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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10화 계약(2)


“자네, 좋은 제안을 하나 하도록 하지.” “어떤...제안이요? “김 비서, 설명해 봐” “네 알겠습니다. 이쪽으로 앉으시지요. 김 비서라고 불린 여자가 옆 테이블에 앉으라고 한다. “성함이 이건우씨 되시죠?” “네 그렇습니다.” “제 소개를 먼저 하겠습니다. 저는 상동제약의 비서실 소속 수행비서 김유라라고 합니다. 저 분은 저희 상동제약 회장님이시구요.” 회장님... 정말 높으신 분이었다. “저희 회장님께서 잠깐 밖에 나가신 사이에 사고를 당할 뻔했던 것을 도움을 받으셨습니다. 이 점 먼저 감사드립니다. 원래 경호원을 데리고 다니시거나 차를 타고 다니시는데 그 사이 이런 일이 있었네요. 그에 대한 답례로 알약을 받으셨다고 하는데 맞죠?” “네 맞습니다.” “해당 약품은 저희 회사에서 출시 계획 중인 알약 중 하나입니다. 얼마 전에 제작이 완료된 제품이고, 임상시험 단계만 남은 상태입니다. 그래서 임상시험과 관련해서 제안을 드리려고 합니다.” “임상시험이요? 근데 이미 먹은 이상 시험 중인 것 아닌가요?” “음.. 그렇지 않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해당 약품을 만든 이유를 먼저 설명드릴게요. 저희 회장님께서는 이 약품을 만들기 이전에 먼저 여성용 알약을 만드셨습니다. 이 알약은 회장님께서 길거리에 발정난 여자들이 떠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싶다 하셔서 만든 알약인데, 섭취하게 되면 여성의 성욕이 극대화되지만 성관계에 대한 갈증이 해소되지 않게 되는 일종의 발정제 같은 것입니다. 다른 제품들과의 차이점은 반영구적이라는 점, 처음에는 티가 나지 않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심해진다는 점, 그리고 정말 어떠한 남성이든 상관없이 일단 성관계를 맺고 싶어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죠. 여성들의 체내에 성욕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 같은 물질이 있는데, 이를 저희는 편의상 ‘알파’라고 이름을 붙였고, 이 알약은 알파라는 물질이 반영구적으로 혈관에 남아 있도록 하는 그런 알약입니다. 그래서 효과는 아무리 짧아도 10년은 가니, 속된 말로 최소 10년은 걸레 암캐년으로 만드는 알약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미친놈들인 것이 분명하다. 여성을 그냥 걸레짝으로 만들어버리는 알약? “이 여성용 알약을 만드는데 10년 정도가 투자되었고, 임상시험까지 마친 상태로 출시만 하면 되는 상황입니다.” 아니 임상시험이 완료 돼? 누가 먹은 거지? 그리고 출시하면 도대체 누가 먹어??? “다만 상업성이 없다는 것이 문제죠. 그 누구도 이 알약을 먹고 싶어 하지는 않을 겁니다. 더군다나 이런 것을 파는 것 자체가 불법이고, 사회적으로 큰 비난을 받겠죠. 그래서 남성용 알약을 만든 것입니다. 알약을 통해 남성의 혈관에 ‘알파’를 공급하는 것으로 여성용 알약을 조금만 변형한 것이예요. ‘알파’는 서로 응집되어 모이는 성질이 있어서 남성용 알약을 먹은 사람과 여자가 접촉을 하거나 가까이 가게 되면 남성의 ‘알파’가 여성 체내의 ‘알파’를 자극하거나 모으게 되고, 엄청난 성욕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한 부위는 신체 말단 부위, 성감대, 입 안과 같은 체내, 침이나 혈액 이런 것들이 있어요. 특히 음경의 경우 가장 그 효과가 강합니다. 피가 모이면 효과가 극대화되기 때문에 발기하게 되면 거리가 꽤 있는 상황에서도 여자를 유혹시킬 수 있구요. 정말 유혹이 안 되는 여성들의 경우 피 냄새만 맡으면 바로 유혹이 될 거예요.” 민희가 갑자기 발정난 이유가 이 것이었던 것 같다. 