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화 126화
126.
“그럼 혹시 섹스 같은 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음... 그것도 중요하네요. 그런데... 의무적으로 섹스는 안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최대로 예쁘게 섹시하게 입고는 올 건데. 그래도 일부러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 오늘은 몸이 피곤하거나 혹은 다른 여자와 섹스를 해서 별로 하고 싶지 않은데, 일부러 하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는 거죠.”
“알았어요.”
“그리고 지섭씨는 제가 자고 갔으면 좋겠어요? 아니면 밤늦게라도 갔으면 좋겠어요? 아까 이야기했죠? 부담가지지 말고 이야기하자고. 제가 물어본 이유는 대답에 따라서 준비물이 달라지는 거지. 제 마음이 상하거나 그런 거 없어요.”
“자고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갑자기 그녀가 자고 가는 것에 대해서 말하자, 저번에 저녁에 혼자 쓸쓸하게 보냈던 기억이 떠올랐다.
지금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여자는 저녁에는 남편에게 가야 하는 사람들인 것이고, 그렇다 보니 정작 밤에 내가 홀로 쓸쓸하게 보내야 하는 그런 상황이 계속 생길 수 밖에 없었다.
그건 너무나 내 마음 한편을 외로움이 도배하는 심정을 만들 때가 있었다.
“아. 알았어요. 특별한 날이 아니면 자고 가는 걸로 할게요.”
“감사해요. 생각해줘서.”
“아. 아닌데. 저도 자고 가는 게 더 좋은데.”
“큭큭큭. 그래요?”
“호호호. 그럼요. 같이 자고 가고 싶어요. 그리고... 지섭씨는 안에 싸고 싶죠?”
“아... 그것까지... 음...”
“제가 피임약 먹을게요. 혹시나 저에게 아이 갖게 만들고 싶어요?”
“헉! 그렇게까지 하면 벌 받아요.”
“풉~ 그럼 피임약 먹을게요. 요즘은 오랫동안 먹어도 문제없대요. 그런데 혹시나 아이 가지고 싶으면 말해요. 낳아줄 용의도 있으니까요.”
“하아... 그건 좀...”
“그건 지내면서 차차 생각해요. 일단 당신이 아이를 가지라고 할 때까지는 절대 그럴 일 없도록 예방 잘할게요. 걱정말고 안에 해요.”
“그건 너무 고맙네요.”
“음... 논의할 것은 거의 다 한 것 같으니, 다른 건 지내면서 맞춰가도 되겠죠?”
“예. 오히려 너무 자세히 의논한 거 같은데요?”
“호호홋. 그런 느낌도 좀 있네요. 아무래도 지섭씨랑 살을 맞대고 살아본 게 아니고, 나이가 들어서 만나면서 중간은 생략하고 생활을 해야 하는 것이다 보니 이것저것 의논할 게 많은 거 같아요.”
“예. 저도 그런 거 같아요.”
“아참~ 오늘도 할 거죠?”
“아... 오늘은 안 하고 싶으세요? 전 오늘 안 해도 괜찮아요.”
“설마요. 언제 덮치나 기다리고 있는 사람에게.”
“큭큭큭. 그게 뭐야~”
“아니, 오늘도 안에 해도 된다구요. 좀 위험하기는 한데, 내일 깔끔하게 약 먹으면 돼요.”
“오늘은 밖에 하죠. 뭐. 오늘 하룬데.”
“음... 그래요. 그런데 참기 힘들면 그냥 해요. 했다고만 정확하게 말해주면 조치는 문제 없어요.”
“알았어요.”
“반말~”
“아! 알았어.”
“넹~ 서방님.”
그녀는 내 곁으로 바짝 붙어서 내 팔을 잡아서 자신의 가슴으로 안았다.
역시 만져봤던 그녀의 가슴에 대한 기억이 머릿속에서 되살아나고 있었다.
‘아참.. 밑집 여자에게 뭐라고 하지?’
밑집 여자에게는 말을 해야 한다.
그녀가 얼마나 감이 좋은데, 이걸 모르겠나?
