.
유물을 이용한 기술이 적용돼 있어 일반인들이 아니라 헌터를 위해서 발매된 제품답게 더럽게 비싸다.
교통사고 이후로 엄마가 매일 끼고 가는지 추적관리당하는 입장이다.
누구도 내 능력을 모르기 때문에 교통사고가 막연히 스마트폰을 쳐다보느라 부주의해서 일어났을 거라고 생각하나보다.
[A반 김민지]
선호야~ 학원 끝났어? 오늘 바빠?
[하지윤 23]
자기~ 나 오늘 심심한데 안 놀아 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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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희 22]
선호씨. 오늘 누나랑 좋은데 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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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반 지서영]
주인님.. 저 외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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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들~? 학원 끝나고 또 게임만 하지 말고 여자 친구도 만들고 밖에 좀 돌아다녀~ 용돈 입금해놨으니까 아껴써. 여자 친구 생기면 꼭 엄마한테 먼저 데려와야 된다? 사랑해 아들 ♥
오늘은 중요한 날.
괜히 읽씹이라도 했다가 밀당이라고 착각한 년들이 못 참고 전화 와서 귀찮게 굴기 전에 대충 몇 개 골라 캡슐방 갈 거니 밤에 연락하겠다고 답변했다.
중간에 함정 카드가 있다. 저건 읽는 순간 오늘 하루는 없어진다고 보면 된다.
[박선호]
네. 좀 놀다가 밤에 들어갈게요. 늦으면 전화 할 테니 그 전에 연락 ㄴㄴ
엄마한테는 답장을 해 줘야 된다. 내 일정을 뻔히 꿰고 있는 덕에 30분만 연락이 안 되어도 뭐가 그렇게 불안한지 온 동네를 휘젓고 다닌다.
새삼 느끼는 거지만 능력을 민첩에 몰빵한 돚거처럼 뒈지게 빠르다. 헌터활동하는 영상같은 것도 찾아보면 쉽게 찾을 수 있는데 단검 두 자루 들고 닥치는 대로 썰어대는 걸 보면 저게 과연 돚거가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
고등학교 운동회에서 학부모 릴레이 달리기 경주에서 운동장 한 바퀴를 뒤처져 있다가 3초 만에 완주해서 역전 승을 한 뒤로 학교에 엄마 팬클럽까지 생겼다.
애초에 일반고등학교에 헌터 부모가 오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일 뿐 더러 주자를 일반인,헌터 구분 없이 내보낸 것도 의문이다. 뭐 형평성이 어떻네 잡다한 민원보다는 홍보의 가치가 높다는 거겠지.
문자에 답장을 하다 보니 어느새 카페에 도착했다.
딸랑-!
바로 앞에 메뉴판을 싸울듯이 쳐다보는 철구쉑이 보인다.
"이 새끼 아직 못골랐네 크크크크. 저기요. 아메리카노는 주문 들어갔죠? 얘꺼는 그냥 복숭아 아이스티 주세요."
철구를 개무시하고 그냥 아무거나 골라줬다.
저 무식하게 덩치만 큰 새기가 카운터 앞에서 눈 부라리고 서 있는데, 이쁘장한 알바생이 언제 주문하는지 눈치 보느라 다른 일도 제대로 못 하고 갈팡질팡하고 있었을 게 눈에 선하다.
"아! 어서 오세요~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 복숭아 아이스티 한잔 주문 완료됐습니다. 자리에서 기다리시면 갖다드릴게요~"
알바생이 화색이 되어 나를 반겼다.
레온은 우리가 자주 가는 캡슐방, 그 맞은 편의 카페는 자연스레 우리의 만남의 광장이 되어 서로 안면이 익숙하다.
원래 음료가 나오고 알림이 오면 손님이 알아서 찾아가야 하지만 어째서인지 얘는 갖다준다. 뭐 나야 편하니 좋지.
"어, 어, 선호야 왔어? 아니.. 나 오늘은 토마토 쥬스 마시고 싶었는데.."
"닥쳐. 대충 랜덤으로 처 먹어. 시간 없어."
이 새끼는 꼭 내가 시키면 그제야 뭐 시킬라 그랬다 그러면서, 냅두면 10분이고 20분이고 계속 고민한다.
