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키넷 단편야설

한 편 완결 소설

성인소설 목록

최신 단편

야설 읽기
밍키넷 소설
토스트 메세지 나오는곳
텔레그램 공식채널

밍키넷 공식보증업체

44화 안녕 김성원


“내가 바로 군단이다...” 나는 마왕성 안뜰. 그러나 무한한 마계의 대지와 연결된 게이트의 안쪽부터 걸어들어오는 수많은 마족군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러고 있으니 옛날 자주 했던 게임 캐릭터가 했던 대사를 안 할 수 없었다. 아. 왠지 등 뒤에 뼈 날개를 달아 놓고 피부를 좀 보라색으로 바꿔놓으면 똑같으려나? 아니다. 그건 왠지 여자가 해야 할 것만 같지. 그건 좀 아닌 것 같고. 이 정도로만 만족하자. 그래도 멋지잖아. “뭐...하십니까?” “아...제레스.” 실질적 마족의 군단장 역할을 하는 녀석은 나와 함께 성채의 가장 꼭대기에 마족의 행렬을 지켜보고 있었다. 하지만 괜찮다. 녀석은 내가 하는 행동의 저의를 모를 테니까. “사실은 맞죠. 저 군단이 모두 마왕님께 덤벼도 마왕님이 이기실 테니까. 마왕님 자체가 군단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 “하하하. 그렇지. 아주 잘 알고 있군. 제레스.” 다행이다. 이 녀석 내 충성심 탓에 아무런 의심하지 않고 있어. 그때 들리면 안 되는 여성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와... 설마. 지금 따라 하는 거야? 그 종족 간의 전쟁을 그린... 아버지들이 많이 하...” “아아아... 주...주리구나. 그래 여긴 어쩐 일이지?” 젠장. 얘 그러고 보니 나랑 게임 얘기 많이 했었지. L로 시작하는 게임도 분명 다이아라고 했고... 아무튼 더 이상 이상한 게임 성대모사는 하면 안 되겠다. “나야 새로 등극한 오천왕으로서 군단을 맞이해야 한다고 들어서. 제레스가 직접 소개해 준다고 했어.” “흐음... 그렇군. 좋은 생각이야.” 그래 어찌어찌 넘긴 것 같다. 최대한 위엄있는 모습을 보여야 하니까 말이야. 마족들에게 있어 난 신과도 같은 존재인데. 그들에게 부끄러워하는 꼴이라도 보이면 체면이 말이 아니지. “그래. 주리. 우리끼리는 괜찮지만, 공적인 자리에선 경어를 쓰도록 하지.” “아... 알겠습니다.” 그렇게 난 안심하고 뒤를 돌아 미리 도착한 부대의 우두머리들을 만나려고 내려가는 순간이었다. “당신에겐 양심도 없습니까?” “!!!” 너무나 익숙한 말투와 떠오르는 그 비겁한 목소리. 그 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주리가 건방진 웃음을 보이며 날 쳐다보고 있었다. 그래. 분명히 저건 날 놀리려고 한 말이 분명하다. 젠장. 아무것도 모르는 제레스 앞에서 화를 낼 수도 없고... 그렇게 부들부들 떨던 나는 황급히 고개를 돌려 내려갔다. 젠장. 이 치욕은 꼭 갚아주마. 두고 보자! “주리. 마왕님한테 뭐라고 한 거야? 뭐길래 저리 반응을 하신...응? 왜 웃고 있어?” “하하하. 아...아무것도 아니야... 아. 성원이 녀석 여전하네.” “응? 여전하다니?” 주리는 제레스의 볼에 가볍게 키스하고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랍니다♡” “주...주리!” *** 마계의 군단은 작은 소대와 부대를 일일이 따지자면 훨씬 많은 수로 나눌 수 있겠지만 하나의 군대라고 부를 수 있는 군단은 총 150개 정도가 나누어져 있다. 그중 100에서 105대. 그리고 108대는 소멸한 상태지만 말이다. 그리고 각 군단의 우두머리가 150명. 10개 군단을 임의로 나누어 통솔하는 대장격 우두머리가 15명. 그리고 50군단을 한 개로 편성해 나눈 대장격 우두머리가 3명. 그들이 지금 마왕인 나와 대면하는 것이다. “제1대대를 통솔하는 대장 플뤼톤. 