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화 34. 터부 (3)
그녀의 펠라티오 스킬에 몇 번이나 사정감을 끌어 올렸던 상황에서, 한가연과의 통화로 인해 엉뚱한 상상까지 더해졌던 양향일까.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정액이 일시에 그녀의 입 안으로 쏟아져 들어가자, 강시연 조차도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떻게든 입 안을 가득 채우는 정액을 삼켜 보려 했지만, 삼키는 속도 보다 순식간에 목젖을 때리며 입 안을 가득 채워오는 속도가 더 빠르다.
결국 입술을 비집고 정액이 튀어 나가려 하자 어쩔 수 없다는 듯 강호의 자지를 뱉어 내었다.
그녀의 입에서 허연 정액이 울컥 하고 쏟아져 내리는 것과 함께 입안에서 빠져나온 자지의 끝에 자리 잡은 작은 요도구가 움찔하고 벌어지며 마지막 물줄기를 뿜어내었다.
뜨거운 정액이 허공으로 튀어 오르자 강시연이 대뜸 음경을 움켜쥐고는 자신의 얼굴을 향해 조준했다.
마지막 한 줄기의 정액이 그녀의 얼굴을 뒤덮고 한껏 벌린 입 안으로 길게 호선을 그리며 튀어 나가 안착하는 모습이 강호의 눈에 고스란히 담겨 왔다.
붉게 상기한 눈시울을 한 채로 혀를 굴리자 보랏빛 혀와 대비되는 하얀 정액이 점액질처럼 끈적이며 이리 저리 움직이다 입가로 흘러내리기도 한다.
이 얼마나 더럽고 음란한 광경이란 말인가.
마치 AV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모습에 강호의 자지가 다시 한 번 꿈틀 거리며 정액의 찌꺼기를 토해내었다.
그녀가 눈을 뜬 채로 올려다보면서 입 안에 든 정액을 그대로 꿀꺽 하며 삼켰다.
무릎을 꿇고 앉아 시선을 마주한 채로 정액을 삼키는 모습이 가져다주는 시각적인 자극은 실로 대단했다.
더럽고 추잡한 변태적인 모습이다.
동시에 매우 자극적이고 선정적이며 음탕하면서도 실로 아름다운 모습들이 공존하고 있다.
그녀의 이런 모습은 강호의 마음 속 깊이 내제되어 있던 원초적인 정복 욕구를 자극하며 또 다른 만족감과 희열을 선사했다.
어느새 그녀의 얼굴에 묻어있던 정액이 그녀의 손에 의해 입 안으로 사라져 간다. 그 와중에도 그녀의 눈은 한시도 강호에게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그 눈을 보며 강호는 저도 모르게 엉뚱한 생각을 떠올리고 말았다.
‘저 얼굴에 지금 오줌을 싸 버리면 그녀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
차원 문을 발견하기 전, 꿈속에서 만났던 여인과의 섹스에서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꿈속에서 느꼈던 감정보다 더욱 강렬한 욕구와 충동이 강호를 엄습했다.
강시연의 눈빛과 표정 그리고 몸짓들은 꿈속에서 보았던 여인 이상으로 음탕하고 변태적이며 강렬한 유혹을 동시에 담고 있었다.
그녀의 눈빛이 마치 무언가를 강요하는 듯 했다.
선택을 하라고.
금기의 선을 넘어 터부를 깨고 자신에게로 한 발 더 다가오라고 무언의 강요를 하는 것만 같았다.
그 강렬한 눈빛에서 강호도 그러고 싶은 충동을 강하게 느끼며 저도 모르게 자지를 움켜쥐었다.
그러자 뱃속 깊은 속에서 방광이 가득 차오르는 듯한 느낌과 함께 강렬한 배뇨의 욕구가 치밀어 오른다.
여기서 한 걸음만 더 나아가면 된다.
당장이라도 터질 것처럼 가득 차오른 방광의 입구를 열어주기만 하면 된다.
‘싸는 거야.’
그런 생각을 하며 당장이라도 그녀를 향해 시원하게 오줌을 싸 갈기고 싶었지만 결국 마지막 한 걸음을 내딛을 수가 없었다.
마치 보이지 않는 벽에 가로막힌 것처럼 무언가가 강하게 반발하며 막아서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것은 무의식에 자리 잡은 문명인으로서의 가치관이었으며,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와 수치심이라는 감정의 결과물이었다.
