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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화 38. 개화(開花) (5)


**** 오하영이 다시 눈을 떴을 때에는 어느새 창밖으로 해가 훤히 떠오른 후였다. 막 잠에서 깨어 몽롱하던 의식이 지난밤의 일을 떠올리기 무섭게 대번에 달아나더니 정신이 번쩍 든다. 마치 발정 난 암캐처럼 다리를 쩍 벌린 채로 보지를 쑤시며 허리를 흔들어 대던 자신의 모습이 꿈결처럼 아련하게 떠오른다. 강시연이 그랬던 것처럼 강호의 이름을 하염없이 부르며 더 세게 박아달라고 애원하던 모습마저 떠올랐다. ‘아니야! 내가 그랬을 리가 없어!’ 부정해 보지만 깔고 앉은 침대 시트가 아직도 눅눅하게 젖어 있는 느낌은 지난 밤의 일이 거짓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다른 곳도 아니고 강시연의 집에서 미친년처럼 자위를 하며 오줌까지 싸질렀다는 사실에 창피함과 수치심이 물밀듯이 밀려들었다. ‘내가... 내가 잠시 미쳤었던 거야.’ 베개에 얼굴을 파묻은 채로 계속해서 부정해 보지만 그런다고 있었던 일이 없었던 일이 될 수는 없는 법이다. 어제 그대로 집에 돌아가야 했었다. 하지만 오하영은 늦었다는 핑계로 이곳에서 자는 것을 택했다. 비록 떨어진 방이지만 강호와 한 집에서 잔다는 사실에 살짝 흥분을 하기도 했었고, 자신이 가 버리면 두 사람이 밤새 사랑을 나눌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자 괜히 심통이 나서 방해하고 싶은 생각도 없잖아 있었다. 아무리 강시연이라도 설마 자신이 있는데 둘이서 그런 짓을 할 리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물론,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완벽한 오판이었다. 그리고 오판의 대가는 너무나 컸다. ‘근데 언니 말처럼 정말 쉬지도 않고 하다니... 짐승이라는 말이...’ 그저 과장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새벽에 시작된 섹스가 창밖으로 어스름이 밝아오기까지 2시간이 넘도록 쉬지를 않고 이어졌다. 섹스에 대한 경험은 없지만, 한 눈에 척 보기에도 두 사람의 섹스는 결코 평범하지 않다는 것이 느껴졌고, 저런 식으로 하다가 허리가 부러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몇 번이고 들기도 했다. 그 정도로 두 사람의 섹스는 엄청난 에너지가 느껴질 정도로 격렬했고 음탕했으며 오하영이 생각하던 섹스에 대한 환상을 모조리 박살내어 버리기에 충분했다. 그런 섹스를 몇 시간이고 쉬지도 않고 해대었으니 정말로 짐승이 따로 없었다. 그 순간 한가연을 따먹으라며 노골적으로 강호를 부추기던 강시연의 모습이 떠올랐다. [혼자서는 절대로 감당이 안 돼. 내가 먼저 죽을 것 같다니까.] 답답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던 모습을 어제까지만 해도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이제는 그 심정이 이해될 것만 같았다. 만약 자신이 그런 식으로 당한다고 생각하자 몸서리가 처지는 기분이었다. 그러면서도 호기심이 강하게 일어난다. 죽을 것 같다고 말하면서도 붉게 달아오른 얼굴에 가득한 것은 순수한 쾌락 그 자체였다. 보지가 찢어 질 것 같다고 말하면서도 더 세게 박아달라며 소리치던 얼굴에는 오하영으로서는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는 환희와 열락의 감정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대체 그런 물건이 몸 안으로 파고드는 느낌이 어떠하기에 그런 표정인 것일까. ‘강호씨의 그... 그걸 내가... 받아낼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 말고 오하영이 화들짝 놀랐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머리를 세차게 흔들어 상념을 날려 보지만 소용없다. 그 자리를 또 다른 상념이 들어앉아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이다. 그러다 한 사람의 얼굴이 떠올랐다. ‘한가연!’ 처음 볼 때부터 이유 없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가슴이 큰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사업가면 사업이나 할 것이지 무려 열 살, 정확하게는 아홉 살이나 차이나는 어린 남자를 어떻게 해보려고 눈웃음을 날리며 꼬리를 흔들던 여우같은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런 여자를 강호씨가...’ 