마왕님께 인사드립니다.” “제2대대를 통솔하는 대장 크루만. 마왕님께 인사드립니다.” “제3대대를 통솔하는 대장 플뤼아. 마왕님께 인사 올리옵니다.” 그리고 그들의 가장 상관인 제레스와 남은 오천왕의 인물들까지. 이곳은 마계에서 가장 높은 직책에 있는 이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그래. 잘 와주었다. 듣자 하니 1대대를 제외하면 아직 남은 군단은 당도하지 않았다고 들었는데 그대들은 먼저 와 주었군.” 강력한 악마의 상을 하는 플뤼톤은 그저 고개를 수그리고 있었지만, 피부를 온통 검게 뒤집어쓴 채 온갖 얼굴에 흉터가 나 앉은 사나이답게 생긴 크루만이 고개를 들며 말했다. “저희의 주군이자. 나아가 온 마족의 왕으로 군림하신 마왕님을 알현하는데, 만사를 제치고도 달려와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하. 크루만은 이전과 똑같군. 그래. 이번엔 자네의 대대도 전투에 투입될 것이다. 각오는 되어 있나?” “말해 무엇합니까? 마왕님. 3번대대만 전투에 데리고 가신 것 때문에 저희 애들이 굶주린 상태입니다. 그러니 이번 기회는 저희에게 포상인 셈이죠.” 나는 전투할 생각에 설레하는 크루만에게 고개를 끄덕이곤 옆에 몸을 떨고 있는 한 여인을 쳐다봤다. 서큐버스가 아님에도 눈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는 그녀는 인간의 상반신과 물고기의 꼬리, 자칫 인어라 생각할 수 있는 마물로. 3번대대의 대장인 플뤼아였다. “플뤼아.” “예...예! 마왕님.” “그래. 그대의 대대중 5개의 부대가 소멸되었다. 그중 한 부대는 내가 손을 댔지만 말이다. 어찌 된 일인지 파악은 끝내 놓았겠지?” 그녀는 나와 함께 인간계를 침략할 때 차출된 인물이지만 휴전을 취한 상황에 경계 강화에 만전을 기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통해 그녀는 마계에서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었다. 그뿐 아니라 마왕인 나에게까지 위협을 당하는 상황이었으니,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보다 정확히 파악해야만 했다. “예. 조사한 결과. 인간의 소행이 확실했습니다. 사제... 아마, 성녀급의 신성력을 품은 추기경 중 하나가 이 사태의 범인이 아닐까 사료됩니다.” “흠. 그렇군. 추기경이라. 일이 복잡하게 되었어. 우리는 조용히 경계를 지켰는데 말이야. 먼저 도발을 한 건 저쪽이란 말이지?” 그때 내 말을 이해한 베르만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습니다. 마왕님. 저들은 마족을 무시할 뿐 아니라, 마왕님의 권위까지 무시한 것입니다. 지옥의 업화를 그들의 세계에 뿌려야 마땅할 일입니다!” 그의 발언에 모든 인물들이 웅성웅성거렸다. 사실은 동조하고 있다는 편이 맞을 것이다. 그때 예상외의 인물이 손을 들었다. “하지만 그들이 왜 손을 썼는지에 대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 않습니까?” 모든 이들의 이목이 쏠린 손의 주인공은 바로 주리였다. 한때 인간이었던 주리. 마왕인 내 수족으로서 이미 그녀의 정체를 파악한 사천왕들을 제외하자면 눈앞의 대대를 이끄는 3명에게 있어 주리는 예상외의 인물이었다. 마계는 철저한 계급주이지만 그만큼 노력한 결과를 인정해 주는 곳이기도 하다. 그들은 모두 어렸을 때부터 군에 몸을 담아왔고 착실히 실적을 올려 이 자리에 올라온 것이다. 그런데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인물이 대뜸 사천왕들과 같은 위치에 앉아 있으니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다. 