초 중증의 선택 장애인 새리다.
이런 놈도 헌터 아카데미에 다니는 중인데, 편입하느라 고생하는 스스로에 갑자기 자괴감이 몰려왔다.
"흐흐. 알았어. 야 근데 저 알바생 너무 이쁘지 않냐?"
"이쁘면 번호 따. 놀자 그래."
카페 알바생 나이는 20대 중반으로 추정되며 가슴은 C급이다.
브래지어 자체에 뽕기능이 심하게 들어가 있어, 겉보기로는 B컵정도로 보이지만 속은 AA컵이다.
몸이 AA컵에 어울리면 모를까. 허리와 다리도 굵은편인데 벗겨 놓으면 남자인지 여자인지 당췌 구분이 되지 않을게 뻔하다.
그래서 나는 관심에서 지운 여자.
"야야. 우리만 오면 매번 음료 갖다주는 거 보니 너랑 나 둘 중에 하나는 마음에 들어서 그런 거 아닐까?"
"오....이 새끼 그런 것도 눈치챌 줄 알고, 가르친 보람이 있는데?"
"헤헤..! 오늘 번호 물어봐야겠다."
"그러던지."
잡담을 하다 보니, 만들기 쉬운 '아아'와 아이스티 답게 빨리 나왔다.
AA컵이 트레이에 조심스레 들고 우리가 앉은 자리로 와서 음료를 내려놓는다.
음료를 내려놓으며 시선은 나를 향해 있다.
철구쉑.. 헌터 아카데미 재학생인 거 알면 배경만 보고 좋다고 할지도 모른다.
"야 '헌터 아카데미'에서는 요즘 뭐 배우냐?"
"응? 그냥 똑같은데?"
의도적으로 알바생이 들으라고 그냥 아카데미라고 칭하지 않고, 헌터 아카데미라고 읊었다.
알바생의 눈이 순간 철구로 향해 스캔을 하는 게 보였다.
"그렇군."
철구에게 번호따라는 신호로 대충 답변않고 마무리했다.
"아 너도 이제 시험 2주 남았지? 곧 입학 하겠구나? "
알바생의 눈이 다시 내게로 향했다.
느낌이지만 평소보다 더 정열적이라 부담스러울 지경이었다.
철구 이 병신쉑은 아가리에 밀어 넣어 줘도 처 뱉어 버렸다.
"몰라 아직. 검증은 특수계로 나긴 했는데 강화계로 갈라고 준비 중."
내 능력은 특수계로 통한다.
마력의 성질과 무관하게 고유의 능력을 발현하는 각성자.
제한 적이고 병신 같은 회귀라도 제대로 밝힌다면 S급 이상의 판정을 받겠지만, 비 생명체에 행하는 원상 복구는 C급 능력이다.
반면에 철구 쉑은 신체 강화능력에 더불어 재생의 특수능력을 갖췄다.
재생의 B급이지만,강화계에서 재생은 A급 취급 받는다.
하늘은 철구에게 뛰어난 재능을 준 대신 지능을 빼앗아 갔다.
-저기요~
쓸데없이 우리 근처에서 대화를 훔쳐 듣던 AA컵년이 카운터로 서둘러 돌아갔다.
"야, 번호 따라니까 왜 쓸데없는 소리해서 일을 망치냐?"
"뭐? 지금 바로 하라는 이야기였어?"
"그럼 뭐 언제 받을라고?"
"나..나중에 꽃이라도 사와서.. 조용할 때 물어볼랬지.."
참 병신이다. 말을 말자. 시간 아깝다.
"됐다. 야 들고 가자."
"어? 어!"
카페를 나설 때 언뜻 보니 알바생이 뭔가 잔뜩 기대감이 가득한 야릇한 눈치를 준다.
대놓고 저렇게 끼를 발산하는데 그걸 모르는 철구가 더 멍청하게 느껴진다.
C급 가슴만 아니었어도.. 얼굴은 괜찮은데 여러모로 아쉬운 년이다.
몇 발자국 걸으니 드디어 나왔다.
[레온]
서울에 몇 개 없는 캡슐방이라, 서두르지 않으면 자리가 꽉 찰지도 모른다.
