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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화 뱀년(4)


-33화-뱀년(4) “아... 정말 죄송해요....제가 닦아 드려야 하는데...” “괜찮아요... (진짜 짜증나네... 완전 변태 아냐....)” 뱀년은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원피스에 튄 맥주를 닦아 내려 했지만,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보며 짜증을 감추지 못했다. “후우.... 내일 세탁 맡겨야겠네요... (짜증나.... 혹시 일부러 다리 만지려고 이런 거 아냐? 변태 새끼....)” “죄송합니다...” 나는 엄청 미안한 척 했다. 일부러 그랬나 의심하는 부분에선 뜨끔했지만 티를 내지 않았다. “괜찮아요~ 너무 미안해 마세요~ (그래. 거의 다 왔는데, 막판에 분위기 망치면 안 되지. 이 상황에서 야릇한 분위기 만들기 참 어려운데...)” 뱀년이 표정을 싹 바꾸고 해맑게 웃어 주었다. 이게 프로 꽃뱀의 표정 관리 실력인가 싶었다. “여기 너무 젖었죠~? 힝... (이러면 바로 달아오르지.ㅋ 이런 찐따 새끼는.ㅋ)" 뱀년은 맥주가 튄 원피스 치맛자락을 들어 보였다. 치마 밑으로 하얀 허벅지가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뱀년이 개수작을 떠는 줄 알았지만 꼴리지 않을 수 없었다. “어머?! 지성씨 바지에도 튄 거 아니에요? (결정타 먹이자.ㅋ)” 뱀년은 들고 있는 냅킨으로 내 아랫도리를 닦는 체 했다. “헉. (뭐야... 엄청 대물이잖아....) 죄송해요... 제가 실수로 거길 건드렸네요.” 미안해하던 뱀년의 표정에서 엄청난 놀라움이 번졌다. 내 아랫도리로 슬쩍슬쩍 내려가는 시선을 감추지 못했다. “왜 미안해요?ㅋ 달아오르면 건들 수도 있죠.ㅋ” “그쵸~ㅎ (괜히 변태가 아니네... 이런 물건을 가졌으니....)” 뱀년은 다시 표정을 바꿔 야릇한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그럼. 좀 더 건드려 봐도 될까요? (좋아. 완전 분위기 만들어 졌다.)” “ㅋ. 그래요. 어디 맥주 튄 데 없나 확인해줘요.” “에구. 그쵸. 좋은 옷 입으셨는데, 확인해 봐야죠~ㅎ (역시 변태들은 이런 분위기에 금방 달아오르지.ㅋ)” 뱀년이 천천히 손을 뻗어 내 아랫도리를 부드럽게 매만졌다. 거대한 유적의 흔적을 탐색하는 탐험가처럼 조심스러우면서도 정밀한 손놀림이었다. 그 손놀림에 내 자지는 성이 날 수밖에 없었다. “진짜... 크시네요... (세상에... 이런 대물은 처음 만져봐...)” “큰 거 좋아해요?ㅋ” “싫어하는 여자도 있나요~?ㅎ (한 번 해보고 싶기는 하다... 하지만 이미 공사 다 들어갔는데... 어쩔 수 없지....)” 뱀년의 얼굴엔 놀라움과 섹기, 그리고 아쉬움 등이 마구 뒤엉키는 것이 보였다. “좋아하는 거면 맛을 봐야죠?ㅋ” “맛보게 해주시게요?ㅎ (이 새끼도 애 닳았네.ㅋ 하아... 진짜 아쉽다... 공사 치는 자식이 아니면 깔끔하게 원나잇 하는 건데...)” 네 년의 아쉬움은 내가 달래주게 될 테니 걱정 말라고 말해주고 싶었다.ㅋ 물론 그런 말은 절대 하지 않지만. “제 것만 먹게요? 소현씨 것도 맛보게 해주셔야죠.ㅋ” “그쵸~ 맛있는 건 같이 먹어야죠~ (변태 새끼, 노골적이네... 그래. 지금 그렇게 흥분해라. 그래야 나중에 올가미에 완전 걸릴 테니까.ㅎ)” 뱀년의 눈엔 색기가 좔좔 흘렀다. 이것도 프로의 솜씨라고 생각했다. “먼저 계산 하고 오실래요? 마지막 술 하고 나가요~ (자. 거의 다 낚았어. 뜰채 준비해야지.ㅎ 계산하는 사이에 실장님 오라 해야지. 30분 쯤 뒤면 딱 맞을 거 같다.ㅎ)” “그래요~ㅋ” 나는 설레는 척 하며 손짓으로 바텐더를 불렀다. “여기 계산해 주시고, 남은 위스키는 여성분 이름으로 킵핑해 주세요.” “네.” 바텐더는 살짝 놀라는 눈치를 보이며 내 카드를 받았다. 꽃뱀이라 하고 동영상 촬영까지 부탁했는데 내가 아무 일 없다는 듯 행동하니 놀라는 것이었다. 나는 미소 지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괜찮다는 신호를 보냈다. 바텐더가 위스키 병을 가지고 갔다. “이제 막 잔이네요~? (빨리 기절시키자. 질질 끄니까 별꼴 다본다.ㅎ)” “네. 마지막 잔이죠.