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화 몽마의 힘 (5)
“오오... 한창 준비 중인가 보네요?”
“그렇습니다. 사냥제는 인근 던전에서 공수해 온 몬스터를 풀어놓는 식이라... 아무리 각성자들이 몰려있다지만 일반 관광객도 많으니 준비를 철저히 해야죠.”
특수 금속으로 만들어진 철조망이 대략 5미터는 넘어가는 높이로 둘려 있어서 자못 살벌했다.
그 앞을 분주하게 오가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는 스태프로 보이는 사람들이 확성기로 사람들을 통제했다.
새벽 시간임에도 많은 사람이 길거리로 나와 돌아다니고 있었고 사방에서는 노점에서 파는 음식들의 고소한 냄새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곳곳에 걸린 플랜카드와 반짝이는 불빛들에 정말 축제라는 게 실감이 났다.
“굳이 식당이 아니더라도 길거리에서 사 먹어도 되겠어요.”
“괜찮으시겠습니까? 부, 분위기가 괜찮은 곳이 있다고 하는데요...”
마구 흔들리는 꼬리 뒤로 숨긴 핸드폰으로 열심히 검색했는지 떠듬떠듬 말하는 게 귀엽다.
“음... 청란... 누나?”
“으... 다, 다시 한번만...”
“청란 누나는 몇살이야?”
“...27살입니다.”
내가 올해로 24살이니까 누나가 맞았네. 외모도 예쁘고 몸매도 좋은데다 랭킹 2위의 길드에 소속되어있는 하이 랭커.
“누나는 남자친구 사귄 적 없어요? 이렇게 예쁘고 능력도 좋은데.”
“어, 어, 없습니다!! 바, 바빠서...”
“우와...”
대충 반응을 보고 그럴 거라고 생각하긴 했는데 정말 이쪽 세계의 남자들은 어떻게 되먹은 건지 잘 모르겠다.
사실 만나본 적도 대화를 나눠본 적도 거의 없어서 대충 인터넷이나 사회 문화적 분위기를 읽는 게 대부분이었다.
잘은 몰라도 이쪽 세계 남자들만의 어떤 취향이나 선호하는 방향이 있겠지.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개꼴리는 암컷을 그냥 놔둔다니. 당장이라도 보지를 푹푹 쑤셔서... 어라.”
“...”
“...혹시 저 방금 소리 내서 말했나요?”
“보, 보, 보...푸, 푹푹.”
“어! 저기 맛있어 보이는 음식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최면에라도 걸린 듯한 눈을 하는 청란의 손을 잡아끌어 본격적인 맛집 탐방에 나섰다.
의미심장한 눈길을 보내던 청란도 내 억지 텐션에 어울려주다 서서히 본인도 즐기게 됐다.
자기 취향의 남자와 손을 잡고 축제 거리를 걸어 다니며 데이트.
아마도 여자들의 로망 비슷한 게 아닐까.
“누나! 왜 자꾸 누나가 사는데. 나도 돈 있다니까?”
“크흠. 시, 시우야. 이런 건 여자가...”
“어휴. 누나. 자꾸 그러면 남자들은 부담스러워하는 거야.”
“...우리 부족 남자들은 안 그러던데.”
“응?”
“아, 아니야.”
랭킹 2위 길드 소속인 만큼 돈이 썩어 남겠지만 돈을 지불할 때마다 묘하게 바들바들 떨리는 손도 그렇고 딱히 얻어먹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내가 바라는 건 그냥 쭉쭉빵빵한 여자가 손수 먹여주는 맛있는 음식이고 그런 상황이지 그 음식을 살만한 돈이 아니니까.
청란 누나는 나와의 데이트가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지 아주 그냥 꼬리가 떨어져 나갈 듯 흔들어댔다.
‘엉덩이도 같이 흔들리는 게 개꼴리네. 쓰읍.’
격한 전투를 보내왔다는 듯 낡아서 헤진 가죽 바지 위로 드러난 빵빵한 엉덩이는 보기만 해도 좋았다.
돌아다니며 조금 편해진 우리는 말을 놓기로 했다. 묘하게 내 이름을 부르는 대신 아예 목적만 말하는 식으로 대화를 이어가려고 하던 청란이 어떻게든 내 이름을 부르게 만드는 것도 재밌었다.
‘음...길드원들하고도 한번씩 데이트나 해야겠다. 생각해보니까 제대로 날 잡아서 한 적은 없구나? 이번 무투전에서 데이트 소원권을 상품으로 걸어볼까.’
