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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세레나 (1)


1. 나는 설마설마하면서도 조용히 중얼거렸다. "상태창." 그러자 정말로 눈앞에 반투명한 창이 떠올랐다. [상태창] 이름 : 김도하 나이 : 28 신장 : 178cm 체중 : 67kg 근력 : F+ 내구 : F 체력 : F- 마력 : F+ 종합 능력치 평가 : F 특성 : 없음 특수 능력 : [리얼돌을 사람으로 만드는 힘 : C] ※ 능력치 평가는 평균적인 성인 남성을 F로 가정하고 매겨집니다. 딱 보자마자 F로 도배된 능력치를 보고 절망적인 기분이 들었으나, 성인 남성 평균이 F였다. 그렇다면 납득이 된다. 특수 능력 부분은 마치 터치가 가능할 것처럼 살짝 튀어나와 있었다. 그래서 바로 터치해 봤다. 띠링-! [리얼돌을 사람으로 만드는 힘] 능력 평가 : C 리얼돌에 대고 '간절히 염원'하면 리얼돌을 살아있는 사람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사람이 된 리얼돌은 능력자를 자신에게 생명을 부여해 준 창조주이자 주인으로 여겨 완벽하게 복종합니다. 언어능력을 포함하여 생활에 필요한 아주 기본적인 상식은 가지고 있으나 추가적인 지식은 가르쳐야 합니다. 이후 주기적인 능력 사용을 통해 사람이 된 리얼돌의 능력치를 상승시킬 수 있습니다. 현재 간절히 염원하는 방법 : 섹스를 통한 질내사정 관리 중인 능력 사용 대상 : [세레나] ※ 능력 평가는 처음 능력이 발현되었을 때의 평균적인 등급을 F로 가정하고 매겨집니다. "이런 미친……." 아까 들었던 건 환청이 아니었다. 정말로 내게 능력이 생겼다. 무려 '리얼돌을 사람으로 만드는 힘'이……. 아까 전에 시스템 음성은 이렇게 말했었다. [당신의 간절한 염원에 반응해 능력을 각성했습니다.] 능력 발현의 조건이 '간절한 염원'이라는 뜻이었다. 그렇다면 특수 능력을 각성한 '능력자'는 아마 나 말고도 아주 많을 것이다. 급박한 상황 속에서 좀비랑 싸울 수 있는 힘을 원하는 사람이 한둘은 아니었을 테니까. 나는 재빨리 인터넷 뉴스를 찾아봤다. 아직 인터넷은 끊기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몇 분 전에 벌써 기사가 올라와 있었다. [속보, 전 세계적으로 정체불명의 음성과 함께 특수한 능력을 각성하는 능력자들 다수 발생.] ……세계 각지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음성과 함께 특수한 능력을 얻었다고 증언하는 사람들이 다수 발생했습니다. 능력을 각성한 사람들은 평범한 사람들보다 뛰어난 힘을 발휘하여 좀비 바이러스 창궐에 맞서는 새로운 카드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뉴스 기사를 끄고 곧바로 커뮤니티를 찾아보자 능력을 각성했다는 사람들의 증언이 속출했다. 어차피 익명이기에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능력과 등급을 솔직하게 공유했고, 많은 정보가 모여 이 능력이라는 것이 어떤 식으로 주어졌는지 대략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의 능력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되었다. 1. 좀비를 퇴치할 수 있는 '공격계'. 2. 좀비의 공격으로부터 자신과 주변인을 보호할 수 있는 '방어계'. 3. 상처를 회복시키는 능력이나 하늘을 나는 능력 등, 직접적으로 공격이나 방어와 연관되지는 않는 종류의 '특수계'. 좀비가 지척에서 목숨을 위협하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 각성한 능력들은 대부분 이 세 가지에 속하는 것들이었다. 그리고 나는 볼 것도 없이 특수계였다. 아마 특수계 중에서도 나만큼 특수한 새끼는 없을 것이 분명했다. "씨발…… 하하."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온다. 리얼돌을 사람으로 만드는 힘? 현실이 좀비 아포칼립스로 바뀌고, 상태창을 부를 수 있는 능력자들이 대거 출현했는데, 그 와중에 내 능력은 무려 리얼돌을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뭐 이런 경우가 다 있나? 이 능력으로 좀비 사태를 헤쳐나가는 것이 가능할까? 다들 목숨이 위험한 와중에 느긋하게 리얼돌이랑 섹스나 하고 있었던 것이 죄라면 죄였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능력자들의 능력 등급 평균이 F라는 것이었다. 내 능력은 첫 등급이 C다. 커뮤니티에서도 어그로성 글을 제외하면 C 등급을 받았다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다. 생명을 부여하는 능력이라서 그런가? 