옷장에는 제수씨의 옷이 늘어가고, 화장대와 화장실에도 그녀의 물품이 늘어갈 건데, 그 눈치 빠른 여자가 어떻게 모를 수가 있겠는가?
지금 불편하다고 미리 이야기하지 않으면 나중에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내일 그냥 이실직고 해야겠다.’
그렇다. 제대로 된 핑곗거리가 없을 때는 그냥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다.
그녀가 이해를 해주든 안해주든 그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난 그녀에게 공을 토스할 뿐이다.
“무슨 생각 해요?”
그녀는 내 팔을 안고 나에게 기대고 있다가 물었다.
“아. 앞으로의 일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어.”
“그건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다 잘되겠죠.”
“그러겠지? 그럴 거야. 그럴 거야 확실히...”
“그럼요.”
“좀 서먹하네. 큭큭큭.”
“그러네요. 분위기가 아직은 좀 서먹해요.”
“그런데. 어떻게 눈 하나 안 깜빡이고 그날 내가 자는 방에 안 들어왔다는 듯이 말할 수 있어? 오오. 대단해.”
“호호호. 그건 여자들은 다 할 수 있는 거예요. 어머~ 순진하셔라~.”
“풉~ 그게 뭐야~”
“호호호. 그래도 그날 당신 자지 빨아줬다는 걸 그이 앞에서 이야기 할 순 없잖아요.”
“하긴... 그렇지. 뭐? 자지? 하하.”
“저 이제 당신 앞에선 내숭 같은 건 안 떨고, 오히려 섹녀처럼 굴 거예요.”
“오오. 그건 좋은데? 난 그런 여자가 더 좋은 것 같아. 특히 당신처럼 늘씬하고 성격도 시원시원한 여자가 그러면 더 흥분될 것 같기는 해.”
“그럼... 지금도 흥분했어요? 어머!”
그녀는 팔짱을 끼던 손 하나를 나의 바지 앞섬 위로 슬쩍 올려서 문지르기 시작했다.
참 눈치도 없는 것이 아까부터 그녀의 냄새를 맡고 나서 힘이 들어가고 있는 상태라 그녀의 손에 바로 만져졌다.
“계속 이렇게 있었어요?”
“응. 당신이 옆에 와서 당신 향기를 맡았을 때부터...”
“그럼 풀어달라고 하지 그랬어요. 당신이 하고 싶을 땐 언제든지 해요. 난 언제든지 당신이 하고 싶을 때 다리를 벌릴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요.”
“다리를 벌릴? 큭큭큭~ 그게 뭐야. 정말~”
“호호호. 지금 할래요?”
“지금? 음... 바로 하고 싶지는 않은데? 뭐라고 할까? 지금 바로 자리에 누워서 당신 다리 사이에 들어가서 미친 듯이 허리를 움직이고 싶지는 않아.”
“음... 그럼 지금은 뭐하고 싶은데요?”
“글쎄... 그것까지는 생각을 안 해봤고.”
“그럼 노래방 갈래요? 저 노래방 안 간 지도 꽤 오래됐고, 그리고 오늘 술도 먹었겠다. 그런데 오늘 자고 갈까요?”
“오늘은 늦게라도 가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자고 갈 준비도 안 해왔잖아. 첫날부터 뭔가 꼬이는 건 좋지 않을 것 같아.”
“그렇기는 하죠. 그래요. 오늘은 늦게까지 같이 있다가 집에 들어갈게요. 그럼. 우리 오늘 노래방 갔다가 모텔에 있다가 각자 집으로 가요. 어때요?”
“응. 좋아. 그럼 노래방에서 놀다가 술 한잔 더하고, 모텔에 가던지 아니면 오늘은 시작일 뿐이니 그냥 집에 가도 되고.”
“좋아요. 그럼 그렇게 해요.”
우리는 노래방을 가기 위해서 집을 나와 택시를 잡기 위해서 큰길로 나왔다.
“당신 몸은 정말 멋있는 거 같아.”
내 앞에서 걸어가는 제수씨의 몸매를 감상하며 한 마디 던졌다.
