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여배우 지아(1)
-1화-여배우 지아(1)
[성좌님들을 위한 은밀한 방송 BJ를 하시겠습니까?]
[<1.예> <2.아니오>]
상식은 눈앞에 뜬 상태창을 보고 어안이 벙벙했다.
‘뭐야? 웹 소설도 아니고?’
[60초 안에 선택하지 않을 경우, 다른 배우에게 캐스팅 기회가 넘어갑니다.]
(참고: <2.아니오> 를 선택할 경우 당신의 구질구질한 삶은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겁니다.)
“ㅆㅂ, 어디서 도발이야!”
순간 발끈했다.
내가 아무리 성인 영화 배우라지만 일반 직장인 만큼은 돈벌이를 하는 직업 배우라는 사실에 나름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후~ 그래. 침착하자. 난 수많은 여체를 성기 삽입 없이 주물렀던 냉철한 프로니까.”
우선 성인콘텐츠 시장에 여러 족쇄를 채워놓은 대한민국 환경에서 이 제안이 쇠고랑을 찰 일은 아닌지 의심해봤다.
‘그리고 돈을 미끼로 한 신종 피싱이면 어쩌지? 아냐. 아냐! 이건 상태창이자나! 초현실적인 존재의 제안이란 말이지.’
나는 지금의 황당한 상황을 상식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애썼다.
불법적인 일만 아니라면 어떤 BJ 일이든 나에게 어려운 건 아니다. 성인 영화도 찍는데 무슨.
‘그냥 새로운 캐스팅 들어왔다 생각하지 뭐. 해 보고 아니다 싶으면 그때 그만 해도 되고.’
“그래! 1번! 예쓰!”
[소리치지 않아도 됩니다. 생각만으로 가능합니다.]
‘ㅆㅂ. 알았다고! 1번! 1번!’
[성은방 BJ가 되신 것을 축하합니다.]
[당신의 현재 능력치는 다음과 같습니다.]
[피지컬:7 외모:6 매력:5 체력:5 기술:10 정력:3]
“이거 높은 거야? 낮은 거야? 잠깐! 근데 왜 정력이 가장 낮아?! 니가 뭔데 감히 내 정력을 평가해?! 뭘 근거로?!”
사실 평소 정력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촬영 현장에서 소중이에 양말을 씌우는 ‘공사’라는 것을 하고 온종일 여배우와 뒹굴고 나면 피로감이 상당했다.
그래서 촬영이 있는 날이면 집으로 돌아와 대충 자위를 하고 곯아떨어지기 일쑤였다.
점차 여자와 뒹구는 게 귀찮아졌고, 진짜 섹스를 하지 않은 지도 5년이 넘어가고 있었다.
나에게 정력은 그저 자위 횟수에 해당하는 개념이었다. 그렇게 치면 일주일에 1~2회? 솔직히 강하다고 볼 순 없었다.
‘흠... 뭐. 개그맨들이 집에서 말을 하지 않는 거랑 비슷한 거지. 진정한 프로의 고충이랄까~’
[BJ 계약 기념으로 능력치 +10포인트, 기본 스킬 2개가 추가됩니다.]
[최면술-최면시간:3분 쿨타임:60분]
[무정자술-스킬 발동 시 임신이 되지 않습니다. 횟수:무제한]
‘스킬은 좋네. 근데 능력치 포인트는 어디에 쓰지...?’
나는 보는 사람도 없는데 슬쩍 주변을 살피며 능력치 10 포인트를 정력에 몰빵했다.
[정력 13이 되었습니다.]
[이제부터 방송이 시작됩니다. 재밌는 방송 부탁드립니다.]
“잠깐! 벌써 시작? 뭘 어떻게 방송하란 거야? 개런티는? BJ방송이면 후원금인가? 후원금은 몇 대 몇인데? 나도 엄연한 프로야! 계약 조건을 설명해줘야 할 거 아냐?!”
[BJ는 최대한 자극적인 섹스를 하세요.
성좌님들이 만족도에 따라 후원 하실 겁니다.
후원금은 저희 플랫폼과 5:5 계약입니다.
계약을 파기하시겠습니까? 10초의 시간을 드립니다. 10... 9...8...7...6...]
“해! 한다구!”
은근히 성질나게 하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후원금은 얼마나 나오는 거야?’
그때, 까똑! 알림음이 울렸다.
(성 감독님)
-상식아. 지금 시간 되냐?
ㅆㅂ 신인 배우새끼가 펑크 냈다.
대타 좀 뛰어라. 빨리 올 수 있지?
(상식)
-넵! 감독님!
바로 튀어가겠습니다!
성 감독은 내가 모시는 감독 중 하나였다.
배우 일은 감독님, 즉 거래처 관리가 생명이었다.