순간 강호의 몸 아래 깔려 보지가 찢어 질 것 같다고 하면서도 더 세게 박아 달라고 애원하는 한가연의 모습이 떠올랐다. ‘안 돼! 절대로!’ 한 달이라고 했다. 결코 길지 않은 시간이다. 어쩌면 보름, 아니면 내일 당장 그런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당시 한가연의 눈빛과 표정을 생각해 보면 오히려 그 여자가 먼저 가랑이를 벌리며 박아 달라고 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절대로 그런 일이 일어나게 두어선 안 된다. ‘하지만 어떻게?’ 강시연도 말하지 않았던가. 사랑의 방식은 다양해서 사람마다 다를 뿐, 틀리지 않다고. 다른 이의 사랑 방식을 아무런 상관도 없는 제 3자인 자신이 왈가왈부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더 답답하고 애가 탄다. 이러다 정말로 한가연이 강호의 여자가 되어 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한다. 그렇게 끙끙대고 있을 때였다. [똑! 똑!] “하영아! 깼니?” 노크 소리와 함께 들려온 목소리에 오하영이 벌떡 상체를 일으키면서 무심코 대답해 버렸다. “네? 네. 깨.... 깼어요.” 대답을 하면서 후회를 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서는 강시연과 눈이 마주치기 무섭게 그녀의 나신이 떠올랐고, 바로 눈앞에서 가랑이를 벌린 채로 강호 자지를 받아들이던 모습도 떠올랐다. 강호의 몸 위로 가랑이를 쩍 벌린 채로 오줌을 싸갈기던 모습도 떠오르고, 똥구멍으로 자지를 받아들이던 모습까지 떠오르자 결국 오하영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강시연이 다가와 침대의 가장자리에 걸터앉으며 말했다. “많이 피곤했나 보네. 늦잠을 다 자고.” 그 말에 하마터면 오하영이 발끈할 뻔 했다. “오늘 스케줄 없다고 했지?” “네.” “그럼 씻고 밥이나 먹으러 나가자. 밥 먹고 오랜만에 같이 쇼핑도 좀 하고.” “쇼핑요?” “응! 강호씨 옷이랑 화장품하고 이것저것 좀 사려고.” 다른 사람도 아니고 강호의 옷과 화장품 등을 산다는 말에 오하영이 입술을 깨물었다. ‘정말로 강호씨를 사랑하고 있구나.’ 오하영이 아는 강시연은 절대로 남자를 위해 옷이나 화장품 따위를 살 사람이 아니었다. 반대로 말하면 이미 강시연의 마음속에는 강호라는 남자가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강호씨... 옷이랑 화장품이요?” “너도 봐서 알 거 아냐. 그 사람 꾸미는 데 전혀 관심이 없는 거 말이야. 화장품도 그래. 저번에 집에서 보니까 책상 위에 로션이랑 스킨 달랑 두 개 밖에 없더라니까. 왜 동네 목욕탕에서나 사용하는 거 있잖아. 그런 거 말이야. 그게 아저씨들의 전형적인 냄새라니까.” 냄새라는 말에 지난밤에 맡았던 강렬했던 수컷의 냄새가 떠올랐다. 너무나 달콤하면서도 거칠고 강렬했던 냄새. 냄새를 떠올리기 무섭게 가랑이 사이가 근질거리며 몸이 달아오르는 듯한 느낌에 오하영은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대... 대체 내가 왜 이러는 거야.’ 바로 앞에 강시연이 앉아 있는 데에도 강호를 생각하고 냄새를 떠올리는 것 만으로도 흥분을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정상이라고 볼 수 없었다. “어머! 왜 그래? 갑자기 얼굴이 붉어졌는데, 열이라도 있니?” 다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며 이마에 손을 대려고 하자 오하영이 황급히 물러나며 고개를 저었다. “아... 아니에요. 그냥 좀 더워서 그런가 봐요.” “그게 아닌 거 같은데, 정말로 어디 아픈 거 아니야?” “괘... 괜찮아요. 그... 그보다 강호씨는요?” 가만있으면 계속 물어볼 것 같아 얼른 화제를 돌렸다. “아침 일찍 돌아갔어.” 돌아갔다는 말에 오하영이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강시연 하나 만으로도 어색하고 불편해 죽을 것만 같은데, 강호까지 있었다면 하고 생각하니 눈앞이 아찔했다. “근데 정말 괜찮은 거 맞지?” “네. 괜찮아요.” “그래, 그럼 얼른 씻고 내려와.” 