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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001. 조금 더 참아보던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더럽게 아팠고, 몸이 차갑게 식더니 죽었다. 그리고 다 끝난 줄 알았는데. “현태야, 다행이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병실에 있었다. 그것도 다른 사람의 몸으로. ⁕ ⁕ ⁕ “현태야, 정말 다행이다……! 깨어나서 정말 다행이야……!” 현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분명 교통사고를 당해서 죽은 줄 알았는데, 눈앞에는 엄청 예쁘게 생긴 여자 의사가 있었고. 그녀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누구지?’ 당연하지만 현태는 그녀가 누군지 몰랐다. 몰랐는데, 왜인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머리가 아팠고, 누군가의 기억이 흘러들어오기 시작했다. “장현태…….” 조금이지만, 상황을 알 것 같았다. 일단 자신이 교통사고로 죽은 건 맞았다. 하지만 눈을 떠보니 다른 사람의 몸에 붙어 있었다. 모습은 다르지만 이름은 같은 장현태로. “응. 괜찮아. 누나.” 그리고 눈앞에 있는 예쁜 여자 의사는 자신의 누나. 이름은 장서현이었다. 시선이 계속 그녀의 가슴으로 향하는 현태. 너무 부각돼서 어쩔 수가 없었다. “다행이야. 네가 갑자기 쓰러졌다고 했을 때는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 “걱정하게 해서 미안해. 난 괜찮아.” 솔직히 괜찮지는 않았다. 몸이 얼마나 안 좋은 건지 머리가 어지러웠다. ‘하필이면 이런 쓰레기 같은 몸으로…….’ 서현이 현태의 얼굴을 빤히 바라봤다. “왜?” “정말 괜찮은 거 맞지?” “괜찮다니까.” “어디 좀 보자.” 서현이 현태의 맥박이나 체온 등을 검사했다. 거리가 무척 가까웠는데, 큰 가슴에서 도저히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일단은 정상인 것 같아. 그래도 누워 있어야 해.” “알겠어. 명심할게.” 현태가 고개를 끄덕였다. 긴 머리카락에 또렷한 이목구비, 그리고 아주 자신의 취향인 몸매. 현태가 생각하는 완벽한 이상형에 가까웠다. 이런 사람이 누나라니. 참 복 받은 녀석이구나. ‘괜히 짜증 나는데.’ 누구는 평생 혼자에 죽을 때도 어이없게 교통사고로 죽었는데. 이왕 이렇게 된 거 새로운 삶을 즐기고 싶었다. 물론 몸이 그걸 허락해줄지가 문제지만. “언니, 나 왔어!” 드륵―! 그때, 누군가 병실 문을 열었다. 단발에 굉장히 날카롭게 생긴 눈매를 가진 여자였는데, 교복을 입고 있었다. 혼란스러운 기억을 더듬어보니 알게 됐다. “주혜야.” “어? 오빠 일어났네?” “응. 방금 막 깨어났어.” “이 망할 오빠가, 언니 걱정하게 하지 말란 말이야. 왜 이렇게 몸이 허약해서는.” 라고 거칠게 말하는 장주혜. 현태는 기억을 조금 정리했고, 자신은 이 두 사람과 같이 살고 있다는 걸 알았다. 부모님은 딱하게도 사망. 원인은 자신과 같은 교통사고였다. ‘이래서 차가 문제라니까.’ 심지어 음주운전을 하던 차에. 자신을 차로 쳤던 새끼는 어땠으려나. ‘쟤도 몸매가 좋네.’ 유전자를 잘 이어받은 모양이다. 두 명은 건강해 보이는데, 왜 이 몸은……. “그래도 다행이야. 깨어나서. 놀라서 급히 뛰어 왔잖아.” “고마워. 걱정해줘서.” “……오빠한테 뭔 일 생기면 언니가 슬퍼하니까 그렇지.” 이야기를 들어보니 누나인 서현은 이 몸의 원래 주인이었던 장현태를 굉장히 아끼는 모양이었다. 그럴 만한 게 갑자기 픽 하고 쓰러질 정도면 자신이어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그래도 생전에는 없던 이런 대우도 받아보고. 이런 상황에 놓일 줄은 몰랐지만, 나쁘지는 않은 것 같았다. “나는 일단 학교로 돌아갈게.” “응. 그럼 나도 일단 일하러 가볼게. 현태야, 무슨 일이 있으면 무조건 나 불러야 해?” 