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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화 65. 사모의 섹스 트라우마 극복


똑같은 각서를 두 장 썼다. 사인을 하고 서로 한 장씩 나눠가졌다. 큰 거래 계약을 마친 사람들처럼 비장함이 보이는 표정이었다. “그럼 앞으로 잘 부탁할게요… 태준씨…” “네. 말씀드린 것처럼 월요일은 병원진료, 수-금은 재택진료로 할게요.” “네. 남편한테도 말해둘게요. 그리고 나머지 증거들은…” “그건 제가 알아서 준비해서 갈게요. 사모님은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확실한 임신 증거를 병원장에게 보여 줘야 믿을 것이다. 태준과 민아는 그걸 제일 중점으로 생각했다. 확실하고 정확한 증거. 산부인과 의사들만이 낼 수 있는 처방까지. 모든 게 완벽해야 병원장을 속일 수 있다. 특히나 노산이기 때문에 더욱 더 완벽하게 준비해서 대응해야 한다. 태준과 민아는 다시 한번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고 진료실을 나섰다. “갑작스러운 연락에 불법적인 일까지 부탁드려서 정말 죄송해요.” “아뇨. 사모님 사정을 듣고 나니… 저도 도와드리고 싶어요.” “이 은혜는 꼭 잊지 않을게요. 지인들한테 꼭 병원 소개 할게요. 그리고 다른 도움이 필요하시면 말씀해주세요.” 다른 부분? 그거야 많지. 돈이야 많겠지만 사모의 몸은 하나잖아… 이런 거대한 불법을 저지르는데 몸 한번 대주는 것도… 아냐 정신 차려야 해. 트라우마를 잘못 건드렸다간 정말 미친년처럼 날 뛰수도 있고 아직 심리가 불안정해… “네. 저도 언제든 도움 필요하면 염치불구하고 말씀드릴게요.” “태준씨도 절 위해 도박하셨는데 저도 그 정도는 해드릴수 있어요. 고마워요.” 민아는 처음에 들어왔던 우아한 걸음걸이를 그대로 유지하며 병원을 나섰다. 긴장이 풀린 태준은 진료실에 들어와 의자에 시체처럼 널브러졌다. “휴… 앞으로 일이 더 재밌어지겠는데?” 일주일에 세 번이나 진료를 잡아놨다. 산부인과는 보통 그렇게 많이 진료를 하지 않는다. 그래도 자주봐야 정이 들고 정이 들어야 마음의 문과 보지의 문이 열린다. 사모의 보지를 따먹어야 한다는 악마와 따먹지 말고 진짜 의사일을 하라는 천사가 계속 싸우고 있다. 근데 큰 그림을 그린다면, 섹스 트라우마를 치료해주면 확실한 뒷배가 생기는 것이다. 트라우마 치료에 섹스의 즐거움까지 알려주고 싶었다. 저렇게 상황이 절실한 사람일수록 멘탈이 약하기도하고 살짝 캐어를 해주면 쉽게 흔들린다. 약자를 공략하는 나쁜 놈 같지만, 어쩔 수 없다. 남편을 잘못 둔 운명의 죗값이라고 생각하자. 부부는 한 몸이라 하지 않던가. 남편의 잘못은 부인의 잘못이 되는 거다. 병원에서 해고했을 때 병원장의 가증스러움과 역겨움이 다시 생각났다. 그리고 에리쌤의 병원 근황까지… 태준 이후 해고한 사람이 하나도 없다? 그냥 처음부터 태준을 저격하려고 밑밥을 깔았던 것이다. 하지만 가끔은 해고되서 차라리 나은 것 같단 생각은 들었다. 이렇게 허름한 산부인과를 인수하고 마법의 차트라는 이상한 아이템까지 얻어서 평소엔 꿈도 꾸지 못할 여자들을 따먹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의 일이 기대된다. 사모와 그의 친구들… 카르텔이라는 게 정말 무섭다. 그들은 어릴 때부터 서로를 알고 지낸다. 인간이라면 당연히 생기는 정과 우정. 거기에 권력과 돈이 합쳐진다. 그들은 절대 카르텔을 깨려하지 않는다. 지킬게 많은 자들은 엄청난 방어기제와 보수적으로 변한다. 새로운 시도를 싫어한다. 하지만 그런 내면엔 자유로워지고 싶은 욕망이 가득차 있다. 그리고 작은 충격에도 큰 충격을 받는다. 특히 성적인 것과 약물에 취하면 헤어 나오지 못한다. 약까지 건드리고 싶은 생각은 없다. 약보다도 훨씬 더 중독적이고 뿅 가게 해 줄 수 있는 내 자지와 마법의 차트가 있기 때문에. *** 며칠 후. 서울 부촌 단독주택 골목. 태준의 차가 고물차로 보여질 만큼 골목을 지나다니는 차들은 엄청난 포스와 가격을 자랑하고 있었다. “첫 진료부터 너무 쫄고 들어가면 안 돼. 어차피 갑은 나야.” 한 주택 앞으로 차를 세우고 초인종을 눌렀다. 띵동띵동 초인종 소리는 고급집이나 우리 집이나 비슷하네. “태준 선생님 맞으시죠?” 민아의 목소리가 아닌 다른 여자의 목소리였다. 아마 집안일을 도와주는 사람인 것 같았다. “네. 오늘 10시에 사모님 재택 진료 때문에 왔습니다.” “네. 잠시만요.” 철컥 묵직한 소리가 나면서 철 대문이 열렸다. 문이 열리고 웅장한 주택과 정원이 보였다. 상당히 정리가 잘 된 주택이었다. 일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있을지 가늠도 안 될정도였다. 정원을 따라 걸어가며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며 구경하는데 민아가 나왔다. “태준씨 어서 와요.” “아 네. 