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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화 19. 드러난 은주의 섹스 판타지


“뭐… 뭐예요…?” 그대로 얼어 버린 은주는 날 빤히 쳐다 봤다. 난 얼어 버렸다. 숨까지 멈춰버렸다. 시발… 뭐라고 변명하지… 침착하자. 개소리 전문이니까 이번에도 위기 넘길 수 있을 거야. “아… 그게… 연고가 바지에 묻어서 잠시 털어내느냐고…” “거… 거짓말… 아니잖아요!!” 은주는 엄청 흥분했다. 성적인 흥분이 아닌 이성적 감정이 격해진 흥분이었다. “형수님이 지금 무슨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오해예요.” “거…짓말…” 은주는 급하게 의료용 치마로 보지를 가리고 굴욕의자에서 내려왔다. 수치스럽지만 나에 대한 분노가 가득한 눈빛이었다. 하… 시발 이 위기를 어떻게 넘겨야지… 선배한테 말이라도 하면… 진짜 인생 조지는데… “진짜 오해 하시는거예요.” “나가세요… 당장…” “네?” “옷 갈아입게 나가시라고요!” 은주는 고함에 가까운 소리를 지르며 화를 냈다. 별다른 변명과 설명하지 않고 진료실에서 나왔다. *** 은주는 탈의실로 갈 힘이 없었다. 그대로 굴욕의자 옆에 서서 부르르 떨고 있었다. “설마… 정말 태준씨가… 이상한 짓을 한 건 아니겠지… 의사가 환자한테… 그리고 선배 와이프한테...” 혼돈스럽다. 방금까지만 해도 화가 엄청나게 났는데… 왜… 보지가 두근두근… 아니 벌렁벌렁 거리면서 기분 좋은 것 같지… 은주는 보지 둔턱살을 살짝 만졌다. 보지가 화끈 화끈 거리면서 살아 숨 쉬는 것처럼 벌렁 벌렁 거렸다. “아냐… 이건 그냥… 저 기구가 몸에 들어와서… 그런 걸거야…” 치료용 기구를 불안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불안한 눈빛만큼 손과 발이 떨렸다. 떨리는 몸과 마음을 정리하고 탈의실로 들어갔다. 치료용 기구는 사용 흔적도 없이 깔끔한 상태로 빛나고 있었다. *** 은주는 상담 의자에 앉지 않고 그대로 문으로 걸어갔다. 그대로 병원을 나간 후 선배한테 전화 하겠지? 얼마 후 경찰이 출동하고 날 잡아간 후 DNA 채취하고 교도소로 가겠지. 문 앞에서 은주가 멈춰 섰다. “치료는 오늘로 끝낼게요. 전 태준씨를 믿고싶지만... 납득이 안되네요.” “형수님. 정말 오해니까 믿어 주세요. 의사가 어떻게 환자한테 그런 짓을 하겠어요. 그리고 다른 사람도 아니고 형수님인데...” 은주는 대답 없이 문을 열고 나갔다. 신고 할까 봐 불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이제 병원에서 은주를 만나지 못한다는 사실이 더 슬펐다. 시발… 괜히 뒷치기 해 버려서 모든 일을 망쳐 버리네… 이게 다 좆 때문이야! 이런 좆 같은 !! 책상에 올려져 있던 차트가 눈에 들어왔다. 섹스 특이 사항에 새로운 항목이 추가 됐다. [섹스 특이사항 : 산부인과 의사에게 강간 당했을 것 같은 의심. 판타지 해소.] 시발… 이건 또 뭐야? 강간 의심에 판타지 해소? 갑자기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는 이유만으로도 범죄자가 되는 세상에서 강간 의심으로 신고당하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상대의 남편은 검사… 지이잉 지이이잉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했던가? 갑작스럽게 울린 전화 진동에 온몸이 소스라치며 놀랐다. 발신자는... 처음보는 번호였다. 뭐지? 벌써 경찰서인가? 근처에 있는 파출소로 바로 간 건가? 온갖 잡생각이 머릿속에서 휘몰아쳤지만 받았다. “여보세요?” “야 전화를 왜 이렇게 늦게 받아!” “누…구세요..?” “태준아. 나야 나.” “서…선배?” “그래. 할 말 있으니까 오늘 진료 끝나면 따로 보자. 장소는 톡으로 남겨둘 테니까 늦지 말고.” 