분명 좋아하겠지. 그리고 나를 그렇게 좋아해 주고 데이트라도 한번 해보려고 하는 모습은 또 사랑스럽기도 하고.
“오, 청갑 가재 튀김이래요. 먹어봤어요?”
“네. 상당히 맛있습니다.”
“그럼 하나 사서 나누어 먹어요.”
청갑가재는 식용으로 유명한 몬스터다. 마치 기사를 연상시키는 두꺼운 푸른 갑주를 입고 있는 이 가재는 크기가 2m를 넘어가기 때문에 다리 한 짝만 해도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아이구. 연인사이신가? 잘 어울려~”
분주하게 움직이며 포장하는 아줌마의 능글맞은 물음에 청란은 꼬리를 마구 흔들어대며 기뻐했다.
“그, 그런가요? 크흠!”
내 눈치를 살펴 가며 부정하지 않고 은근슬쩍 넘어가려는 모습에 나는 피식 웃으며 그녀의 손을 잡고 있던 손을 풀어 아예 팔짱을 껴버렸다.
‘귀여우니까 서비스.’
흐물흐물해진 청란을 대신해 재빠르게 계산을 마치고 따끈따끈한 튀김을 받았다.
“저기 테이블에 가서 먹어요.”
“녜에...”
노점 앞의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은 우리는 손바닥 2개를 합친 크기의 튀김을 잘라 먹었다.
바삭바삭한 튀김 옷 안에 깊은 풍미를 가진 가재살. 포근포근하면서도 탱글탱글한 식감에 나도 모르게 바르르 떨었다.
“마, 마시써어...”
“네... 맛있어 보여요...”
*
빵! 파바방!!
“제7회! 사냥제의 개막식을 시작합니다!!”
화려한 폭죽과 함께 훤칠한 미남 진행자의 외침에 사방에서 여자 특유의 높은 비명이 울려 퍼졌다.
“으와... 열기 장난 아니다.”
“이번에는 남자 진행자로 했네. 작년에 여자가 나왔다가 욕 뒈지게 먹었는데.”
박아라가 쿡쿡 웃으며 내게 음료수를 건네줬다.
“땡큐.”
“사냥제는 또 여름 축제의 또 다른 묘미거든요! 우승 상품도 있고 사냥제 입상자에게는 명예 훈장도 줘요!”
주변의 시끄러운 소리에 피피가 소리치듯 목소리를 높이며 환하게 웃었다. 혼자 피폐물을 찍던 불쌍한 여자가 환하게 웃고 내가 그렇게 만들었다는 사실에 조금 뿌듯했다.
나도 모르게 손을 뻗어 그녀의 볼을 한번 쓰다듬으니 피피는 멍해져 나를 바라보다 펑! 소리와 함께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
“야아... 오늘은 내꺼잖아.”
내 등에 딱 달라붙은 한세희가 내가 들고 있는 음료수의 빨대를 쪽쪽 빨다가 나를 더욱 꽉 끌어안았다.
뭉클-
등에 닿아 뭉개지는 한세희의 흐뭇한 젖가슴에 그녀의 머리도 쓰다듬어줬다.
임산부(?)에게는 안정이 필요하다나 뭐라나. 마구잡이로 우기며 칭얼대는 그녀에게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여주고 발정기라 조금 이해해주는 길드원들의 배려로 이렇게 됐다.
“오? 누가 무대로 올라오는데.”
당당한 풍채의 용인족이 무대 위로 모습을 드러내자 사방이 조용해졌다. 백색의 머리카락과 꼬리 쪽의 비늘. 다른 용인족에게서는 보지 못했던 색다른 색이라 눈길이 갔다.
계단을 걸어 올라갈 때마다 푸릉푸릉 흔들리는 엉덩이를 본 게 아니다.
“아, 저 아줌마. 가디언 길드 길드장이야.”
“2위 길드?”
“가디언 길드는 수인족. 용인족. 조인족 등. 그런 계열만 받거든. 용의 가디언을 자처하는 신성한 어쩌고. 뭐 그래.”
감흥 없이 맥주를 치익- 따며 꿀꺽꿀꺽 삼키는 박아라의 모습은 마치 광고의 한장면 같았다.
“시우야. 사냥제 해볼래?”
“어, 나도 해도 되는 거야?”
“그냥 재미로 해보면 좋지 않을까요? 저도 조금 궁금하긴 해요!”
어디서 응원봉을 챙겨와 휘두르는 레베카는 잔뜩 기대감에 부풀었다.
