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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서나래 (6)


목요일. 퀘스트 종료시간을 하루 앞둔 승현은 근무지의 책상에서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고 있다 [24시간 40분 05초] 사실상 오늘이 마지막 날이다. 내일 직장에서 섹스를 할 순 없는 일이니 하려면 오늘 뿐이었다. 퇴근시간까지 남은 시간은 3시간 남짓. 퀘스트 실패까지 24시간이지만, 실질적으로는 3시간 안에 어떻게든 승부를 내야 하는 것이다. “어휴~~” “오늘 왜 그리 저기압이야 형?” 민원 전화를 받던 영돈이 한숨을 들었는지 수화기를 내려놓으며 물어왔다. 승현은 손을 내저으며 서나래가 있는 민원대 방향을 바라봤다. 잠깐 자리를 비웠는지 보이지 않았다. “뭐 그럴 일이 있어.” “형 간만에 저녁에 고기에 한잔 어때?” 기분을 풀어주려고 그러는 건지, 술도 잘 못마시는 영돈이 고마운 제안을 했다. 하지만 아직 서나래에게 밥이나 한번 먹자고 말도 못 꺼낸 상황에서 영돈과 약속을 잡을 순 없었다. 거의 체념 단계로 가고 있는 승현이었지만 쉽게 포기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 “고기?... 오늘은 안 될 거 같고 내일이나 다음에 먹자. “쩝. 오늘 삼겹살 땡겼는데 어쩔 수 없지.” 승현은 서나래와 섹스하기 위해 그런 것이긴 해도 그동안 해왔던 것과 다르게 그녀를 친근하게 대했고, 그 결과로 서나래가 자신을 대하는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워진 현재 상황이 얄궂게 느껴졌다. 어디까지나 섹스. <단지 서나래의 몸만을 탐할 뿐이다>라고 되뇌었지만 자꾸 무장해제 되는 자신이 싫기까지 했다. 하지만 인큐버스로서 성장하려면 서나래는 반드시 공략해야 할 대상이었다. 어쩌면 지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이 제한적일 때 보여주는 수완이 진짜 실력이라고 생각했다. 승현이 행동하기로 마음먹고 자리에서 일어나 민원대를 기웃거렸다. 서나래를 찾아 두리번거렸지만 그녀는 자리에 없었고, 옆자리의 김형렬에게 묻는 수밖에 없었다. “서나래 주무관님 어디 가셨습니까?” “주사님? 총무과에 업무 보러 가셨는데요? 왜요?” 평소 서나래와 으르렁거리던 승현이 그녀를 찾는 걸 이상하게 여겼는지, 형렬이 되물어왔다. “아 아닙니다…” 승현은 고개를 까딱이고는 민원실을 나와 복도로 향했다. 총무과로 찾아갈 생각은 없었고, 볼 일을 마친 서나래가 민원실로 돌아오려면 지나야 하는 통로였기 때문이다. 마침 돌아오는 참이었는지 오래 기다리지 않아 서나래와 마주칠 수 있었다. 흰 블라우스에 검정바지와 구두를 매치한 단정한 차림이었다. “오! 어디가요?”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훑어보며 걸어오던 서나래가 승현을 발견하고 말을 걸어왔다. 승현은 잠시 망설이다, 용기를 내어 말하기로 했다. “어디 가는 건 아니고… 주무관님, 혹시 오늘 시간 되시면 저녁식사 어떠세요?” “어머, 저랑요? 어쩌지… 저 오늘 친구랑 선약이 있어서.” “아아…” 승현이 눈에 띄게 실망하자 서나래는 설마 고백하는 패턴인가, 하고 경계심이 생겼다. 사실 승현은 나래가 완곡히 거절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예 알겠습니다. 그냥 저 소집해제가 얼마 안남아서 서나래 주무관님하고 한번은 밥먹고 싶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한번 여쭤봤어요.” “음… 그래요? 그럼 내일이나 아니면 다음주에 같이 먹어요 점심에.” “네네. 