“그래! 확실한 일부터 해야지! 지금 나한텐 성좌님보단 성 감독님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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쵤영 현장은 근처 모텔이었다.
“이래서 신인을 함부로 못 쓴다니까! 아오~ 빡쳐!”
성감독이 모텔 안으로 헐레벌떡 들어오는 나를 보고 큰 소리쳤다. 누가 봐도 억지스럽게 화를 내는 모습이었다.
성감독은 나에게 고맙다는 듯 윙크를 보냈다.
나는 뒤 쪽에 있는 여배우가 들으라고 일부러 화를 낸 것을 눈치챘다.
침대 위에 여배우 지아가 속옷만 입은 채 다리를 꼬고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감독님, 목소리 좀 줄여 주실래요? 배우가 감정 잡을 때 방해 하시는 건 좀 아니지 않을까요?”
“아~ 지아씨~ 미안~ 미안~ 이제 상식이 왔으니까! 금방 촬영 들어갈게~”
“상식인지 몰상식인지... 하여튼 주의 부탁드려요.”
“아.. 아 그래...”
지아는 불만을 쏟아낸 후에도 짜증이 남은 투로 혼잣말을 했다.
“아씨, 내가 그때 듣보잡 회사만 안 들어갔어도 이런 꼴 안보는 건데.”
촬영 현장은 시한 폭탄을 곁에 둔 것처럼 긴장돼 있었다.
‘분위기 ㅈ같네.’
나는 눈치를 살피며 후다닥 옷을 벗고 메이크업과 공사를 받기 시작했다.
지아는 아이돌 연습생 출신으로 한국 성인영화 배우 사이에선 top급 외모였고 개런티도 높았다. 콧대가 높을 수밖에 없었다.
‘아이돌 연습생 출신이라는 광고 카피도 잘 먹혔지. 그런데 성질머리가.. 으...’
지아는 업계에서 성질이 더럽기로 유명했다.
아이돌 데뷔가 엎어진 것에 대한 열등감? 히스테리? 같은 게 있는지. 근래 들어 소위 여배우 갑질이 더욱 심해지고 있었다.
‘근데 지가 데뷔에 못한 게 듣보잡 회사에 들어간 때문이라고?ㅋ ’
내가 회식자리에서 본 지아의 춤과 노래 실력은 딱 일반인. 좋게 말해 노래방 죽순이 수준이었다.
아이돌 데뷔 실패는 회사와 지아의 쌍방과실로 봐야 하는 게 팩트였다.
‘그래도 예쁘긴 예쁘단 말이야... 졸라 따먹고 싶게 생겼어. 휴... 그래 봐야 못 먹는 감이지... 난 맨날 감 껍질만 핥고 있는 거고.’
나는 내심 무시하는 지아의 몸만 핥아 대는 나의 처지를 생각하니 입맛이 씁쓸해졌다.
그때 고갤 돌린 지아가 뭘 보냐는 식으로 나를 쏘아봤다.
화들짝 놀란 나는 얼른 손에 든 대본으로 시선을 돌렸다.
‘ㅆㅂㄴ. 왜 째려보고 지랄이야. 지도 결국 성인 영화 배우인 주제에...’
아차! 지아를 무시하려다 성인 영화 배우를 폄하하는 생각을 하다니. 이건 자기 우물에 침 뱉는 꼴이었다.
이래저래 결국 자괴감으로 이어지네. 짜증이 났다.
그냥 일에 집중하자고 자신을 다잡으며 대본을 봤다.
‘오늘 영화 제목은 <새엄마의 사정>이네. 또 엄마 시리즈...’
한국 성인영화는 <무슨 무슨 엄마>시리즈가 많았다. 주부들의 iptv 결재가 주 수입이었기 때문이었다.
주부들은 예쁜 여배우에 자신을 투영하고, 멋진 남자배우와의 정사를 보길 원했다. 일본 av와는 다르게 남자 배우들의 외모가 중요한 이유도 그것 때문이었다.
다행히 상식은 그 기준을 넘었고 꾸준히 일이 들어오는 편이었다.
‘쳇. 그러면 뭐 하나 경력이 쌓인다고 수입이 느는 것도 아니고 결국 노가다 뛰는 것과 다를 바 없지.’
물론 먼지 뒤집어쓰는 막노동보단 여배우 살 냄새 맡는 살노동이 낫기야 낫지만, 결국 육체노동자인 건 똑같았다.
게다가 성인 배우 타이틀이 꼬리표처럼 붙어 일반 영화 섭외가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도 큰 스트레스였다.
또 한 번 나의 답답한 현실에 울컥하고 말았다.
‘오늘 현타 자주 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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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일은 일이었다.
나는 5년 차 배터랑의 실력으로 배드씬을 소화하기 시작했다.
“하아... 이 순간을 기다렸어....”