“에이. 나는 그냥 응원만 할래. 세희도... 안정이 필요하다니까 같이 있어야 하고.”
“아쉽네요...”
레베카와 피피는 흔치 않은 기회를 놓쳐 아쉬워하며 다시 의자에 앉았다.
“너희들끼리 한번 해봐. 내가 응원할게.”
“우승 상품이 뭐였더라.”
박아라는 머리를 쓸어 넘기며 안주를 집어 먹었다.
“아. 이번 우승 상품은 모레타의 진주에요. 모레타 대왕 조개의 진주인데 여자의 임신에 도움이 되는 파장을...”
벌떡!
“참가. 우승. 임신!”
말없이 안주를 깨작거리던 이유라는 그대로 벌떡 일어나 검을 빼 들었다. 죽어있던 눈이 지금은 아주 이글이글 불타고 있었다.
“호오? 그런 게 있었어? 크흠... 나는 뭐 딱히 가지고 싶지는 않은 데 있으면 좋겠네.”
박아라도 남은 맥주를 한 번에 들이키며 슬쩍 일어나고 나를 보며 입술을 핥았다.
“와! 그럼 저희 다 같이 해요! 피피도 같이 가실 거죠?”
“그럴까? 나도 어떤 원리로 그런 효과가 발생하는지 궁금했어.”
졸지에 나와 한세희를 제외한 모두가 일어나고 나는 그녀들의 얼굴을 한 번씩 훑어봤다.
불타는 눈으로 나를 보는 이유라. 입술을 핥아 올리는 박아라. 레베카와 피피도 안 그런 척 하면서 나를 보고 있다.
어쩐지 사슴이 되어서 늑대무리 한복판에 떨어진 느낌이라 나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꿀꺽...이, 임신은 계획적으로...”
“헹! 그래봐야 내가 처음이지롱? 그치. 시우야. 나 모유 나오면... 매일 마시게 해줄 게♡ 지금도 나오고 있는지 한번 확인해 볼래...?”
내 어깨를 깨물 깨물 하며 핥아대는 세희의 몸이 점점 달아오른다.
“으득.”
이제는 완전히 눈이 돌아가 버린 이유라가 참가 신청을 받는 곳으로 살기를 줄줄 흘리며 걸어가고 박아라가 빙글빙글 웃으며 그 뒤를 따라갔다.
“그, 저는 그냥 재밌어 보여서 가는 것 뿐이에요!”
레베카는 부끄러운지 후다닥 멀어졌다.
“후우...”
피피는 깊은 한숨을 쉬며 알쏭달쏭한 눈으로 나와 한세희를 번갈아 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시우 님은 나중에 얘기 좀 해요.”
“무슨 일인데?”
“임신에 대한 거에요. 시우 님은 자신의 처지에 대해서 좀 더 확실하게 알 필요가 있어요. 애초에 알고 있던 저도 대책 없이 안쪽에... 꿀꺽... 시우 님의 정을 받긴 했지만...”
“아, 그거...”
나도 피피의 말을 듣고 보니 조금 걱정이 됐다.
정액으로 가득 찬 세희의 자궁에 생길지도 모르는 우리 아기.
과연 어떤 혈통을 가지게 될지 몰랐다.
“그러니까... 저, 정액도 한번 검사를 해봐야 할 거예요. 준비하시고... 오늘 밤 제 방으로 와주세요...”
얼굴이 터질 듯 빨개진 피피는 그렇게 말하고는 음란한 살집이 가득한 몸을 흔들어대며 일행을 따라갔다. 일부러 내 시선을 즐기듯 느긋하게 엉덩이를 흔들어대는 암컷.
불끈!
“저, 저런 요망한 년...”
“야... 너 지금 나 두고 자지 세우는 거야?”
“아, 맞다. 너 자꾸 가슴 비벼댈 거야? 나 못 참는다고. 진짜 혼난다?”
“이 나쁜 자지♡ 보지만 보면 자궁 푹푹 해서 임신시키고 싶어 하는 불량 자지♡ 하으♡”
“윽... 여기 바깥이야...! 조금 진정해!”
“에잇♡”
내 자지를 잡고 귀두 끝의 구멍을 손톱으로 살살 긁어대는 한세희의 손길에 나는 결국 참지 못하고 그녀를 안아 들고 빠르게 사람이 없는 곳으로 달려갔다.
“꺅♡ 임신 당한다아~♡ 히힛♡”
사방에서 뿜어지는 여자들의 발정기 암컷 냄새에 나도 취해가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