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화 125화
125.
“너도 진심으로 즐겼으면 좋겠다. 우리 관계가 시간이 흐를수록 어쩔 때는 조금 힘든 상황이 올 수도 있고, 또는 네가 걱정하는 데로 극단에 갈 수도 있는데, 넌 개의치 말고 그냥 즐겼으면 좋겠어.”
“......”
“넌 항상 진중하고 정의롭기에 내가 이렇게 부탁하는 거야. 넌 분명히 이 관계들 속에서 힘들어 할 것이 분명해 보이거든.”
‘내가 정의로워?’
내가 정의롭다고? 내가?
지금 장모라는 친족이라면 친족일 수 있는 여자를 나쁜 마음을 먹으로 함락하려고 어제 그렇게 섹스를 하고, 밑집 여자 유부녀 자매를 남편 몰래 빨고 쑤시고, 이제는 친구의 여자를 밤 부인으로 가지려고 하고 있는 내가 정의롭다고?
'휴... 미안하다. 철우야. 난 그렇게 대단한 인물이 못 된다...'
“아무튼 그래. 절대 네 책임 또는 네 원망 안 할 테니 너도 좀 즐겼으면 좋겠어. 난 오히려 네게 보상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 그 정도의 마음이니 절대 힘들어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어머~ 당신이 왜 보상을 해. 보상은 내가 해줄 거야. 지섭씨에게 내가 다 보상해 줄 거야. 어떤 방식이든지. 내가 해줄 테니 당신은 그 부분은 신경 안써도 돼.”
“알았어. 지섭씨 밤 부인님.”
“음... 알았다. 나도 이 관계, 어디 야설에서나 나올 듯한 그러한 설정에 대해서 잘 즐길테니 너희도 아까 내가 말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 않도록 서로 노력했으면 좋겠다.”
“물론이지. 내가 저번에 이야기 했잖아. 우리 부부가 지금보다 훨씬 더 나이가 먹고 이제는 섹스가 중요한 상황이 되지 않을 때, 그때는 우리도 은퇴를 했을 것이고, 그때는 우리 부부 손잡고 전 세계 놀러 다닐 거야.”
“그래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아마 우리 관계가 최악으로 가는 상황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는 확신 같은 건 있어요. 그렇게 나이를 먹고 나면 이이 말대로 세계여행을 다닐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때는 지섭씨도 같이 다녀요.”
“아... 제수씨 그때가 되면 저는 그만 빼주세요. 둘 만, 제발 둘 만 다니시길 바라겠습니다.”
“저랑 다니는 게 싫으신 거예요? 혹시 제 몸만 먹고 버리실건가요? 흑흑흑”
“아... 제발 제수씨 놀리지 좀 말구요.”
“하하하.”
“호호호.”
“아무튼 진짜 이상한 부부는 확실해요.”
“이제 난 갈게. 너희 둘도 할 이야기가 많을 텐데.”
“응. 그래요. 당신도 무척이나 가고 싶은 데가 있을 테니 이제 가세요.”
“휴... 알았다. 가라.”
“응~ 간다. 당신 오늘은 안 들어올 거지?”
“음... 그건 잘 모르겠어. 다만, 들어가도 아주 늦게 들어가지 싶어. 이것저것 맞출 거 이야기하다 보면 너무 늦을 것 같아서.”
“응. 알았어. 갈게.”
“제수씨는 계세요. 제가 그냥 문까지만 바래다 줄게요.”
“예. 알았어요.”
철우와 나는 현관까지 같이 나왔다.
“진짜 부담 느끼지 말고 그냥 즐겨.”
“무슨 양아치들 여자 따먹는 소리 하고 있냐.”
“큭큭큭. 솔직히 마누라의 여자로서의 위치는 이제 나에게는 의미가 없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는 건 안되는 거더라. 차라리 네가 잘 이용해주면 난 더 바랄게 없겠다.”
“너. 진짜 그러다가 나랑 산다고 이혼해달라고 하면 어쩔 건데?”