발기된 음경을 보고 유혹된 것이 아닐까. “그리고 이 알약을 먹은 남성과 잠자리를 한 여성들의 경우 성욕이 영구적으로 극대화되고, 알약을 먹은 사람과 하는 것이 아니면 성관계시 아무런 쾌락을 누리지 못하게 됩니다. ‘알파’와 반응해야만 성욕과 쾌락을 느끼게 체질이 변하기 때문이예요.” 이래서 선희가 남자친구와 더 이상 느끼지 못한다고 했던 것인 듯하다. 그럼 이제 남자가 있는 여자들도 뺏을 수 있는 것인가? 심지어 유부녀도? 물론 할 생각은 없다. “여성용 알약에 성분을 조금만 추가한 것이기에 만드는 비용은 거의 들지 않았지만, 이런 효과의 약이라면 상업성은 충분하겠죠.” 그렇지. 자신만의 노예를 만들 수 있다는 데 안 살 사람이 있을까. “그래서 이 약을 만들어서 돈이 많은 남성들에게 뿌리면, 이 남성들이 정말 다양한 사람들과 무분별한 섹스를 하게 되겠죠. 그럼 이 남성들과 다시 섹스하지 못하게 된 여성들의 경우 그 쾌락을 잊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잠자리에서 전혀 만족감을 느끼지 못할 것입니다. 그 때 저희가 저렴한 가격에 여성용 알약을 제공하면, 이러한 여성들이 이 알약을 구입하게 되겠죠. 그러면 정말 많은 수의 여자들이 이 약을 먹게 될 것이고, 길거리에서 자신과 섹스해 달라고 애원하는 여자들을 볼 수 있게 되겠죠. 여기까지가 저희 상동제약에서 그려 본 시나리오입니다.” “꽤 구체적이네요.”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이건우씨에게 원하는 임상시험은 이 알약이 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지를 조사하기 위함입니다. 저희가 설명드린 시나리오와 얼마나 비슷하게 흘러갈 것인가를 알아야 되기 때문이죠. 그런데 여자들마다 느끼는 것이 다를 수 있고, 저희가 연구한 내용이 어긋난 부분이 있을 수 있죠. 그래서 이건우씨에게 알약에 대해서 상세히 말씀드린 것입니다.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고, 잘 알아야 그만큼 잘 쓸 수 있으니까요. 여기까지 궁금한 점 있으신가요?” “어..... 혹시 그러면 제가 그쪽도 꼬실 수 있는 것인가요?”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제가 혹시 몰라 장갑도 끼고 있는 것이구요.” 손을 확인한다. 정말 장갑을 끼고 있다. 다시 살펴보니 목과 얼굴 말고는 옷으로 덮여 있다. “임상시험은 저희가 몇 가지 임무를 주고 이 임무를 마치면 보상을 드리는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 임무를 하면서 생길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저희 변호사팀에서 어떠한 방식으로든 서포트할 테니 걱정 안 하셔도 되고, 보상은 저희 회사에서 출시 중인 여러 약품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뭐 사정 지연제라든가, 음경 확대약품, 스테로이드 등등으로 드릴 예정입니다. 최소 1000만원에서 몇 억하는 제품들인데, 거래가 불법인 제품들이라 혼자만 쓰셔야 하구요. 여기까지 맘에 안 드시는 부분 있나요?” “그냥 돈으로 주시면 안 되는 부분인가요?” “원하신다면 돈으로 드릴 수는 있습니다. 다만 다들 알고 계시는 두통약, 감기약 이외의 약품들은 사실 불법 약품이라 공식적인 수입으로 등록할 수 없고,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많은 돈을 빼다 썼기 때문에 저희가 현재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있습니다. 그래서 이 프로젝트가 실패하거나 지연된다면 자칫 검찰 수사까지 받을 수 있는 상황인데, 그렇게 되면 저희가 주기적으로 급여를 드렸다는 것에 건우씨가 불이익을 받게 되실 수 있습니다. 그래도 돈으로 받겠습니까?” “음..... 아니요. 원래대로 받겠습니다.” 뭔 기업이 비리가 많아??? “그러면 이제 구체적인 임상 실험 방법에 대해서 설명해드릴게요. 