ㅋ” 나는 내 앞에 있는 잔을 들었다. 뱀년도 잔을 들고 므흣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서로가 서로에게 카운트 펀치를 먹이기 직전이라고 생각하는 상황이었다. “마지막 잔인만큼 러브샷할래요~?” 나는 눈치 없는 캐릭터를 유지하며 능청스럽게 말했다. 장난기가 발동한 것도 있지만, 잔이 바뀐 것을 눈치 채지 못하게 정신을 빼 놓으려는 심산이었다. “하하. 네. (진짜 올드하다... 러브샷이라니...)” 뱀년은 못이기는 척 러브샷 포즈를 해주었다. 술잔을 입에 갖다 대고 있는데 뱀년이 술을 마시지 않고 나를 보는 것을 알아챘다. 눈이 마주친 서로가 놀랐다. 살짝 소름이 돋았지만 그것을 숨기고 능청스럽게 말했다. “뭡니까? 술 안 마실려고요?ㅋ” “아? 아니에요.ㅎ (왜 갑자기 멈추고 지랄이야... 눈치 챘나...)” “러브샷은 동시에 마시는 게 국룰입니다~ㅋㅋ” "어머. 어린 애기도 아니고. 알겠어요~ㅎ (ㅆㅂ. 쫄았다...)“ “자~ 이거 마시면 아시죠?” 나는 느끼한 눈빛을 쏘아 보냈다. “네? 뭐가요? (긴장되게 왜 이래....)” “에이~ 정우성 흉내 내려 했는데 안 되겠다.ㅋㅋ 그냥 이거 마시면 오늘 달궈 지는 겁니다~” “아~ 하하... 네. (으... 이거 마시면 사귀는 거다 하려고 한거야...? 진짜 진상...)” ”자~ 러브샷~!” 나는 우렁차게 러브샷을 외치고, 뱀년이 술잔을 비우는 것에 맞춰 내 술잔을 비웠다. “크으~ 달궈지네~ㅋㅋ” “ㅎ네. (휴... 드디어... 오늘 진짜 힘들었다...)” “이 맥주만 마시고 일어나죠?ㅋ” “네.ㅎ” 뽕! 남은 맥주를 오프너로 따고 병째 한 모금 들이켰다. 그사이 뱀년은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천천히 드세요~ㅎ (음. 가게에 손님도 별로 없고, 실장님이 쓰러진 이 자식 들춰 업고 간다고 의심 살 분위기는 아니겠어. 좋아.)” 웃기고 있네.ㅋ 개수작을 부릴 생각을 하는 뱀년을 보며 나는 속으로 콧방귀를 꼈다. 그때 바텐더가 카드와 명세서를 들고 내게로 왔다. 나는 카드를 받고 명세서를 살피며 뱀년의 상태를 흘깃 거렸다. 아직까진 멀쩡해 보였다. 바텐더가 나와 뱀년을 살피며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물약의 효과가 언제쯤 나올지 나는 알지 못했다. 맥주를 천천히 마시며 뱀년이 쓰러지길 기다렸다. 뱀년도 내가 쓰러지길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뱀년이 조금씩 당황하는 것이 보였다. “아... 좀 취하는 거 같네요... 이상하네... (왜 이러지... 어지러워... 내가 이러면 안 되는데.... 아직... 시간이...)” 쿵! 뱀년은 그대로 머리를 바 테이블에 찍으며 무너졌다. 나의 KO승! ‘흥. 네 년은 상대를 잘못 골랐어.’ 뱀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뱀년은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바텐더 쪽으로 갔다. 바텐더는 무슨 일인가 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최면술 발동’ [최면술 스킬이 발동합니다.] 바텐더의 눈빛이 멍하게 바뀌었다. 미리 생각해 둔 최면을 걸기 시작했다. ‘눈앞에 남자를 깊게 신뢰한다. 눈앞에 남자를 깊게 신뢰한다.’ [최면에 성공했습니다.] ‘눈앞에 남자가 부탁한 동영상 촬영 흔적을 모두 지운다. 눈앞에 남자 핸드폰 번호를 확실하게 지운다.’ [최면에 성공했습니다.] 이것은 아까 부탁한 것이었지만, 최면으로 다시 한 번 확실히 하는 것이었다. ‘한 시간 동안 찍혔던 가게 CCTV영상을 지운다. 한 시간 동안 찍혔던 가게 CCTV영상을 지운다.’ [최면에 성공했습니다.] ‘눈앞에 남자는 술자리를 한 여자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눈앞에 남자는 술자리를 한 여자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최면에 성공했습니다.] 여기서 부터는 기억을 조작하기 위한 최면이었다. ‘눈앞에 남자는 술자리를 한 여자와 함께 걸어서 나갔다. 눈앞에 남자는 술자리를 한 여자와 함께 걸어서 나갔다.’ [최면에 성공했습니다.] 마지막 최면을 시도했다. ‘내일이 되면 오늘 있었던 일을 모두 잊는다. 모두 잊는다.’ [최면에 성공했습니다.] 