그러면서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강시연이 침대의 시트를 만지며 하는 말에 오하영이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침대가 왜 이리 눅눅하지? 새로 갈았었는데. 너 원래 땀 많이 흘리는 체질이었어?” “아... 그... 그런가 봐요. 어제 좀 더워서...” “이상하네. 에어컨도 돌렸었는데. 정말 어디 아픈 건 아니고?” “아니에요. 진짜 괜찮아요. 쇼핑 같다고 했죠? 저 얼른 씻고 준비해서 내려갈게요.” 오하영의 말에 침대에서 일어나 방을 나선 강시연이 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했네, 했어.’ 6월의 중순을 향하는 시기다. 기상이변으로 갈수록 여름이 빨리 찾아오긴 하지만 자다가 땀을 뻘뻘 흘려 침대를 축축하게 젖게 할 정도로 더운 날씨는 아니었다. 게다가 지난밤에는 이미 에어컨까지 돌린 상태였다. 그런데 자다가 더워서 땀을 많이 흘렸다? 당연히 말도 안 되는 핑계다. 오하영은 자신이 훔쳐보고 있었던 것을 들키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겠지만, 강시연도 문 밖에 오하영이 있다는 것을 눈치 채었다. 단지 문이 열려있어서 눈치 챈 것 만은 아니었다. 섹스를 하는 동안에도 두 사람은 계속해서 문 밖의 상황에 신경을 쓰고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미약하지만 달뜬 숨소리가 조금씩 들려오기도 했고, 부스럭 거리는 소리도 들려오곤 했다. 방문 바로 옆의 벽에 붙어서 섹스를 한 것도 그런 오하영을 보다 강하게 자극하기 위한 의도된 연출이었다. 일부러 문틈을 향해 다리를 올려 결합 부위를 선명하게 보여 주었고, 항문 섹스를 할 때도 문 쪽을 향해 방향을 틀어 똥구멍을 들락거리는 모습을 보기 싫어도 볼 수밖에 없도록 했다. 그래서일까. 문 밖에서 들려오는 숨소리가 뒤로 갈수록 거칠어지고 끈적끈적해지는 것을 들으며 오하영이 흥분하고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 게다가 부스럭 거리는 소리와 함께 미묘하게 움직임이 느껴지던 기척은 어쩌면 문 밖에 앉아 자위를 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백마 탄 왕자를 만나 동화 속의 아름답고 순수한 사랑을 꿈꾸던 오하영이었다. 그런 아이가 문 너머에서 자위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자 강시연은 주체할 수 없는 흥분에 몸을 떨었다. 그래서 이후부터는 대놓고 보여주었고, 한가연의 이야기로 확실하게 못을 박아 버렸다. ‘그런데 방으로 돌아와서는 진짜로 자위를 했다 이 말이지? 그것도 침대가 그렇게나 젖을 정도로 말이야.’ 남자 경험이 전혀 없는 숫처녀가 자위를 하며 오르가즘을 느끼기란 쉽지 않다. 하물며 침대가 젖을 정도로 애액을 질질 싼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이 말은 지난 밤 오하영이 자위를 하며 그 정도로 강렬한 오르가즘을 경험했다는 말이었고, 숫처녀가 자위만으로 침대를 젖게 만들 정도로 잘 느낀다는 말이기도 했다. 한마디로 오하영이 명기의 자질을 지니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였다. ‘하영이가 진짜 명기라면... 후후후! 이거 더 기대되잖아.’ 정말로 명기라면 강시연의 입장에서는 오하영을 반드시 강호의 여자로 만들 이유 하나가 더 생긴 셈이다. ‘강호씨 앞에서 둘이 같이 싼다면 진짜 볼만 하겠어...’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가랑이가 화끈거린다. 문득 한가연의 얼굴이 떠올랐다. 어제 한가연을 자빠뜨리라고 했던 이야기는 오하영에게 들으라고 한 말이기도 했지만, 강호에게 한 말이기도 했다. 오하영은 남자 경험이 없는 숫처녀다. 경험이 없는 숫처녀가 다른 사람도 아니고 강호를 제대로 상대할 수 있을 리가 없고, 강호도 오하영에게 욕구를 마음대로 풀어내기까지 꽤 시간이 걸릴 것이 분명했다. 지금의 오하영은 속된 말로 땜방이라 할 수 있다. 다만, 단순한 땜방이 아니라 강호에게 어울릴 만 한 여자로서 미래를 내다 본 일종의 장기 투자인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가연도 후보군으로 올려 둔 것이다. ‘할 수만 있다면 세 명이 아니라 그 이상도 해 보는 거야. 호호호!’ 그런 생각을 하며 외출 준비를 하는 강시연의 얼굴에는 한 없이 음탕하면서도 흐뭇한 미소가 자리 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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