저희가 임무를 드리면 그대로 수행해주시면 됩니다. 임무는 앞으로 문자로 전송이 될 거고, 임무 내용과 보상 내용을 같이 보내드릴 것입니다. 기한도 써 있는데 최대한 기한에 맞춰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임무 수행 여부는 저희가 예의주시 할 것입니다. 임상시험 결과를 받아보기 위해 24시간 관찰을 할 수 있고, 핸드폰에 도청장치를 깔 수도 있습니다. 성관계를 한 여성을 주기적으로 관찰할 수도 있구요. 다만 이 관찰 내용은 순수하게 실험 결과에만 쓰일 것이고 저희 연구팀들만 볼 것을 약속드립니다. 어떠한 말도 나오지 않도록 조치를 취할 거예요. 이는 추후 계약서로 받아보실 수 있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300억원의 보상을 드릴 것을 약속드립니다. 여기까지 맘에 안 드시는 부분있나요?” “그러면 제가 섹스하는 것을 다 지켜본다는 것인가요?” “어느 정도 그렇습니다.” “그건 좀 민망한데요.” “저희는 섹스 내용이 어떠하다 해도 절대 아무런 언급조차 하지 않겠습니다. 하다못해 섹스를 하다 살인을 한다 해도 묻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철저히 비밀을 지킬 것을 약속드리고, 감시를 받는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저희가 감시를 해야 임무를 하다 성추행이나 성희롱 고소를 받게 되면 제대로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일단 알겠습니다.” 대체 뭘 하는 임무길래 성추행 얘기가 나오지? “뭐 어떤 임무가 있는데요?” “일단 당장 다음 임무는 5명의 사람과 성관계를 하는 것입니다. 이미 2명은 완료된 것으로 보이는데 맞나요?” 그새 관찰한 거야? “네.... 맞습니다.” “이번 임무는 5명의 사람과 성관계를 하면 되고, 보상은 발정제입니다. 제가 설명 드렸던 여성용 알약이요. 첫 임무라 좋은 보상 넣어드렸어요. 아무 남자나 밝히는 그런 여자로 만들고 싶은 사람 있으면 사용하면 됩니다.” “네 알겠습니다.” “질문 있나요?” “근데 오늘 들은 내용을 제가 들어도 되는 내용들인가요?” “뭐 안 되는 내용이기는 한데, 내용을 발설하진 않는 것이 좋을 거예요. 모든 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 “어디 가서 말하시지 않으면 아무 일도 없을 겁니다. 오히려 임무를 하다 보면 재미있을 거예요.” 갑자기 할아버지께서 일어나신다. “이봐 김 비서 그렇게 말하면 나도 쫄겄다. 자네, 건우라 했나? 그냥 맘 편히 생각하게. 우린 이 프로젝트에 자네가 필요해. 그래서 이런저런 보상에 변호사까지 지원한다 하면서 부탁을 하는 거고. 단지 자네가 어떤 식으로 섹스를 했는지, 거기에 여자들은 어떤 영향을 받았는 지를 관찰해야 해서 이를 좀 보겠다는 뜻으로 자네를 관찰하겠다고 한 걸세. 자네 인생에는 전혀 지장 없게 할 테니 걱정 말게.” 할아버지가 저렇게 말해주니 좀 안심이 된다. 근데 생각해보면 저 할아버지도 싸이코잖아? “뭐...... 알겠습니다. 바로 진행하면 되는 것인가요?” “네 맞습니다. 계약서는 퇴원하시게 되면 집으로 보내드릴 거구요, 보상도 앞으로 집에 택배처럼 보내드릴 겁니다. 오늘 임무는 문자로 다시 보내드릴게요. 질문 있으신가요?” “없습니다. 다 된 거면 나가보겠습니다.” 건우는 심히 당황스럽다. 자신에게 좋은 제안인 것 같으면서도 어딘가 쫄린다. 확실한 것은 어딘가 정신 나간 회사라는 것. 그 회사랑 자기가 얽히게 되었다는 점. 이 두 사실이 너무나 신경 쓰인다. 하지만 여러 가지 보상도 주고, 임무를 하면서 일이 생기면 변호사도 지원해준다 하니, 자유롭게 즐기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 살짝 걱정이 되는 건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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