생각해 두었던 최면을 모두 걸었다. 잠시 후 바텐더의 눈빛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오늘 즐겁게 잘 마시고 갑니다~ㅋ” “아... 네. (무슨 일이지...? 순간 정신을 잃은 거 같은데...)” 내일이 되면 바텐더는 지갑에 60만원이 왜 있나 황당해 하겠지. 그건 성좌님들의 선물이라 생각하길 바랐다.ㅋ 나는 자리로 돌아와 쓰러져 있는 뱀년을 부축해 일으켰다. 의식을 잃은 뱀년의 몸은 꽤나 무거웠다. 스스로 버티고 일어서지 못하는 뱀년을 끌고 갈 수는 없을 것 같았다. ‘들춰 업을 수밖에 없겠네...’ 완전히 꽐라가 된 여자를 업고 가는 모습이 되었다. 다행히 가게에 손님이 많지 않았고, 내 쪽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바텐더는 최면이 제대로 걸린 듯 나를 보고 그저 밝은 미소를 짓고 있을 뿐이었다. ‘실장이라는 작자가 나타나 뱀년을 찾으면 나와 멀쩡히 걸어 나갔다고 말하겠지?’ 나와 여자가 걸어 나간 것으로 기억이 조작되길 바랐다. ### 뱀년을 들춰 업고 호텔 로비를 걸어가면서도 눈치가 보였다.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여자를 들춰 업고 호텔 방으로 데리고 가는 것은 의심 사기에 딱 좋은 모양새였다. ‘바텐더에게 라운지 바 CCTV는 지우라고 최면을 걸었지만, 궁여지책이지. 호텔 곳곳에 설치된 CCTV에 이 모습이 안 찍힐 순 없는 노릇이야.’ 아니나 다를까 엘리베이터 앞에서 힘겹게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는 데, 호텔 직원이 다가와 물었다. “무슨 일이실까요? 도움이 필요하실까요?” 독심술 스킬이 끝났는지 마음의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나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대응하려 했다. “아. 괜찮습니다. 저 10XX호 장기 투숙하는 사람이에요. 일행인데, 술에 많이 취해서요. 혼자 데리고 갈 수 있어요.” 최대한 밝은 얼굴을 하면서 호주머니에 있는 카드키를 꺼내 보였다. 호텔 직원은 걱정스런 얼굴을 하며 그래도 도와 드릴 게 없냐고 재차 물었다. “괜찮아요. 볼 일 보세요.” “네...” 호텔 직원은 내 뒤에 선 채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살짝 불안함을 느낀 나는 엘리베이터가 내려오는 시간이 길게만 느껴졌다. 내 뒤에 있는 호텔 직원을 흘깃 흘깃 쳐다보는데, 로비에서 라운지 바 방향으로 걸어가는 건장한 체격의 양복을 입은 사내가 보였다. ‘ㅆㅂ. 저게 그 실장이란 작자인가.... 아슬아슬하네...’ 나는 내 모습을 감추고 싶었지만, 그럴 방법이 없었다. 이럴 땐 그저 성좌님들이 도와주시기를 바라야 했다. 띵동.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나는 얼른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 호텔 직원은 여전히 걱정스런 얼굴로 엘리베이터 밖에 서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와 뱀년을 걱정한 다기 보다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자신에게 불똥이 튈까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소현씨~ 소현씨~ 숙소에 왔어요. 정신 차려요~” 나는 등에 업은 뱀년을 일부러 깨우려는 듯 들썩이며 물었다. “으... 네... 에.... 실장님...” 뱀년은 다행히 작은 음성으로 대답을 해주었다. 나를 바라보는 호텔 직원의 눈빛에 조금은 안도하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직원에게 걱정 말라는 신호로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띵-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다. 나는 얼른 10XX호 버튼을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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