그녀의 몸은 저번에도 생각한 적이 있지만, 정말 외국계 포르노 배우와 같이 탄력이 있고 덩치도 있었다.
게다가 오늘은 짝 붙는 짧은 치마까지 입고 있어서 정말 흥분되는 몸매였다.
“제 몸이요? 그냥 뚱뚱한 건 아닐까요? 덩치만 크고. 여자로서 매력은 좀...”
“아... 무슨 소리야. 당신 몸은... 음... 뭐라고 할까? 날 완전히 끌어안아 준다고 할까? 아무튼 그래. 당신이랑 섹스할 때는 내 온몸이 당신 안으로 박혀버리는 것 같아.”
“와... 이제까지 들은 이야기 중에서 제일 매력적이다. 지금 여기서 당신이랑 하고 싶다.”
“큭큭큭. 참아줘. 경찰에게 끌려가고 싶진 않네.”
“호호호. 그럼 제가 많이 참아볼게요.”
“하하하. 고맙네.”
우리는 택시를 타고 노래방으로 출발했다.
노래방이라는 곳이 여자와 가는 장소 중에서 식상한 곳일지는 몰라도, 나는 이렇게 아무런 목적 없이 단순히 놀기 위해서 어딘가를 간 것은 정말 오랜만인 것 같았다.
처음 밑집 여자와 만날 때도 이렇게 부담 없이 간 것은 아니었고, 장모랑도 목적 없이 어딘가를 간 적이 없었다. 그리고 며칠 뒤에 갈 펜션 역시나 엄청난 목적을 가지고 갈 것이기에 부담감이 없진 않았다.
그런데 제수씨와는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즐기로 가는 것이 솔직히 너무 즐거워 뭔가 어색하기까지 할 정도였다.
보통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러 가는 곳이 나에게는 특별한 곳이 될지는 정말 몰랐다.
그런데...
한편으로 노래방은 너무 식상한 것도 사실이었다.
맨날 술 먹고 가는 곳이 노래방이나, 그렇지 않으면 나이트클럽이나 가는 것이 식상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노래방을 가는 것 자체가 식상하다는 뜻으로 비하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우리 나이가 놀러 가는 곳이 정해져 있는 마당에 노래방을 식상하다는 표현으로 앞으로 안갈 것처럼 말하지는 못할 것이다.
다만, 오늘은 이렇게 제수씨와 밤 부인이 되는 첫날밤(?)을 보내려고 하는데, 노래방은 좀 아닌 것 같았다.
그렇다고 모텔 같은데를 가서 잠만 자는 것도 그렇고, 그렇다고 우리 나이에 클럽에 가서 놀 수도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그래도 지금 집에서 섹스를 할 타이밍을 미루고 가는 곳이 겨우 노래방은 좀 아닌 것 같아 가고 싶은 생각이 그리 크지 않았다. 정확히는 별로 가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별로 좋지는 않다.
술을 마셨기에 운전을 해서 어디 별이라도 볼 곳으로 가서 별을 보면서 몸 정을 나누는 것도 어렵다.
술을 먹어서 행동의 제약과 생각의 제약이 동시에 찾아와 별다른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제수씨. 혹시 룸카페라는 곳 들어봤어요?”
“룸카페요? 아하~ 룸으로 카페를 만들었나보죠?”
큭큭큭. 역시나 모른다.
당연한 것이다.
매일 죽어라 직업전선에 뛰어서 하루하루 처절한 전쟁을 벌이고 있는 우리 나이에서는 이런 착각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게 아니라요. 음... 아~ 그러니깐 DVD방은 알죠?”
“아~ 알죠. 그건. DVD 보는 곳이잖아요. 어머~ 응큼도 하셔라. 거기 가고 싶으세요?”
“하하. 그게 아니라요. 아무튼 거기랑 비슷한데, 요즘 젊은 연인들은 거기를 많이 간데요.”
“오오. 정말요? 그런데 지섭씨가 그건 어떻게 알아요? 혹시...”
“아~ 아니거든요.”
“응? 전 아무 말도 안했는데요?”
“휴... 아무튼 거기 가볼래요?”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