가상현실 게임 특성상 수면모드로 처 자는 아재들 때문에 재수 없으면 성인존으로 빠질 수도 있다.
그쪽은 성인 게임용이라 플레이 중 캡슐 내부가 보이지 않도록 커튼으로 가려져 있고, 캡슐이 열릴 때마다 풍겨나오는 밤꽃 냄새로 인해 기분이 매우 좆같다.
깔끔한 빌딩의 4층에 위치해 있어서 우리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캡슐방에 도착했다.
"안녕하세요. 삼촌~ 두 자리요."
"어, 어서 와라."
캡슐방에 들어서니 익숙한 아저씨가 반겨 줬다.
소싯적 B급 헌터까지 하다 부상으로 은퇴하고 모은 돈으로 이곳을 차렸다고 하는데, 은퇴했어도 헌터는 헌터. 진상이라도 부렸다가는 뼈도 못추린다.
"선호야 너는 또 그 이상한 게임할 거야?"
"이상하다니 무협이 왜 이상해."
"맨날 하루 종일 칼질만 하잖아. 안 지겨워?"
"신경쓰지 말고 넌 너하고 싶은 거 해."
"나는 너랑 같이 하고 싶은데, 나 이번에 D급 모험가로 올랐다? 얼마 전에 오크도 잡았어!"
"오~ 파티가 꽤 괜찮게 모인 모양이네."
"응! 엄청 예쁜 마법사도 한 명 있고, 마법사가 친구 데려왔는데 활을 엄~청 잘 쏴."
괜찮은 조합이다.
철구쉑이 할 줄 아는 거 라곤 달려가서 처 맞는 거 밖에 없으니, 마법사와 궁수가 능력이 좋은가보다.
문득 호기심이 동한다.
"마법사라고? 너희 아카데미 일 수도 있겠네. 마법과는 대부분 헌터 아카데미로 오잖아."
"응. 근데 로브를 계속 쓰고 있어서 제대로 못 봤는데, 밥 먹을 때 언뜻 봤는데 엄청 이쁘더라고. 헤헤."
'좋댄다..'
나도 얼른 풍운무림전을 졸업하고, 낙원으로 넘어가야겠다.
가상현실 게임에도 종류가 많다.
일반적으로 레벨업해서 가상의 캐릭터로 플레이하는 게임들이 주로 인기가 많다.
매니아들을 위한 애니메이션 미연시나 다양한 것들이 많지만, 역시 게임이라는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 하는 만큼 일반인들이 주로 즐긴다는 한계가 있다.
그에 비해 게임 업계 세계 1위 삼손에서 만드는 게임들은 특별하다.
헌터 전문 게임이라고도 보통 칭하는데, 여느 게임들은 가상의 캐릭터를 생성해서 그것을 키우는 것에 비해 삼손에서 출시하는 게임은 특이하게 현실의 능력과 외형을 그대로 정말 그대로 구현한다.
그리고 헌터 전문게임이라고 칭하는 이유는 게임이 하드코어다.
삼손의 게임은 계정을 생성할 시 현실의 아바타를 구현하고, 죽으면 다시 생성하는데 또 돈을 지급해야 한다.
일반인이 뭣도 모르고 비싼 계정값을 지급하고 들어왔다가 칼 맞고 죽는 순간 계정 날리기 십상이다.
치안이 안전한 지역이라도 노예 상인에게 잡혀서 평생 노예짓만 하던지, 노예는 양반이다. 여자는 괜히 돌아다니다 강간이나 안 당하면 다행.
이런 이유로 삼손게임을 즐기는 사람은 방송인이 아닌 이상 헌터가 대부분이다. 들어와 봤자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고, 시간만 허비한다.
철구가 하는 게임은
【낙원】
흔한 판타지 배경에 세계관이 너무도 하드코어하다. 인간들도 강하지만 이 종족들은 개개인이 더 강하다. 정령을 부리는 엘프, 태생부터 피지컬이 사기인 오크, 심지어 드래곤도 있다.
강화계나 방출계 헌터들은 마나를 사용하는 데 능숙하니 대부분 모험가나 용병으로 활동한다.