현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안심이 되지 않았는지, 서현이 현태의 양손을 꼭 잡았다. “꼭이다?” “알겠어. 꼭 부를게.” 둘이 병실을 떠났고, 현태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예전 몸 주인은 어떻게 된 거지.” 자신이 들어왔으니 설마 죽은 건가. 아니면 원래 몸 주인이 죽었고, 어쩌다 보니 자신이 빙의된 걸까. 웹소설처럼 말이다. “참느라 죽는 줄 알았네.” 현태는 자신의 아랫도리를 바라봤다. 살짝 툭 튀어나와 있었다. 둘이 보진 않았을까. 몸이 아파도 욕구는 솔직했다. ‘예쁜 건 사실이잖아.’ 그런데 이제 뭐 하지. 이대로 계속 병실에서 지내야 하는 걸까. 정보가 너무 부족했다. 일단은 생각을 정리해볼 필요가 있었다. ⁕ ⁕ ⁕ 스마트폰을 보면서 정보를 모았다. 일단 가장 충격적인 건 이 세상이 원래 자신이 살던 세상과는 다르다는 것이었다. 대한민국은 맞는데, 다른 세계의 대한민국이었다. 그걸 어떻게 알았냐면 이 세상의 역사가 너무 충격적이었기 때문이다. ‘남자의 90%가 죽었다고……?’ 어쩜 이리도 충격적일 수가. 그러니까 지금 이 세상은 성비가 박살 났다. 살아있는 남자는 별로 없고, 살아있더라도 성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러니까 사실상 진짜 남자는 5~7% 정도였다. ‘이건 거의 멸망에 가까운 수준인데?’ 조금 더 살펴보니 어느 순간 세상에 퍼진 바이러스가 남자에게만 치명적이었다고. 그래서 살아남은 남자들은 전용 병원에 입원해 있거나, 기능 회복을 위해 치료를 받고 있다나. 뭐 이런 상황이 다 있나 싶었지만, 자신도 상황이 비슷했다. ‘남자가 다들 씨 없는 수박이 됐다는 거잖아…….’ 끔찍했다. 하지만 다행히 자신은 그 수준까지는 아니었다. 그냥 몸이 허약한 것뿐이었지.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몸이 무척 쇠약해졌다. 그래서 밖에 마음대로 나가지 못하고 병실에서 대부분을 보내야 했다. ‘이건 좋은 게 아닌 것 같은데.’ 즉, 자유란 게 없었다. 모처럼 얻은 새로운 삶을 병실에서만 보내야 한다는 건 현태에게 있어 충격적이었다. ‘여기서도 몸이 안 좋아야 한다니.’ 이쪽으로 넘어오기 전의 장현태도 몸이 그렇게 건강하지는 않았다. 항상 약을 달고 살았고, 어릴 때는 병원에 입원한 기록이 많았다. “언제 나을지도 모르는데, 계속 병실에만 있는 건 좀 아니잖아…….” 뭐라도 좀 즐길 거리가 있어야지. 한숨이 끊이질 않았다. 현태가 한숨을 푹푹 쉬고 있을 때였다. 〔장현태 님, 당신의 몸 회복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당신을 위한 회복 프로젝트를 실행합니다.〕 “엥?” 허공에 뭔가 보였다. 게임에서 나올법한 사각형 창이었다. ……왜 분홍색인지는 둘째 치고. ‘회복 프로젝트?’ 뭔데 이거. 현태는 조심히 사각형 창을 건드렸다. 〔해당 프로젝트는 특정 조건을 완료하는 것으로 보상을 받고 장현태 님의 건강을 회복시킬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한다. ‘퀘스트를 깨면 몸이 회복된다고 이해하면 되나?’ 저 특정 조건이란 게 뭔지 모르겠다. 뭔가 더 조사하고 싶었지만. 〔권한이 없습니다.〕 〔조건을 완료해 주세요.〕 이런 문구만 뜰 뿐이었다. 이래서는 조사를 할 수가 없었다. 죽었다가 살아나니 희한한 일들이 연이어 일어난다. 차라리 죽고 아기부터 시작하는 게 좋았을지도. 드륵― 그때였다. 누군가 병실의 문을 열었다. 누나인 서현일까 싶었는데. “오, 일어났네? 쓰러졌다고 들었는데.” 이번에는 다른 사람이 들어왔다. 간호사였는데, 노란색의 머리카락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역시나 기억에 있는 사람이었다. “안녕. 윤지 누나.” 황윤지.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로 이 몸의 간호를 돕는 사람 중 한 명이었다. 그리고― 뭔가 더 떠오를 것 같았는데, 떠오르지 않았다. “즐거운 진료 시간이야~.” “딱히 즐겁지는 않은데. 나도 빨리 밖으로 나가고 싶어.” “그러고 싶으면 몸이나 빨리 나아. 비실비실해서는. 물론 남자가 자지만 튼튼하면 그만이지만.” 