들어가세요.” 꼭 오늘이어야 되는데… 그런 생각을 하며 승현이 통로를 비키며 손짓했다. 그러자 서나래가 목인사를 하며 지나갔다. ‘휴. 끝났네...’ 고추에 털이 난 뒤로 여자랑 접점이라고는 자신을 괴롭혔던 일진녀들 무리가 전부였던 승현 치고는, 꽤 노력한 것이었다. 퀘스트 실패에 무슨 페널티가 있는 것도 아니니 이렇게 된 거 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잠시 사라지더니 후련한 얼굴이 되어서 돌아온 승현을 보며 영돈이 말했다. “뭐야 똥마려운 거였어? 시원해보이네.” “별 일 아니라니깐 짜식이… 야 됐고 먹자 고기. 오늘.” “아이 먹자할 땐 싫다더니!” “그렇게 됐어~ 한 잔 하자오늘~” 자리에 돌아와 앉은 승현이 코로 가벼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 ‘퀘스트.’ [일일 퀘스트] [1회 정기를 흡수하기 : 0/1 ] [보상 : C 정석 1개] [서나래와 섹스를 하시오.] [17시간 33분 11초] [보상 : A 정석 10개] 미련을 버리려 했지만 못내 아쉬운지 퀘스트창을 괜히 켜보는 승현. ‘아 일퀘 깨야하는데… 곧 연지 퇴근할 시간이네.’ 사복으로 갈아입은 영돈과 승현 두사람은 고기를 먹고 나와 먹자골목을 걸으며 pc방을 갈지 코인 노래방을 갈지 의논하고 있었다. “pc방을 갈까? 간만에 배그?” 영돈이 승현에게 어깨동무 하며 말했다. “덥다 임마… 코노나 가자 요 앞이니까.” “코노도 가고 pc방도 가면 되지~” “어허, 하나만 해 하나만.” “3차도 가야지 pc방… 어? 저거 서나래 아냐?” 의외의 이름에 승현이 어깨동무하던 영돈의 팔을 뿌리치며 고개를 들자, 마주오던 방향에서 서나래가 오고 있었다. 나래도 둘을 봤는지 인사를 하며 다가왔다. “승현씨 영돈씨 집에 안갔어요?” “아 영돈이하고 고기먹고 왔어요.” “그랬구나~” “오늘 약속 있다 하지 않으셨어요?” 승현이 주변을 살피며 말했다. 아무래도 서나래는 혼자 온 것 같다. “아 친구요. 같이 맥주 마시다가 갑자기 일 생겼다고 가봐야 한다고 해서 나왔어요. 아~ 그래서 마시던거만 마저 마시고 나오는 길.” “저희 코노 가던 길이었는데. 같이 가실래요~? 헤헤” 뭔가 이야기가 되어가던 참에 눈치 없이 끼어든 영돈을 흘겨보며 승현이 재빨리 말했다. “맥주! 맥주 마실래요? 펑크나서 아쉬울거같으신데. 하하하.” “음~~~. 그래요.” 밖에서 보니 새로운 느낌의 서나래가 잠시 고민하더니 승낙했다. 역시 직장인은 퇴근하고서 공격성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았다. 간단한 안주와 피자, 치킨을 다루는 크래프트 맥주집. “요즘 두분 사이가 좋아보이셔서 참 보기 좋네요.” 영돈이 너스레를 떨며 말했다. 세 사람 모두 술을 마시다 와서 그런지 화기애애한 분위기. 서나래가 능청스럽게 받아주었다. “음 아닌데? 우리 원래 사이 좋았는데요?” “쿨럭 쿨럭.” 거품맥주를 마시던 승현이 티나는 재채기를 하며 시선을 피했다. ‘그나저나 다행이다. 그 때 PC방으로 갔다면 못마주쳤을거야.’ “에이 뭘 놀라고 그래요.” 서나래가 입을 가리고 눈웃음지었다. 승현과는 3살차이인데다, 사회인이어서 그런지 승현과 영돈과는 분위기가 다른 느낌이 있었다. 객관적으로는 어려 보이는 외모인 나래였지만, 아직 풋내기 냄새가 나는 영돈과 승현에 비하면 완숙한 직장인이나 마찬가지였다. 더군다나 아직 어린 입장인 승현 입장에서는 3살차이란 꽤 큰 것으로, 편하게 대하기가 어려운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술이 가져다주는 효과랄까, 다행스럽게도 데면데면한 술자리 분위기는 잠깐이었고, 신나게 주접을 떨어주는 영돈 덕택에 오히려 재밌는 자리가 이어졌다. ‘헛!’ 그러던 중 승현은 화들짝 놀라며 정신을 차렸다. 