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화 미쳐버린 딸쟁이와 하룻밤
한 차례의 격렬했던 정사가 끝난 후 꼬맹이의 질에서 자지를 뽑아내자 탐욕스럽게 정액을 삼켜내던 자궁에서부터 미쳐 다먹지 못한 정액이 흘러나왔다. 오랜만에 해서 그런가? 사정량이 조금 많은 기분인데...?
“기분 좋았지 꼬맹아?”
“흐윽... 꼭... 꼭 책임져주셔야 해요? 더 이상 혼자서 있고 싶지 않단말이에요”
나의 다정한 말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꾸 없이 자신의 보지에서 흘러나오는 정액을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꼬맹이는 이내 뭐가 그렇게 서러운지 울음을 터트리며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소리를 내뱉었다.
“넌 내 오나홀이고 나는 너의 주인이야 이건 변함없는 사실이잖아?”
“전 단순한 도구일...뿐인가요?”
“단순한 도구는 아니지 하하 난 내 물건은 항상 챙긴다고 말했었잖아? 비유 그래 비유인거야”
내가 자신을 가지고 놀다 버릴 것이라고 확신하는듯한 그 모습에 나는 한숨을 내쉬며 불안감에 떨고 있는 꼬맹이의 머리를 장난스럽게 쓰다듬어주었다. 내마음이 이렇게 끌릴줄 알았다면 괜히 오나홀이라는 말을 하지말고 지켜줬어야 했는데
“그럼 부,부탁... 드릴게요”
자신의 머리 위에 얹어진 나의 손이 언제 사라질지 불안한 듯이 양손으로 꼭 감싸는 꼬맹이가 너무나도 귀엽게 보여 피식 웃음이 튀어나왔다.
“그래, 그래 나는 언제나 너의 옆에 있을 거야. 내가 죽을때까지 말이야...?”
기분좋게 머리를 쓰다듬던 꼬맹이를 다시 품에 안으려던 도중 문뜩 바닥에서 먼지와 함께 나뒹굴고 있던 무언가가 눈에 들어왔다.
작고 초라해 보이는 한 마리의 어린 좀비... 나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서서 옆에 놓여있던 벽돌을 집어 들었다. 언제 들어온 거지? 여기까지 오면서 확인했을 땐 분명 작은 틈도 없었는데
“괜히 움직이지 말고 여기에 가만있어 꼬맹아 금방 처리하고 안으로 들어가서 바리케이드도 세우고 그 누구도 침범하지 못하는 우리만의 낙원을 만드는 거야 알았지? 하하하”
작은 허점이라도 보인다면 언제 꼬맹이를 잃을지 알 수 없는 세상이었기에 저렇게 묶여있는 상태라고 하더라도 죽이는 게 올바른 선택이겠지.
“저기 가까이 가지 않는 게 조, 좋을 것 같은데요 그, 그냥 들어가요.”
한 걸음 한 걸음 땅바닥에 널브러져 버둥거리는 좀비에게 다가가는 것이 어째선지 무척이나 두려웠지만 나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내 등 뒤에는 내가 지켜야 할 사람이 있기에, 내 목숨과도 같은 소중한 사람이 있었기에 나는 멈출 수 없었다.
[인상을 쓰니까 더 못생겨졌어요. 주인님]
어디선가 들어본 적 있던 힘없는 목소리가 어딘지 멍해있던 내 머리에 총알처럼 날아와 깊숙이 박혔다. 두려움에 의한 몸의 떨림이 점점 더 심해져갔고 발걸음은 눈에띄게 느려졌지만 나는 눈치챌수없었다.
[주인님... 저는 죽는 걸까요?]
또다시 들려온 환청과 함께 이번에는 도서관 정원의 풍경이 낯익은 옥상으로 변해버렸고 한 달은 넘도록 전혀 들리지 않았던 구조대의 헬리콥터 소리와 좀비들이 옥상으로 올라오는 문을 부수는 소리가 들려왔다.
여긴 어디지? 나는... 나는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었던 거지? 어째서 여기에 왔더라?
갑작스럽게 변해가는 풍경과 깨질듯한 머리의 통증에 나는 이를 악물고서 벽돌을 쥐고 있던 손에 힘을 주었다.
[히히 시끄러워서 잠을 못 자겠잖아요]
“아아...”
당황하고 있는 내 등 뒤에 자그맣고 차가운 감촉이 나를 꽉 끌어안았다. 환청과 환각을 너머 정말 누군가가 끌어안은 듯한 감촉에 나는 다급히 방금까지 정사를 나누던 꼬맹이를 찾아 뒤를 돌아보았다.
“꼬맹아...꼬맹아!”
“...네, 왜부르시나요?”
“우리가 아파트를 왜 나왔더라?”
내가 칠칠치 못한 얼굴로 의존하듯 말을 걸자 꼬맹이는 눈에 띄게 당황한 듯 시선을 이리저리 돌리다 겨우 입을 열어주었다.
“저, 저기 우, 위험해서... 위험해서 새 거점을 찾겠다고 나온 거예요”
더듬더듬 말을 이어가던 꼬맹이가 다급히 일어서서 나를 끌어안았다. 방금까지 나의 자지의 움직임에 맞추어 출렁거리던 풍만한 가슴의 감촉이 더 이상 이 환청에는 귀를 기울이지 말라고 나를 다독이는 듯했다.
“그래, 그냥 환각이... 환청이 심해졌을 뿐이야 너는 죽지않고 내옆에 있잖아 나는 너를 끝까지 지켜낼 거야 그렇고말고”
“그래요. 저를 지켜주세요. 호, 혼자 내버려 두지 말아 주세요”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 모를 말이 내 입에서 변명처럼 쏟아져 나왔지만, 그런 나를 비웃듯 환청과 환각은 더욱더 심해지고 있었다.