왜 하필 이런 타이밍에 선배한테 전화가 오지? 내 번호는 어떻게 알고… 목소리 톤이나 내용으로는 아직 선배는 모르는 것 같았는데… 일단 생각을 정리했다. 질내 사정할 경우 최소 3일, 최대 5일 정도는 정액이 살아 있다. 그때까지는 DNA채취가 가능하다는 소리고… 그사이에 은주의 마음이 변하지 않길 기도하는 수밖에 없는걸까… 문자라도 남겨서 오해라고 믿어달라고 한 번 더 호소해야는 걸까… 식은땀이 주욱 흘렀다. 의료사고가 인생사고가 되어 버릴 것 같다. 분명 섹스 진료는 완벽하게 끝났는데 마지막 정리에서 실수를 범해 버렸다. 퇴근 후 선배와의 만남이 걱정되긴 했지만 분위기 파악을 위해서라도 나가기로 결정했다. 만약에 은주가 선배에게 말했다면 빼도박도 못 하는 거지만, 만약 말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더 편하게 선배와 이야기하면서 은주에 대해 알아 갈 수도 있다. 의사면허와 인생을 건 도박을 하기로 했다. *** 선배가 문자로 알려 준 주소에 도착했다. 에리 쌤과 갔던 바보다 훨씬 고급스러운 바였다. 차분하고 어두운 인테리어로 비밀이야기나 불륜 커플들이 많이 찾을 것 같은 분위기였다. “야 서태준!” “아 선배” 확실하다. 선배는 아직 은주에게 아무런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 “무슨 일이예요? 그리고 선배 대구에 있을 시간 아니예요?” “아… 그 이야기는 천천히 하고 일단 술 한잔 해” “아… 네…” 공무원 월급에 이런 고급바가 감당이 될까? 엄청 비싸 보이는데… 선배는 별로 궁금하지도 않은 재판이야기, 동네 조폭 이야기 등등 시답지 않은 말만 이어갔다. 선배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머릿속엔 온통 은주 생각으로 복잡했다. 선배와 대화하는 도중에 전화가 오지 않을까 싶은 노파심에 선배의 핸드폰을 힐끗 힐끗 보기도하고 혹시 나한테 연락올까 계속 체크했다. 1시간이 넘게 같이 있었지만 은주는 누구에게도 연락하지 않았다. “야 태준아.” “네 선배” “넌 여자 친구 없냐?” “아… 네 뭐 아직까진…” “너 설마 아직도 전여친 못 잊은 건 아니지?” “...” 시발. 왜 말 안하나 싶었다. 내가 선배를 싫어하는 이유가 몇 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발동되고 있었다. “진짜 걔 만한 여자 없는데 넌 그걸 놓치냐?” “하하…서로 뭐… 타이밍이 잘 안 맞았죠.” “하 시발 그냥 너 소개해주지 말고 내가 사귈껄.” 병신 새끼 지금 뭐라는 거냐 이거 “진짜 어떻게 그렇게 감쪽같이 숨기냐. 어딜 봐서 걔가 S그룹 손녀라고 보겠냐고. 그냥 평범한 여대생처럼 보이지.” “그쵸... 저도 처음에 듣고 깜짝 놀랐어요.” “걔가 우리 동아리 처음에 들어왔을 때는 인기가 거의 없었거든. 근데 너랑 같은 의대니까 친해지면 좋을 것 같아서 소개해줬더니…” “그래도 선배는 지금 좋은 형수님 있으시잖아요.” 선배는 말없이 독한 위스키를 목에 털어 넣었다. “그래?” “네. 예쁘시고 선배 생각 많이 하시는 것 같던데요?” “그럼 너 가져.” “네??!” 너무 놀래서 공기를 마시다가 사례가 걸렸다. 켁 켁 켁 “새끼 놀라기는. 우리 은주가 진짜 예쁘긴 해. 성격도 좋고 몸매도 좋긴 하지” “...” 자랑질 하려고 불렀나... “야 근데 산부인과에서도 비아그라 처방해주냐?” “네?? 비아그라요?” “어. 할 수 있으면 나 한통만 처방해 줘” “요즘 좀 안 좋으세요?” “나이 들어서 그런가. 영 힘을 못 쓰네. 다 됐나 봐. 옛날에 접대 받을 때는 아가씨들 두세 명 끼고 놀았는데” 병신. 딱 봐도 정력 약하게 생긴 관상이 허세는… 은주가 불쌍하다. 어쩌다가 이런 남자를 만난 거야. “빨리 선배도 아기 가지셔야죠. 제가 도와 드릴게요.” “은주랑?” “당연…하죠…” “됐어. 은주랑은 안한지 2년도 더 된 거 같은데?” 은주가 처음 상담 받았을 때 했던 말과 마법의 차트에 써져 있는 내용이 떠올랐다. 