“음... 그건 어쩔 수 없이 해줘야겠지. 마누라가 빈말할 사람은 아니니. 그래도 그때가 되더라도 우리 셋은 잘 지냈으면 좋겠다. 내가 오케이면 문제없는 거잖아.”
“휴... 나도 이제 모르겠다. 알아서 해라. 이제 더 이상 이야기도 하기 싫다. 이 문제에 대해서 더 고민하고 싶은 마음이 하나도 없다.”
“진짜 고민하지 마라. 그냥 친구 마누라 따먹는다 정도만 생각해도 된다. 나쁘게 생각 안할테니.”
“미친~ 이제 가라. 그 여자하고도 약속 잡았을 거 아니야?”
“응. 알았어.”
“그런데. 네 마누라 보다 네가 조심해. 네 마누라는 어차피 나에게 있으니 크게 걱정 안 해도 된다고 해도, 넌 다르잖아. 그 여자가 너에게 나중에 어떤 걸 요구할지도 모르고.”
“걱정마라. 어차피 육체적인 관계다. 돈 주고 육체를 갖는 그런 관계. 그 이상도 이하도 없다. 딱 그렇게 시작했고 지금도 그렇게 유지하고 있다. 여차하면 갈아탈거고...”
“아무튼 조심해. 그러다가 애라도 생기면...”
“응응. 알았어. 내 걱정 말고.”
“가라~”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 밖으로 나갔다.
철우의 마음도 이해가 되고 안쓰러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떤 남자가 바람을 피기 위해서 자기 마누라를 딴 놈에게 주고 싶겠는가?
자기는 피더라도 남에게는 내 마누라를 주고 싶지 않은 것이 남자들의 마음일 것이다.
그런데 자신이 더 이상 마누라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생겨서 결국 마누라의 바람을 공식적으로 인정해 주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그건 자기가 바람을 피는 문제와는 별개일 수 있다.
절대로 자기가 바람을 피우고 싶어서 마누라를 다른 남자에게 던져 버리는 경우가 아닌 것이다.
철우 역시 많은 고민 속에서 힘든 결정을 내렸을 것이다.
다만, 그 결정에서 나라는 존재가 그나마 작은 위안이 되었을 것이다.
그래도 딴 놈이 자기의 마누라 위에 올라타는 것 보다는 그래도 좀 덜하다는 것으로 마음의 위안을 삼았을 것이다.
지금 여길 나갔지만, 발을 잘 떨어지지 않았을 것이고, 지금도 몇 번이나 뒤돌아 볼 것이고, 자신의 선택이 맞는지 후회하고 있을 것이다.
불쌍한 놈...
하긴, 내가 그 녀석을 불쌍하게 생각할 위치는 아니긴 하다.
누가 누굴 걱정하냐는 말이다.
큭큭큭. 바보 같은 놈.
“뭔 이야기를 그렇게 오래 하다가 오세요.”
“아. 그게... 뭐 이것저것 이야기 하다 보니.”
“뭐예요~ 이젠 둘만 있는데, 반말 안 하실 거예요?”
“아~ 또 그게 새롭게 뵙는 거 같아서 좀 불편하네요.”
“호호홍. 새로워요? 오오. 그럼 또 다른 여자를 만난 거 같아요?”
“아... 또 놀린다. 진짜~”
난 그렇게 말하면서 그녀 옆에 앉았다.
이제 진짜 나와 제수씨만 남았다.
“우리 안그래도 이 관계를 시작하기 전에 관계 정립부터 좀 해요. 뭐. 그 밖에 정리할 것 있으면 정리하구요.”
“예. 그래요.”
“일단 저에게는 반말로 해요. 그게 전 편할 것 같아요.”
“예. 그래요. 일단 정리 끝나면 하는 걸로.”
“예. 그리고 이제 심각한 이야기 좀 할게요.”
“예. 한 번은 하고 넘어갈 이야기들을 해야겠죠?”