[있죠 주인님”
손에 쥐고 있던 벽돌이 가루가 되어 바닥에 떨어지는 것과 동시에 주변이 암전이 된 듯 어두워졌다.
방금까지 느껴지던 따뜻한 가슴의 감촉도 기분 나쁜 가루가 되어 내 손에 묻어있던 벽돌의 감촉도 심지어는 이따금씩 들려오던 좀비들의 울음소리도 순식간에 사라지자 나는 겁에 질려 바닥에 주저앉아 머리를 감싸 쥐고 말았다.
환청인 건 알고 있었다. 환각인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두렵기 짝이 없었기에 움직일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 그저 누군가가 나를 구해주기만을 기다리며 방안에 틀어박혀 있던 시절처럼 절망감에 사로잡혀 아무것도 하지않고 바닥만을 내려다 보고있었다.
“전부 환각이야 환청이라고 말도안되 아니 어쩌면 지금까지 벌어진 일이 꿈일지도 모르지 꿈에서 깨면 평소처럼 집일 거야 응...응”
“이름을... 알려주실래요?”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마침내 공포에 질려있던 나에게 누군가 다가오더니 나를 다정하게 안아주었다.
나는 환희에 차올라 얼굴을 들어 올렸고... 그것을 보고 말았다.
“꼬,꼬맹아 아니야 아니야!”
온몸이 처참하게 뜯어먹혀 뼈와 약간의 살점밖에 남아있지 않은 꼬맹이를
“지, 진정하세요 저기요?! 정신좀 차려보시라니까요?!”
꼬맹이는 나를 다정하게 안고 있던 손으로 죽일듯이 목을 졸랐다. 나를 원망하는듯한 기괴한 얼굴을 들이미는 꼬맹이의 얼굴에 나는 반항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한채 그대로 의식을 잃고 말았다.
◆
“콜록, 콜록”
마른기침을 토해내며 몸을 일으키자 온몸이 식은땀에 젖어있었기에 한층 더 좆같아졌다.
“씨발...씨발”
얼굴을 쓸어 넘기며 세차게 뛰는 심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고개를 숙였다.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꿈이었을까?
“저, 저기 물 좀 드세요”
약간씩 불안했던 마음이 진정되어가던 도중 차가운 감촉이 나의 볼에 닿아 소스라치게 놀라며 고개를 들어 올리자, 도서관 여성이 굳은 얼굴로 물병을 내밀고 있었다.
“...”
플라스틱으로 된 물병을 받아서 든 나는 뚜껑을 열어 단숨에 들이켰다. 꿀꺽 꿀꺽 며칠은 물을 마시지 못 한 사람처럼 한참을 물을 탐하던 나는 숨이 막혀올 때쯤이 되어서야 패트병을 바닥에 내려놓고 숨을 몰아쉬었다.
“그..진정 되셨어요?”
“하아...어 도와줘서 고맙다 계속 신세만 지는 기분이네”
나 말고 다른 누군가가 있어 주어서 그런 걸까? 약간은 편해진 상태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자 자연스럽게 여성이 내 옆으로 다가왔다.
“그, 꼬맹이라는 분은 다른 방에 묶어뒀어요 계속바닥에만 두면 불쌍해서”
“...이런말하긴 미안한데 다치진 않았지?”
“제가요? 아니면 그 좀비가된 꼬맹이가요?”
“...둘다”
우리가 만나고 처음으로 긴장이 풀렸는지 여성이 자연스럽게 웃음을 지어보였다.
“기억은 나시는 거죠?”
“...대충은”
솔직히 말해서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환상인지 아직까지도 구별이 되지 않아 기억이 애매했지만 나는 애써 고개를 끄덕거렸다.
“대,대충 너머가지 말고 확실히 말해주시면 안될까요? 정말 불안해서 그래요”
“너를 꼬맹이로 착각해서 덮치고 환각에 휩싸여 기절했다. 이 정도만 알면 충분하지않아?”
나는 기억을 되집어 최대한 현실같았던 일만을 말해주었고 여성은 그제서야 약간이나마 안심한 듯 보였다.
“약속은 지켜주실 거죠?”
“하아... 알았으니까 떨어져 머리 아파”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혼자 있고 싶지 않아 하는 여성은 떨리는 손으로 나의 허벅지에 손을 얹었다. 만약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한다면 다시 한번 덮쳐올 기세였기에 나는 한숨을 토해내며 허락했다.
“죄, 죄송해요”
필요치 않았던 짐을 추가로 얹어버려 절망해야하는 것일까? 아니면 편히 쓰다 버릴 수 있는 일회용 오나 홀을 얻었다고 기뻐해야 하는것일까?
“그 배고프시죠? 남은 음식들좀 가져왔는데 좀 드세요 내일이면 나갈꺼니까 든든히 먹어야죠”
여성은 어색해진 분위기를 환기시키려는 듯 밝은 목소리로 나에게 과자를 한봉지 건내주었다.
“푸후...그래 잘먹을게”
“그... 실례지만 무슨 병같은걸 겪고 계신건가요? 성격이 오락가락 하신 것 같고 자해도 하시고”
“옛날부터 환각이랑 환청에 시달렸었는데 꼬맹이가 감염된 이후부터는 더 심해져버렸어 정신병자 인거지... 이런 사람이랑 같이 나가고싶지 않으면 지금이라도 포기하는게 좋아”
“혼자 이곳에 남는것 보단 차라리 정신병이있는 아저씨랑 나가는게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