마법사들도 대부분 이 낙원을 플레이하는데, 우연인지 의도인지 그쪽에서 쓰는 마법의 메커니즘과 현실과 비슷한 모양이다.
현실에서 사용되는 마법 중에 몇 가지는 낙원에서 영감을 얻어 현실에서 구현했다고 한다. 영약이나 실질적인 마력이 느는 것은 아니지만, 게임으로 공부가 된다는 이야기이다.
위 내용과 관련된 논문이 발표된 이후로 헌터 아카데미에서도 적극 반영하여 시험 일부를 낙원에서 본다던지, 수련의 일환으로 낙원을 한다든지 하는 플레이어가 많아졌다.
반면에 내가 하는 게임은
【풍운무림전】
흔한 무협 배경의 세계관이다. 여기 또한 낙원과 마찬가지로 현실 아바타 기반에 발매 초창기 여기서 얻은 무공을 현실에 접목하려 무수한 시도가 있었다.
그런 시도를 한 대부분의 헌터들이 소위 주화입마, 마력역류현상으로 인해 장애인이 되거나 사망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덕분에 나라에 정식으로 허가 받은 인원만 접속하도록 되어 있고 헌터,일반인 가릴 것 없이 금기시되는 게임이 되었다.
허가 없이 플레이하다 걸리면 벌금이다.
"삼촌, 저는 그거로 하고 철구는 낙원으로 세팅해주세요."
"너 잠깐 이리 와봐."
레온 사장 삼촌이 나를 끌고 카운터 구석으로 향했다.
"너 이거 정말 내가 시켜줬다고 다른 사람한테 말하면 안 된다? 나 정말 큰일 날 수도 있어."
"아, 걱정 마시라니까요. 절대 이야기 안 해요."
"그리고 매일 말하지만 절대로 절대로 거기서 배운 거 가지고 현실에서 쓰면 안 돼. 넌 일반인이라 마력이 없어서 큰 걱정은 없지만, 뉴스 봤지? 요즘도 꾸준하게 사람들 죽어 나가는 거."
"네네. 알아요. 저는 그냥 그 분위기랑 느낌이 좋아서 놀고 다니는 거지. 삼촌이 걱정할 만한 일은 안 할 거니까 걱정 마세요."
"그래, 적당히 하고 너도 그냥 드래곤퀘스트나 하렴. 요새 해 보는데 재밌더라고."
신분증에 각성자는 각성자로 표기가 된다.
낙원은 헌터 전문 게임이고 삼촌은 내가 아직 능력검정을 받지 않아 각성자 등록이 안 되어 일반인으로 알고 있다.
처음에 부탁하니 절대 안된다고 하더니, 엄마의 굿즈가 카운터에 올라와 있는 것을 보고 매체에서 구할 수 없는 일상의 엄마 사진 몇 개를 건네주니 마지못해 허락 해준 그런 거래였다.
물론 어디가서 말할 생각도 없다. 엄마한테 걸리는 순간 어떻게 될 지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계정값이 비싸다 보니, 낙원은 추천 안 하고 흔한 RPG 게임을 추천해주지만 내가 단순히 게임이나 하려고 여길 왔겠는가.
삼촌의 경고에 대충 답변을 하고 지정해준 캡슐로 들어가서 기어를 쓰고 누웠다.
눈으로 보는 VR 게임과 다르게 가상현실 게임은 자각몽을 꾸는 것처럼 기절한 상태로 꿈의 형식으로 진행이 된다.
【풍운무림전】을 로드 중입니다.
0% .. 10%.. 50%... 100%
아바타를 검색 중입니다.
[박선호]
아바타를 확인했습니다.
접속 중..
익숙한 로딩창이 보이며 정신이 확 빨려 들어가며 의식이 늘어지는 느낌이 든다.
까맣게 뒤덮인 세상에서 눈에 하얀 섬광이 일어나며 풍운무림전 세계로 들어왔다.
누운 곳은 익숙한 숙소.
나는 한 때 천마 신교(天魔信敎)라 불리며 마도 천하를 이룩했으나,
현재는 단순히 마교라고 폄하 당하며 정,사 가릴 것 없이 모든 중원인들에게 걸리는 즉시 척살 당하는 마교를 자진해서 들어온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