“아앙~ 아들~ 이러면 안됑~ 난 새엄마고, 넌 아들이양~”
지아는 연기도 더럽게 못했다. 연기보단 카메라에 얼굴이 예쁘게 나오는 것에만 온 신경이 팔려 있었다.
‘아무리 가짜 섹스지만 몰입을 하라구. ㅆㅂㄴ아.’
치밀어 오르는 울화통 때문에 나도 모르게 지아의 가슴을 주무르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악! NG!”
지아는 자기가 NG를 외치며 나를 밀쳐냈다.
“야 씨발 새끼야! 뭐야?!”
“아.. 미안...클라이막스를 연기한다고 그만...”
“씨발! 니가 감독이야?! 대본 대로만 하라고!”
성 감독이 후다닥 다가와 지아를 진정시켰다.
“아.. 지아씨. 릴렉스~ 릴렉스~ 이제 절정 부분만 찍으면 되거든~ 거의 끝났어~”
성 감독은 고갤 돌려 나에게 윙크를 날리더니 버럭 화를 냈다.
“상식! 지아씨는 탑배우야! 배려 좀 해! 연기에 애드립 넣지 말고~ 합 맞춘 대로만 가란 말이야~아~아~!”
“네... 죄송합니다.”
“자~ 이번 씬 절정 컷트만 남았으니까~ 조금만 집중 하자. 카메라! 조명! 위치 바꾸고, Hook up 잘 맞추고!”
“넵!”
스텝들이 일사불란하게 앵글을 이동했다.
‘ㅆㅂ... 감 껍질도 맘대로 핥지 못하네...’
나는 오늘따라 성질 뻗치는 일이 왜 이렇게 많나 싶었다. 그때,
[성좌님들이 웃음을 터트립니다.]
[지속가능한 황소ㅈㅈ 성좌님이 10코인을 후원합니다.]
[은하 거유의 우유 성좌님이 10코인을 후원합니다.]
[비너스 젖치기 성좌님이 20코인을 후원합니다.]
[제우스의 구슬 성좌님이 10코인을 후원합니다.]
[성좌님들이 어설픈 가짜 섹스에 조롱을 합니다.]
‘뭐야?! BJ방송도 하는 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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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적인 업무처럼 첫 배드씬이 끝나고, 스텝들은 다음 촬영 장소로 이동할 준비를 했다.
그 사이 나는 혼자 모텔 샤워실에서 황당한 얼굴로 서 있었다. 양 손엔 25만원이 들려 있었다.
조금 전 어처구니없는 가짜 베드씬을 촬영하고 성좌들에게 받은 50코인. 플랫폼이 25코인을 때가고 한화 환율을 적용하여 25만원이 주어진다는 상태창 메시지가 떴었다. 그리고 계좌이체와 현금수령을 결정하라는 메시지까지.
나는 샤워실로 들어가 현금수령을 선택했고, 지금 양 손에 정말, 리얼로 25만원이 들려 있는 것이다.
“성좌님들. 감사합니다...!”
감격에 겨워 나도 모르게 육성이 튀어나왔다.
25만원은 나에게 작은 돈이 아니었다.
내가 성인 영화 한 편당 받는 개런티는 50만원, 영화 한 편의 촬영 기간은 2~3일, 보통 1주에 1~2편을 찍을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한 달에 250~300정도가 나의 평균 수입이었다.
그런데 한 번의 가짜 베드씬으로 25만원.
슬슬 군침이 돌았다.
[첫 방송 미션 통과]
[첫 후원금 미션 통과]
[능력치 +2포인트, 보상이 주어집니다.]
나는 능력치를 어디에 쓸까 고민했다. 처음으로 받은 포인트를 정력에 몰빵했지만 그 효과를 확인할 길이 없었다. 이번엔 능력치 상승을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선택하기로 했다.
‘피지컬에 플러스 2’
[피지컬 능력치가 9가 되었습니다.]
샤워실 거울로 내 모습을 확인했다.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었지만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내 기본 스팩은 키 180에 85키로. 솔직히 179였는데 배우 프로필에는 180으로 올렸었다.
작은 키는 아니었지만 통자 몸에 옆구리 살이 조금 나와 있는 것이 콤플렉스였다.
그런데! 옆구리살이 들어가고 가슴과 어깨 근육도 조금 커진 것 같았다. 가장 콤플렉스였던 부분이라 분명한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자지도 조금 커진 거 같은데?’
팬티 위로 소중이를 만져 보며 변화를 감지했다.
“상식아~ 빨리 가자~”
“네!”
성감독이 재촉했다.
나는 빠르게 샤워를 했다.
‘ㅆㅂ! 돈도 몸의 변화도 진짜다! 이참에 직업 변경? 그래! 성좌님들 후원금 팍팍 땅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