아무렇지 않게 ‘자지’란 단어를 말하는 윤지. 생긴 것처럼 굉장히 적극적인 사람이었다. “현태 너는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야. 알지?” “응?” “넌 얼마 없는 정자를 가진 남자니까. 쇠약으로 죽으면 나라에 얼마나 손해가 크겠어?” 아, 그런 뜻이었나. 하긴. 성 기능을 잃은 남자가 많은 세상에서 아이를 만들 수 있는 정자를 가진 남자는 중요하지. “그러니까 나는 네가 빨리 나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고 있다는 거지. 서현이 널 걱정하고 있기도 하고.” 그러고 보니 둘은 친구였다. 한 명은 의사, 한 명은 간호사. 윤지가 구멍에 손가락을 넣는 시늉을 하며 말했다. “몸이 멀쩡해야 섹스도 열심히 하지.” “누나는 참 부끄러움이 없는 것 같아.” “왜? 맞는 말이잖아? 이런 소리 들으니까 꼴려?” “…….” 솔직히 좀 꼴리긴 한다. 사람 자체가 일단 너무 예쁘기도 했고, 그림에서 나온 것만 같았다. “후후, 장난이야. 일단 혈압부터 잴게.” 윤지가 천천히 현태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혈압계를 팔에 두르고 천천히 측정을 시작했다. “일단 혈압은 평소랑 같네. 나쁘지도 않고, 좋지도 않고.” 그다음 윤지는 체온을 쟀다. 왜인지 몸을 많이 더듬는 것 같은데. 아랫도리가 움찔했다. ‘일부러 저러는 건가…….’ 현태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평온을 되찾으려 했다. 그런데 갑자기. 스윽. 윤지가 현태의 아랫도리에 손을 댔다. “……!” “후후, 역시 이쪽은 의외로 건강하네?” 놀랐다. 억지로 참고 있었는데, 부풀어 오른 게 윤지의 눈에 들어왔다. “억지로 참을 필요 없어. 나갈 테니까 화장실에서 해결하렴?” “아니, 이건…….” “숨길 필요 없어. 아니면 혼자서 해결하는 건 싫어? 그럼 말이야…….” 윤지가 현태의 귀에 가까이대로 속삭였다. “조금 더 참아보던가?♥.” 그 말을 뒤로, 윤지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유유히 병실을 떠났다. 여전히 자신의 아랫도리는 부풀어 있었다. 〔조건이 개방되었습니다.〕 〔한 명의 여성과 관계를 맺으십시오.〕 그리고 더 어이없는 건 분홍색의 창이 말도 안 되는 조건을 내걸었다. ⁕ ⁕ ⁕ 저녁이 되었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모르겠다. 현태는 침대에 누워서 어두운 천장을 바라봤다. 〔한 명의 여성과 관계를 맺으십시오.〕 이 문장이 계속 마음에 걸린다. 이게 어딜 봐서 회복 프로젝트인지. ‘잠이나 잘까.’ 일단 자고 나서 이후의 일을 생각 해보자. 재활이 필요하긴 하니까. 그렇게 현태가 눈을 감으려고 할 때였다. 드륵― 병실의 문이 열렸다. 안으로 들어온 건. “아직 안 자지?” 윤지였다. “……윤지 누나?” “안 자고 있으면 다행이야.” “이 시간에 왜…….” “왜긴. 늘 하던 거 해야지.” 늘 하던 거? 뭐를? 어안이 벙벙한 현태에게 가까이 다가오는 윤지. 그녀가 굉장히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현태의 바지를 벗기려고 했다. “무슨…….” “늘 하던 스트레스 풀기지. 너도 싫지 않잖아?” 스륵. 윤지가 바지를 내렸다. 곧, 빳빳하게 선 현태의 자지가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참으려고 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어머. 이미 준비가 다 되어 있잖아?” “잠깐,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는데…….” “응? 뭐야, 쓰러지더니 기억도 날아간 거야? 우리 당직인 밤마다 좋은 짓 했잖아.” 텁. 다짜고짜 윤지가 현태의 자지를 잡았다. 그리고 천천히 손을 위아래로 움직이며 자극했다. “멈추라고 해도 안 멈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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