처음의 목적을 완전히 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템은커녕 스킬도 사용하지 않고 있었어!’ 승현은 화장실을 핑계로 빠져나와서, 황급히 인벤토리에 있던 <일반 ; 매력의 포션>을 소환해 사용했다. 그리고 가지고있던 <정석 A> 5개로 <매혹 lv.1> 스킬을 강화했다. 성감을 증폭시켜주는 블룸은 지금 소용이 없었고, 매혹 스킬의 효율을 높이는 게 주요했다. “남은 시간이 별로 없어.” 술기운을 쫓으려 세수를 하는 승현. 거울을 노려보며 다짐한다. “꼭 따먹는다.” 이유는 달랐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술자리에서 수많은 수컷이 다짐하는 것처럼, 승현은 스스로를 가다듬으며 술자리로 출격했다. ‘매혹!’ 일시적 호감도 상승효과와 더불어 최음효과를 거는 스킬. 마젠타 색상의 빛무리가 서나래에게 쏘아졌다. 그때부터 나래는 어쩐지 몸을 꼬게 되었고 속이 불편한 듯 한숨을 쉬었다. 반면 자신의 스킬이 어떤 효과를 일으키는지 설명서 상으로만 알고 있던 승현은 겉으로 보기엔 큰 차이가 없는 나래를 보며 스킬이 제대로 들어간 건지 자신의 손을 의심했다. ‘매혹!!’ 영력이 떨어져 스킬을 사용하지 못하게 될 때까지 두 번 더 걸었다. <매혹 lv.2> 스킬이 가진 호감도 상승효과는 중첩되지 않는다. 하지만 최음효과는 달랐다. 그 사실을 알 턱이 없던 나래는 그저 이상하다고만 생각했다. “저도 화장실좀 다녀올게요.” 꼬고 있던 다리를 풀고 일어나며 서나래가 말했다. 그러자 영돈도 따라 일어났다. “난 담배.” 영돈이 휘청거리며 담배갑을 챙기고 나가자 승현은 혼자 남아서 맥주를 홀짝였다. ‘쟤는 이제 그만 마셔야겠다.’ 고깃집에서도 맥주를 마셨던 영돈은 예전에 비하면 술이 조금 늘기는 했지만 이렇게까지 오래 마신적은 드물었다. 아무래도 서나래와 함께하는 자리라 어울리다보니 조금 무리한 듯싶다. 한편, 화장실로 향하는 서나래는 지금 당혹스러웠다. 성기가 미끌거리며 축축한 느낌. 배란일 즈음이긴 하지만 생리까진 조금 남았다. 제발 제발! 이라고 속으로 외치며 서나래는 화장실 칸으로 들어갔다. 챙겨온 가방을 화장실 옷걸이에 걸고 검은색 바지와 팬티를 내리고, 휴지를 돌돌 말아 젖은 질구 주변을 닦았다. ‘생리까진 조금 남았는데…’ 불안감을 느끼며 뭔가 묻어나오는 휴지를 본 서나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생리혈이 묻어나오지 않는다. 어? 그러면 이건 뭐지… 나래는 휴지를 버리고 손가락을 성기로 가져갔다. 한번 닦아냈음에도 불구하고 질구 주변이 차츰 젖어들고 있었다. 여자가 성적으로 흥분했을 때 분비하는 액체, 애액이었다. 서나래는 황당했다. 아주 가끔 자위를 하긴 하지만 이렇게 술자리에서 애액을 흘렸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나래는 젖었는지만 살펴보려던 손가락을 저도 모르게 빙빙 돌렸다. 음핵과 연결된 조그만 소음순이 나래의 가느다란 중지와 검지를 따라 원을 그리자 뜨거운 쾌감이 몰려왔다. “하아…♡” ‘오늘 좀 이상해…’ 이대로 가다간 화장실에서 자위를 할 것만 같아 질구를 문지르던 손을 떼고, 나래는 영돈과 승현의 얼굴을 떠올렸다. 특히 승현을 의식했다. 크게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으면서도, 막상 승현을 마주치면 전과 다른 위화감을 느끼고 있던 터였다. ‘애들 데리고 뭔짓이야…’ 전혀 성적인 대상으로 고려하지 않았던 승현과 영돈을 데리고 발정 난 듯이 몸을 배배 꼬고 숨이 가빠져 오다가, 결국엔 애액까지 흘렸다는 사실이 나래를 부끄럽게 했다. 쪼르르- 나래는 이마를 짚은 채 소변을 보며 오늘은 이상한 날이니 주의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 시각 승현은 몽마샵을 살펴보고 있었다. ‘더 할 수 있는 게 없을까?