나는 잡생각을 계속하면서도 눈으로는 계속 커뮤니티를 훑었다.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정보는 생존 가능성으로 직결된다. 언제 인터넷이 끊길지 모르니 커뮤니티를 통해 정보를 최대한 습득해야 했다. 쉼없이 갱신되는 인기글들을 정신없이 살펴보고 있는데 옆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꿈속에서나 들어봤을 완벽한 내 타입의 미성이었다. "주인님." 잊고 있었다. 세레나. 내가 섹스를 통해 사람으로 만들어낸 리얼돌. 아니, 무의식중에 신경을 안 쓰려고 하고 있었던 건가? 인형일 때는 내 마음대로 관절을 꺾으면서 가지고 놀았는데, 이제 어떻게 대해야 할지 알 수가 없다. 뻣뻣하게 고개를 돌리자 여전히 감정이 희박해보이는 무표정의 세레나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를 빤히 바라보는 녹색의 눈동자에는 걱정하는 기색이 담겨 있다. "괜찮으십니까? 안색이 좋지 않습니다. 식은땀도 계속 나고요." "아……." 세레나는 나를 걱정하고 있었다. 내가 만들어낸 생명체. 살아있는 사람. 그러나…… 아까 전에 읽었던 능력 설명이 떠올랐다. '사람이 된 리얼돌은 능력자를 자신에게 생명을 부여해 준 창조주이자 주인님으로 여겨 완벽하게 복종합니다.' 세레나는 내게 완벽하게 복종한다. 그 사실을 떠올리고 나자 여유가 생겨났다. 나는 세레나의 모습을 전체적으로 다시 살펴봤다. 한 가닥 한 가닥은 가늘면서도 숱이 풍성한 백금발이 몇 시간 동안의 격렬한 섹스 탓에 이리저리 헝클어져있다. 흐트러진 앞머리 아래로는 얇은 눈썹, 나비의 날개처럼 기다랗게 펼쳐진 백금색의 속눈썹, 나를 올려다보는 초록색의 눈동자. 예술적인 조화를 이룬 이목구비는 여전히 감정이 희박한 무기질적인 아름다움을 뽐냈으나, 인형일 때와는 달리 확연하게 생기가 느껴졌다. 이 여자는 살아있다. 그 밑으로는 옷을 입지 않아 섹스의 여파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야한 몸이 자리했다. 내가 힘껏 빨고 주무른 탓에 약간 붉은 기가 맴도는 G컵의 커다란 가슴, 시선을 빼앗는 분홍색의 유두. 전에는 압도적인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실리콘 인형의 한계가 느껴졌으나, 지금은 완벽한 인간의 피부였다. 하얀색의 피부는 모공에서 조금씩 흘러나온 땀으로 인해 은은하게 번들거린다. 몇 시간을 박아댔음에도 자지를 빼고 나니 다시 일자로 앙 다문 통통한 보짓살. 그 위에는 내가 수없이 싸지른 정액과 러브젤이 끈적하게 거품져 허벅지 사이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주인님?" 완벽하다. 내가 상상하고 커스터마이징한, 미적으로 가장 완벽한 이상의 여자가 내 눈앞에서 살아 숨 쉬고 있었다. 고개를 갸웃거리는 세레나를 보고 있자니 수 시간의 혹사 끝에 고개를 숙였던 자지가 곧바로 불끈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홀린 듯이 입을 열었다. "세레나." "네, 주인님." "우리 섹스할래?" 세레나의 입꼬리가 살포시 올라갔다. 지상에 강림한 천사처럼 보이는 자애로운 미소. 내가 처음 보는 세레나의 표정이었다. "좋아요!" 2. 나는 인형일 때의 세레나에게 키스만은 하지 않았었다. 리얼돌에게 성욕을 푸는데 굳이 관절도 없는 실리콘 입속에 혀를 넣어서 깨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살아 움직이는 세레나를 보자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키스하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이었다. 나는 세레나의 뒷목을 잡고 끌어당기며 입술을 겹쳤다. 얼굴이 가까워지는데도 세레나는 눈을 감지 않았다. 똘망똘망한 눈동자로 한순간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내 눈을 마주 응시한다. 시작은 가볍게 입술을 부비는 버드키스로 시작했다. 살아있는 육체의 부드러운 감촉이 입술에 닿고, 코를 통해 뿜어지는 세레나의 따듯한 숨결이 내 인중을 간질였다. "흐응……." 세레나는 기쁜 듯 입꼬리를 살포시 올리며 내 목을 끌어안고 적극적으로 입술을 부벼댔다. 나는 그녀의 입술 사이로 혀를 넣었다. 그러자 세레나의 눈동자가 놀란 듯 조금 수축되더니, 수줍은 듯한 혀가 조심스럽게 마중 나왔다. 세레나의 혀를 구석구석 맛본다. 뱀이 교미를 하는 것처럼 서로의 혀가 서로를 탐했다. 부드러운 설육에서 뿜어지는 세레나의 침에서는 산뜻한 레몬향이 나는 듯했다. "으음……." 세레나가 내 목을 더 세게 껴안으며 혀를 넣어왔다. 풍만한 가슴과 첨단에 볼록 튀어나온 유두가 내 가슴에 뭉개지는 감촉이 느껴진다. 나는 그녀의 복부에 잔뜩 성난 내 자지를 문지르며 키스를 이어갔다. 