플뤼톤이 나에게 정중히 물었다. “송구합니다만. 마왕님. 저년은 누굽니까?” 그때 제레스가 벌떡 일어나 말했다. “건방진 놈! 지금 누구 앞이라고 함부로 년년거리느냐!” “하지만. 제레스님.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이 마족이라곤 하나, 저희는 처음 보는 존재이옵니다. 의심을 먼저 품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부디 노여움을 풀어 주십시오.” 하지만 제레스는 여전히 분노를 삭이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손을 들어 제지했다. “그만. 제레스. 내가 아직 말하지 못한 잘못인 것이지. 그러니 그대가 화를 낼 필요는 없다.” “죄...죄송합니다. 혀...아니, 마왕님.” “음... 그렇군 내가 아직 설명을 안 했어. 이렇게 된 거 그대들의 앞에서 공표하도록 하지. 그녀는 새로이 오천왕의 자리에 오른 정주리다. 능력은 마족의 고유샤먼이 쓰는 네크로맨서의 고유 능력의 상휘호환이라고 할 수 있지. 데스나이트를 다스리는데 성공했으니, 그 능력을 입증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내 말이 끝나자 눈앞에 있던 3명은 눈이 휘둥그레진 채 놀라워했다. “데...데스나이트라니. 그 전설의 언데드 말인가?” “그렇더군. 듣자 하니, 술자가 죽어도 끝까지 명을 끝마친다고 하던데.” “그렇다면 놀라운 일이군요. 마계의 홍복이나 다름없습니다.” 아무래도 그들은 주리의 능력과 함께 내 말을 모두 신뢰하는 눈치였다. 다행히 우리는 이후 인간계를 침략하는 방안을 서로 논의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럼. 오늘의 군사 회의를 시작하도록 하지.” *** 끼이익. 짧다면 짧지만 내겐 아주 길고도 길었던 회의의 시간이 지나고 난 황급히 수진이가 기다리고 있을 방 안으로 들어갔다. 지금도 여전히 아쉬워하는 그녀의 두 눈동자가 눈앞에 아른아른 거렸기 때문이었다. “수...수진아. 많이 기다...” 하지만 그곳에 나를 기다리고 있던 건 수진이가 아니었다. 그날 이후 한 번도 잊지 못했던 처연하고 상처받은 눈동자를 보였던 사람. 나의 소꿉친구이자 이 세상을 구원할 존재인 용사. 유리였다. “안녕. 김성원.” “유...유리? 이게... 어떻게...” 그리고 유리의 등 뒤에서 삐죽 머리를 내밀던 수진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서...성원아. 왔어?” “아니, 수진아. 이게 무슨... 어떻게 된 일 인 거야? 그리고 뒤에 숨어 있는 다른 애들은 왜 안 나오고...” “하하하. 역시 속일 순 없겠네.” 이미 알고 있었다. 유리가 앉아 있는 내 침대 뒤로 수진이, 유나, 예나가 모두 숨어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나저나 그녀가 왜 이곳에 있는지는 전혀 예상이 안 갔다. 분명히 수진이와 어제 못다 한 사랑을 나누자고 했던 것 같은데... 그때 유리가 입을 열었다. “내가 부탁했어.” “뭐?” 나는 그녀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나보고 다시 보지 말자고 했던. 그녀가 왜 친구들에게 부탁까지 하며 날 보자고 한 건지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당황해하는 내 얼굴을 보고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했던말을 반복했다. “내가. 부탁했어. 널 만나고 싶어서.” “나를...?” “그래. 너... 마왕이 아니고. 내 친구인 김성원을...”

고객센터 Supp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