‘ 수중에 있는 몽마화폐는 100원. 니온이 깔끔하게 한자리 수를 올림해서 값을 치러준 덕분에 몽마샵 상품의 최저가액인 100원을 맞출 수 있었다. 상위등급의 <매력의 포션>을 사용한다면 중첩효과를 얻어 매력수치를 대폭 상승시킬 수 있었겠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그 값을 맞추려면 연지와 시간날때마다 섹스를 했어야 했으니 아마 처음부터 어려웠을 거라고 결론지었다. 쩝- 하고 입맛을 다시던 승현이 할 수 없이 100원으로 살 수 있는 상품 위주로 찾는다. 체력이나 영력을 회복시키는 기본적인 아이템들 뿐이라 긴 고민은 필요 없었다. 승현은 그 중의 하나인 <영력회복 포션>을 구매해 사용했다. 단지 영력 회복속도를 높여주는 기능만을 가지고 있는 기본 아이템이었지만, 할 수 있는 수단을 총동원한다는데에 의미가 있었다. “영돈씨는요?” 서나래가 먼저 자리에 돌아왔다. “담배 피우러 갔어요.” 대답과 함께 잔을 드는 승현. 나래가 잔을 부딪혀오며 말했다. “같이 마셔요~” 챙- 잔이 부딪치고 맥주 몇모금을 마신 나래가 말했다. “며칠 전만 해도 이렇게 승현씨랑 술 마실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저도요.” 승현이 서나래가 피자를 자르는 모습을 눈으로 쫓으며 대답했다. 하움-. 하고 한입 하는 나래에게 승현이 덧붙였다. “잘 드시네요.” “아까 제대로 안먹어서요. 히히” 나래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자 승현도 입맛이 동했는지, 페퍼로니 피자 한조각을 집어들었다. 평소라면 피자를 잘 접어서 우적대고 먹었을 테지만, 나래 앞이라고 얌전히 꼭꼭 씹어먹는 승현. 한편 나래는 승현에게 시선을 빼앗기고 있었다. 저도 모르게 승현의 음식을 삼키는 목젖이나, 승현의 얼굴을 살폈다. 22살임에도 아직 소년 티를 벗지 못한 승현의 얼굴이 일견 귀엽게도 보였다. ‘아잇… 미쳤나봐.’ 평소 꿈꿔왔던 이상형과는 동떨어진 승현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는 자신에게 놀란 나래는 당황한 것을 감추기 위해 애꿎은 맥주잔을 들이켰다. “사실 주무관님이랑 크게 싸웠던 적은 없지만, 조금 불편한건 사실이었거든요.” 승현이 순순히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러다가 전 이제 말년이기도 하고, 이대로 가버리면 안 될거 같아서. 좀 노력하기로 한거에요.” 섹스때문입니다. 라고 말하기엔 부적절하기에 승현은 적당히 둘러대며 말했다. 그것을 듣는 서나래도 미소를 띄며 끄덕거렸다. “저도 그동안 승현씨한테 왜그랬는지 모르겠어요. 동생 나이고, 잘 대해줄 수 있었는데… 제가 좀 심했던 적도 있었죠? 미안해요.” “괜찮아요. 저도 잘 한건 없어요.” “그동안 고생 많았어요. 남은 시간도 잘 지내봐요 우리.” “네.” 서나래가 악수를 청하자 승현이 냅킨에 손을 닦고는 그 손을 맞잡아 흔들었다. 둘은 마주보며 눈웃음 지었다. “그나저나 얘는 왜 안 들어오지?” 승현은 출구쪽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영돈씨요?” “네. 얘 술 엄청 약하거든요. 잠깐 찾아보고 올게요.” * 승현은 벽에 등을 기대 헤롱거리고 있던 영돈을 발견해 데려왔다. 아무래도 더 데리고 있기엔 무리인거 같았다. “주무관님, 이제 가봐야 할 거 같아요 얘가 좀 취해서. 데려다 줘야 할 거 같은데…” “네. 계산은 해놨으니까. 가요 우리.” 세 사람은 먹자골목을 빠져나와, 택시를 잡기 위해 큰 길가로 나왔다. 