사모님.” 저 정도 위치에 있으면 집에서도 저렇게 불편하게 입고 있나…? 민아는 깔끔해 보이는 투피스 세트를 입고 있었다. 주얼리도 다 하고 있었고 화장도 완벽하게 세팅되어 있었다. 재택진료한다고 저렇게 꾸민건가? 하긴 사모 체면도 있는데 너무 편한 모습을 보여 줄 순 없겠지. “들어오세요.” “네.” 집으로 들어갔을 땐 외부나 정원을 봤을 때보다 훨씬 더 큰 충격이었다. 영화, 드라마 세트장을 방불케 하는 엄청난 화려함과 고급이었다. 병원장의 재산으로는 절대 이렇게 꾸미지 못했을 것이다. 당연히 사모의 집안과 재력으로 만든 것이다. 예상했던 대로 집안에 도우미로 보이는 사람들이 몇 명 보였다. 눈에 보이는 사람만 두 명. 아마 더 있을 것이다. “그럼 방으로 들어갈까요?” “아 네.” “커피나 차 어떤 거 드실래요?” “커피 부탁할게요.” 사모가 도우미를 보자 바로 눈치챈 도우미는 주방으로 들어갔다. 거만하거나 강압적인 눈빛이 아닌 부탁한다는 듯한 사모의 행동. 온몸에 고급스러움이 묻어난다. 아래 사람들에게도 함부로 대하지 않는 완벽한 사람인 것 같다. 간혹 뉴스를 보거나 드라마를 보면 갑질하는 재벌 2세, 3세들이 많이 있는데 사모는 달랐다. 아랫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자기 수고를 덜어 주는 도우미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물론 아직 많은 모습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이 될 수도 있지만,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고 했다. 나한테 말하는 자세와 예의, 도우미를 대하는 자세, 도우미들의 표정을 보면 누구나 다 공감 할 수 있다. 사모는 정말 완벽한 사람이다. 그런 완벽한 사람에게 유일한 흠은 병원장이다. 병원장이 아니라 내가 그 옆에 있었다면… 이런 망상 따위 할 시간도 이유도 없다. 사모와 그렇게 될 확률은 다시 태어나도 없다. 그냥 지금의 위치에서 좋은 기회를 노리는 게 났다. *** 당연하겠지만, 안방이 아닌 손님방으로 보이는 곳으로 사모는 태준을 안내했다. 재택진료는 vip 특별 대우다. 그들은 이런 특권이 생활화 된 사람들이다. 병원까지 직접가는 게 환자의 당연한 일이지만, 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의사가 직접 집으로 와서 진료를 보고 재택에서 치료가 안 되거나 진찰이 안 되면 병원으로 모시고 가야 한다는 게 그들의 상식이다. 일반인중에 담당의를 두는 사람이 있는가? 민아는 처음부터 자기 담당의가 되어달라고 했다. 그 말은 즉. 그들에겐 재택진료는 기본이라는 말이다. 내가 재택진료를 이야기했을 때도 민아는 당연하다는 듯 받아드렸다. 손님방엔 침대와 티 테이블, 소파가 있었다. 심플해 보였지만 고급스러움이 풍겼다. 태준은 가방을 소파에 내려놓고 티 테이블에 앉았다. “혹시 병원장님껜 말씀 드렸나요?” “아. 네. 근데 오늘이 첫 진료인 줄 알아요.” “그래요?” “네. 의심을 최대한 줄여야 해서. 오늘은 간단히 진찰하고 다음에 병원에서 초음파로 보는 게 어떨까요?” 역시 의사라서 그런지 계획을 다 짜놨네. “네. 저도 오늘은 소변, 혈액만 검사할까 했어요.” “네. 그리고 태준씨한테 전문의 부탁했다고 했더니 남편도 이해하는 눈치더라고요.” “그래요? 싫어하실 줄 알았는데…” “제가 워낙 산부인과 진료에 민감하게 받아드리고 주변에서 이상한 소문 들리는 거 싫다고 했더니 알겠다고 하더라고요.” “아… 네…” 그렇겠지. 아무 힘도 라인도 없는 작은 개인병원 운영하는 의사는 소문 낼 곳도 없으니. 그리고 실력도 없고 평판도 나쁜 의사도 아니었으니 오히려 더 안심했을 수도 있다. “다행이네요. 병원장님이 저 싫어하시면 어쩌나 걱정했거든요.” “아녜요. 실력은 좋은데 운이 안 좋았던 거라고 하던데요.” “하하… 병원장님이 칭찬해주시 기분 좋네요.” 지랄이다. 철저하게 사람 이용해 먹고 버리는 인간이 무슨… 그렇게 말 할수록 네 마누라 따먹어서 내 노예로 만들고 싶은 마음만 커져. 다 뺏어 버리는 수가 있어… 대화 도중 도우미가 노크하고 커피를 들고 들어왔다. 아까부터 느꼈지만, 도우미들 미모와 몸매가 장난이 아니다. 저런 얼굴을 하고 왜 도우미를 하는지 의문이다. 조신하고 단아한 모습이 아주 좋다. 사모의 취향인가. 설마 여기도 병원장의 취향이 섞인건 아니겠지. “고맙습니다.” “아, 아닙니다. 즐거운 시간보내세요.” 커피를 내준 도우미는 방을 나섰다. 커피향이 너무 좋았다. 진한 커피향은 방안 가득 퍼졌다. 태준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시자 마자 진료를 준비했다. “사모님 그럼 진료 시작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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