혀를 탐할 만큼 탐했으니, 그다음은 입안 곳곳을 탐험할 차례다. 입천장을 천천히 핥다가 위로 마중 나오는 세레나의 혀 밑으로 들어가 설소대를 쓰다듬는다. 가지런하게 서있는 그녀의 이빨이 몇 개 인지 혀로 하나씩 세어본다. "흐윽…… 흑." 세레나가 마치 우는 것처럼 흐느꼈다. 계속 혀를 움직이면서도 가슴을 힘껏 비벼대는 게, 잔뜩 흥분해서 다음 단계를 원하는 것 같았다. 입을 떼어내자 서로의 혀끝으로 길게 침이 끊어져 아래로 떨어졌다. 그녀의 가슴 위로 타액의 실이 흘러내린다. "아……." 혀를 내민 채로 멍하니 굳어버린 세레나의 표정은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을 강제로 빼앗긴 것처럼 허무해 보였다. 나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분홍빛 유두를 바라봤다. 다시 봐도 완벽하다. 양손으로 가슴을 움켜쥐고는 엄지손가락으로 유두의 가장자리, 유륜을 천천히 쓰다듬었다. "아, 아, 아……!" 세레나는 내 팔뚝을 힘껏 부여잡은 채로 단발적인 신음을 흘렸다. 나는 양손 검지로 유두를 잡아 힘껏 비틀었다. "하윽…… 주인님—!" 나를 애타게 부르는 목소리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흥분의 기색이 가득했다. 나는 왼쪽 가슴에 얼굴을 묻고 유두를 한가득 물어 힘껏 빨아들였다. "하아아아아아악!" 맛있다. 실리콘의 인공적인 맛이 아니다. 실제 사람의 부드러운 살결, 세레나의 땀에서 느껴지는 산뜻한 레몬향, 따듯한 온기. 이것이 내가 생명을 부여한 리얼돌이라는 사실이 믿기질 않는다. 나는 자신의 작품을 구석구석 확인해 보는 조각가의 심정으로 세레나의 가슴을 이리저리 핥았다. 세레나는 내 머리를 꽉 껴안고는 단발적인 신음을 계속했다. 유두와 유륜, 윗가슴부터 옆가슴, 땀이 차있는 밑가슴부터 잘록하게 들어간 배꼽까지, 꼼꼼하게 혀로 핥고 나자 그 밑의 협곡이 눈에 들어왔다. 세레나의 보지. 아까 내가 싸놨던 정액과 거품진 러브젤은 이미 다 흘러내리고, 대신 새로운 액체가 흥건하게 나오고 있었다. 투명하고 끈적하면서도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이건…… 애액이었다. 세레나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잔뜩 흥분해서 보지에서 수도꼭지처럼 애액을 쏟아내고 있었다. 나는 다시 세레나의 얼굴을 쳐다봤다. 무기질적이었던 표정은 온데간데없고, 몽롱하게 풀린 눈빛이 참을 수 없다는 듯 내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세레나는 비언어적 표현으로 말하고 있었다. 나를 원한다고. 겁쟁이인 나는 그걸 굳이 확인하고 싶었다. 그리고, 확인하고 싶다면 하면 된다. 세레나는 내게 복종하니까. "세레나." "흐읍… 네, 주인님." "내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어?" 내 질문에 세레나의 표정에 걱정 어린 기색이 깃들었다. 그녀는 무언가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곧이어 살짝 망설이는 듯 떨리는 그녀의 입술이 열렸다. "주인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확인하고 싶습니다. 처음 깨어났을 때처럼 주인님과 섹스하고 싶습니다." "아……." "……과분한 소망일까요?" 나는 걱정스레 질문해오는 세레나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봤다. 세레나는 나랑 섹스하고 싶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두려워하고 있었다. 나한테 거절당할까 봐. 자신이 복종하는 창조주에게 자신의 솔직한 욕망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사랑스러워서 참을 수가 없다. 나는 곧바로 대답했다. "그럴 리가. 너는 온 세상의 사랑을 전부 받아도 부족할 만큼 사랑스러워, 세레나." 내 대답에 세레나는 수줍게 웃으며 대답했다. "제게 필요한 건 주인님의 사랑뿐이에요." ……어떻게 이렇게 사랑스러운 말만 골라서 할까? "세레나. 앞으로 섹스가 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바로 말해. 참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내 말을 들은 세레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세상에서 가장 귀중한 선물을 받은 것처럼 환하게 웃었다. "감사합니다, 주인님. 저 지금 섹스하고 싶어요!" "좋아." 나는 세레나의 보지로 손을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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