승현은 영돈을 부축하고 걸으면서도, 영력이 차오를 때 마다 나래에게 <매혹 lv.2> 스킬을 거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이대로 끝나는 건가.’ 승현은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자신이 먼저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연지의 경우처럼 여자쪽에서 먼저 자신을 유혹하는 일은 일어나기 힘들 거라고 생각했다. “어느 쪽으로 가요?” “영돈이랑 저는 Xx동 쪽이요.” “아아… 두 분 택시잡는거 보고 저도 들어갈게요 그럼.” 하지만 만취한 것으로 보이는 영돈 때문인지 택시가 잘 잡히지 않았다. 결국 어플로 콜택시를 부른 나래의 차가 먼저 왔다. 나래가 먼저 택시에 타고 잠시 고민하더니 승현과 영돈을 향해 말했다. “택시비는 제가 낼 테니까, 같이 타고 가요.” “아… 그럴까요?” 나래는 아무래도 자신이 나이가 많으니 동생들이 집에 잘 들어갈 수 있도록 배려해줘야겠다는 책임감이 있는 것 같았다. 승현도 한참을 빈 차 택시가 지나가는 것을 겪었던 지라, 거절하지 않고 나래의 호의를 받기로 했다. 셋은 그렇게 택시를 탔고, 가운데엔 영돈이 앉은 채 왼쪽엔 나래, 오른쪽엔 승현이 앉은상태로 출발했다. 한편 나래는 승현의 스킬로 인한 것과 술기운 때문에 몸이 달아오르고 있었다. 허벅지에 힘을 줘 성기를 압박하면 말할 수 없는 쾌감이 밀려왔다. 인사불성인 영돈은 그럴리 없겠지만, 승현이 알아챌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스릴이 나래의 뱃속을 자극했다. 꾸욱. 꾸욱. 보지를 오므렸다 풀고 허벅다리에 힘을 준채 꽉 닫았다가 여는 것으로, 나래는 가볍게 느껴버렸다. ‘택시에서… 미쳤나봐…’ 유사 자위를 하며 나래는 들키는 걸 염려해 고개는 창밖을 본채 앉아있었다. 차는 그렇게 한참을 달려갔다. 그러던 중 승현에게 기대어 헤롱거리던 영돈이 입을 틀어막으며 상체를 접었다. “형, 잠ㄲ… 브웨엑!!” “어머! 어떡해!” 술이 약했던 영돈은 흔들리는 택시에 타자 속이 급속도로 안좋아졌고, 그만 구토를 하고 말았다. 졸지에 바지에 영돈의 토사물을 뒤집어 쓴 승현이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 택시기사의 ‘에잉- 쯧.’ 하는 혀차는 소리가 들린다. “야 말을 하지…” 영돈은 뭐라고 중얼거리며 뒤이어지는 두번째 토를 꾸르륵 거리며 내뱉었다. “아 사람. 참. 어떻게좀 해봐요.” 택시기사가 성난 목소리로 길가에 차를 대며 소리쳤다. “아 죄송합니다…” 나래와 승현이 허둥대며 사과했다. 나래가 미안한 어투로 덧붙여 말했다. “기사님! 조금만 더 가면 저희 집이거든요. 거기까지만 태워다 주세요. 저희 거기서 내려서 세차비용 인출해서 드릴게요… 죄송합니다 기사님.” 그래도 택시기사는 많이 겪었던 일인지, 화는 난 것 같아도 침착하게 다시 운전을 시작했다. 15만원을 청구하는 것을 보고 승현은 조금 비싼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지만 나래는 그저 다행이라고 여겼다. 결국 나래의 집 근처에서 세사람은 택시에 내리고, 15만원을 변상한 나래에게 승현이 말했다. “주무관님 죄송합니다 저희 때문에… 얘한텐 내일 말해서 돈 드리라고 전할게요.” “괜찮아요 그럴수도 있죠…” 표정은 괜찮지 않은 것 같았다. 어쩐지 피곤해 보이는 나래. 나래는 머리를 쓸어넘기다가, 더럽혀진 승현의 바지를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 저희 집이거든요. 묻은 것만 닦고 가요. 영돈씨도 술 깨워야 하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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