“예. 그러니까요. 일단 전 지섭씨가 어떤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는 것에 대해서 간섭할 생각은 없어요. 그리고 터치할 생각도 없구요. 그건 제가 오지랖이 부리는 거니까요. 그렇지만, 지섭씨는 제가 또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것에 대해서 반대하거나 뭐라고 해도 돼요. 물론 만날 일도 없겠지만,”
“음...”
“아무튼 저는 지섭씨를 제 남편으로 생각할 거예요. 그런데 우리 그이와는 다르게 생각하고 싶어요. 그러니깐...”
“그러니깐?”
“전 남편을 너무 일찍 만나면서 남편이 저에 뭐라고 할까? 성숙한 모습을 원하는 줄만 알았고, 그 결과 여성스럽게 살아본 적이 없어요. 부부사이도 알콩달콩하게 살아본 적이 없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그래요.”
“아...”
“전 지섭씨와는 그렇게 지내고 싶어요. 그러니깐 제가 생각했고, 바랬던, 막연히 동경했던 그런 부부생활 말이죠.”
“그건 뭐... 제수씨 마음대로 하세요. 그런데 저도 뭘 해야 하는지는.”
“아무 것도 안하셔도 돼요. 보고 이상하다고만 안하시면 되죠.”
“아... 뭐 그건 문제가 없을 것 같네요.”
“그리고 우리의 끝도 이야기 해야 할 것 같은데... 제가 지루해지거나 또는 새로운 여자에게 집중하고 싶어져서 이 관계를 끝내고 싶을 때는 이유도 말하지 않고 그냥 끝내자고만 말해 주시면 돼요.”
“그건 너무 염치가 없는데요?”
“아니죠. 우리의 막무가내 부탁을 들어준 사람의 권리 정도는 있어야죠.”
“예. 알겠습니다. 그런데 그건 크게 문제가 안될 것 같아요. 제수씨와는 별로 끝이라는 걸 내고 싶지 않거든요.”
“어멋! 정말요? 다행이다. 흠흠. 아무튼 그래요. 그리고 기본적으로는 매일 올게요. 그건 어디까지나 제 욕심이구요.”
“상관없습니다.”
“다만, 어떤 상황이 되었든, 제가 오면 불편해지거나 안오는 것이 좋을 때는 이유 같은 거 말 안해도 되니, 그냥 오늘은 오지마라고 문자만 보내주세요. 그럼 그날은 안 올게요.”
“아. 알겠습니다. 그건 저도 필요한 부분이라서.”
“예.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절대 부담 가지지 말고 편하게 말해주세요.”
“예. 정말 그 부분은 편하게 말하겠습니다. 나중에 추궁 같은 건 안하시는 거죠?”
“호호호. 그럴게요.”
“또 있습니까?”
“제가 저녁 식사 전에 와도 되겠죠? 같이 저녁 먹고 싶어요.”
“아. 알겠습니다. 그러니 일 끝나시고 바로 오시면 6~7시 정도 되겠네요?”
“더 빨리도 되는데...”
“아니요. 그건 제가 싫습니다. 제수씨 삶에 저로 인해서 즐거움이 늘고 행복해 지는 건 무척이나 반가울 일인데, 삶 자체가 무너지는 건 싫습니다. 변화가 생기는 것도 싫구요.”
“그럼 이렇게 해요. 제가 일주일에 4번 정도 올게요. 월,수,금,일 이렇게요. 그때는 5시에 올게요. 어때요?”
“뭐. 그 정도는 좋네요.”
“저도 그게 더 좋을 것 같네요. 제 가족들과의 시간도, 일할 시간도 충분할 것 같네요.”
“그래요. 그리고 예를 들어 수요일에 누군가 바빠서 못 만나면.”
“미리 연락해서 다음 날 보거나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그냥 그 다음날 계획대로 보면 되죠?”
“예. 그렇게 하면 될 것 같네요. 이제 그 정도면 된 건가요?”
“음... 일단 그래요.”
“그럼 혹시 섹스 같은 건 어떻게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