둘 다 거짓말하는 건 아니구나. “왜요? 그때면 신혼 아니예요?” “그렇긴 한데... 은주만 보면 발기가 안 돼” “그럼 비아그라는 왜…” “사실 나 서울로 온 지 좀 됐어. 은주는 몰라.” “네? 대구가 아니라 서울에 있다고요?” “병원도 승진하려면 병원장 라인이나 재벌 라인 필요하지 않냐?” “네 뭐… 그렇죠. 과도 중요하고.” “검사도 똑같아. 법무부 장관, 검사장은 자주 바뀌지만 재벌은 절대 변하지 않아.” “그래서요…?” “답답한 새끼... 나중에 다 알려줄테니까 나 서울에 올라온 건 은주한테 비밀이야. 오늘은 잠깐 출장이라고 했어.” “아… 네 알겠어요…” 이 새끼 지금 뭐라고 하는 거야. 은주는 냅두고 다른 여자한테 좆질하려고 비아그라를 달라고? 두 집 살림하는건가? 은주 보지냄새는 섹스거부하려고 한 변명이고?? 이 새끼… 얼마나 쓰레기인 거야… 그러고도 한참을 같이 술을 마셨다. 쓰레기랑은 더 이상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지만 내가 지은 죄가 있어서 오늘 하루만 비위 맞춰주기로 했다. *** 시발… 병신 정력만 약한 줄 알았더니 술도 존나 약하네. 다른 사람이었으면 그냥 길바닥에 버렸을 텐데 질질 끌고 겨우 택시타서 아파트까지 왔다. 17층을 눌렀다. 이 새끼 때문에 또 은주씨를 보는 건 좋은데 하필 오늘이냐… 하여튼 이 새끼는 도움이 안 돼. 17층에 도착했다. 초인종을 눌러야 하는데… 왜 이렇게 긴장되지… 아니야. 뻔뻔하게 당당하게 나가야 해. 띵동띵동 문 열려주기까지 약 1분? 아니 30초? 너무 길게 느껴졌다. 옆에서 정신 못 차리고 있는 선배 새끼는 머릿속에서 지워진지 오래였다. 띠리링~ 문이 열렸다. “왜 초인종을 눌러…” 화장기 없는 수수한 얼굴을 하고 은주가 나왔다. 검은색 슬립에 실크가운을 입고 있었다. 몸매가 적날하게 나타나는 옷이었다. 가슴골은 깊게 파여 있었고 몸에 딱 달라붙어 라인이 노골적으로 보였다. 집에서는 저렇게 입고 있는구나… 존나 섹시하네… “태… 준씨?” “형수님… 밤늦게 죄송해요. 선배가 술에 취해서…” “태준씨랑 술 마셨구나… 얼른 들어오세요.” “네…” 겨우 선배 새끼를 침대에 던져놨다. “휴… 죄송해요. 말릴려고 했는데 기분 좋은 일이 있으셨는지 계속 드시더라구요.” “네… 원래 한 번 마시기 시작하면 끝을 보는 타입이라… 태준씨가 고생많았어요…” 은주는 아까부터 계속 내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병원에서 그렇게 나가고 하루도 안돼서 다시 만났으니 어색할 것이다. 난 오히려 더 당당하고 뻔뻔하게 나갔다. “그러게요. 선배 보기보다 엄청 무겁네요.” “...” 은주를 빤히 쳐다 봤다. 처음으로 가슴골을 제대로 봤다. 슬립에 나타나는 가슴모양이 아주 이상적이었다. 노브라일 텐데 가슴이 어찌 저렇게 예쁠수가 있지… 엉덩이가 예쁘면 가슴도 예쁘다는 성형외과 동기의 말이 떠올랐다. 가슴은 엉덩이의 축소판이라고. 동기 말이 맞았다. 아까 봤던 탱탱하고 예뻤던 엉덩이가 가슴에도 달려 있었다. 나의 시선을 느꼈는지 몸을 살짝 돌리며 가운으로 몸을 살짝 가렸다. “밤늦게 죄송해요. 저는 이제 이만 내려가 볼게요.” “...네…” 더 이상 같이 있으면 술 기운과 낮의 여운으로 사고를 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은주를 만난 이후로는 감정 컨트롤이 어렵다. 진짜 원래 이렇게 좆이 뇌를 지배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는데… 신발을 신고 있는데 은주의 떨리는 목소리가 내 귀를 자극했다. “태… 준씨… 물 한 잔 하고 갈래요?” 신발을 신고 있던 몸이 움찔하면서 멈췄다. 몸은 멈췄지만 심장은 심하게 요동쳤다. 그리고 입꼬리가 올라갔다. “네. 형수님. 물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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