그러한 인식과 가치관이 강호로 하여금 마지막 선을 넘는 것을 방해하고 있었다.
‘젠장. 또 이런 생각이라니...’
강시연의 칭호가 변태 마스터라고 해서 자신마저 변태인 것은 아니다. 그리고 강호는 지금껏 자신이 변태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사실상 없었다.
그런데 하마터면 마지막 선을 넘을 뻔 한 이 순간, 강호는 자신이 어쩌면 강시연과 같은 변태적인 기질이 정말로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문제는 이런 욕구를 느낀 것이 오늘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며칠 간, 섹스를 할 수 없는 그녀가 이런 식으로 애무를 하며 사정을 하게 만들 때마다 매번 이런 식으로 오줌을 갈기로 싶다는 충동을 느낀 것이다.
그런데 오늘따라 그 충동이 유달리 강했고, 한번 시작된 배뇨의 충동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참지 못한 강호가 머뭇거리듯 입을 열었다.
“저... 쌀 것 같아요.”
“괜찮아요. 또 싸요. 마음껏 싸 줘요.”
“아니... 그게 아니라 소변이요.”
소변이라는 말과 함께 시선을 회피하는 강호의 모습을 보며 강시연의 눈빛이 기이한 열기가 피어올랐다. 하지만 기이한 열기 너머로 더없이 냉철한 이성이 지금의 상황을 바라보며 분석하고 있는 중이기도 했다.
‘아직은 아니야. 급하게 삼키다가는 오히려 체하는 법이야.’
지난번 겁탈 사건 이후로 강호에게 어떤 숨겨진 본성이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흥분을 하고 이성을 잃었다고 해서 그런 식으로 살기 가득한 눈으로 여자를 겁탈하지는 않는다.
그 하나 만으로도 분명 뭔가가 있기는 한데, 그 숨겨진 본성의 실체를 확실하게 정의하기에는 정보가 부족했다.
강시연으로서는 강호의 본성이 자신처럼 변태적인 취향이기를 바라지만 단정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며 그를 유혹하고 자극하면서 그의 본성을 파악하는 것이 이상적인 시나리오일 것이다.
그런 생각에 강시연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가요.”
“네?”
“오줌 누고 싶다면서요?”
그녀의 말에 이번엔 강호가 살짝 놀란 얼굴을 하자 강시연이 대수롭지 않다는 얼굴을 하며 대꾸했다.
“왜요? 어차피 서로 볼 거 다 본 사이잖아요. 나 강호씨가 오줌 싸는거 보고 싶어요.”
그렇게 말하며 눈을 반짝이는 모습에 강호가 침을 삼켰다. 하지만 속마음과 달리 강호의 입에서는 다른 말이 흘러 나왔다.
“그런 걸 봐서 뭐하게요?”
“당신, 방금 제 앞에 서서 제 얼굴에 좆 물을 잔뜩 싼 건 알고 있어요? 그런 마당에 오줌 싸는 모습을 보여 주는 건 창피하다는 거예요?”
그녀의 말에 강호는 일순간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사실 그녀의 말이 틀리다고는 할 수 없다.
오줌을 싸는 것이나 정액을 싸는 것이나 사실 별다른 차이는 없다. 어차피 같은 구멍에서 튀어나오는 액체라는 것에는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밀히 따지자면 분명한 차이가 있다.
성관계를 통해 정액을 싸는 것은 배설의 행위이기에 앞서 사랑의 행위라는 인식이 강하게 박혀 있다.
그에 반해 오줌을 싸는 것은 단순히 배설을 위한 행동일 뿐이었고, 섹스와 배설은 엄연히 다르기에 수치심의 방향도 다를 수박에 없다.
서로 좋다는 데 그냥 싸면 되지 그게 뭐 어때서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 이면에 깔린 수치심이라는 감정은 그 어떤 감정보다 강렬하고 쉽게 잊히지 않는 감정이다.
거부되고 조롱당하며, 굴욕적이고 모욕적인 감정.
다른 사람으로부터 존중을 받지도 못하며 종내에는 인간 취급조차 받지 못한다는 최악의 감정.
그러한 감정은 문명인으로서 쉽게 떨쳐버리기 어려운 감정이었고, 터부 되고 금기시 되는 감정일 수밖에 없다.
지금 강시연이 아무렇지도 않은 말로 강호에게 손을 내밀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이러한 의도가 숨어 있다.
세상이 금지한 터부를 깨고 자신의 세상으로 넘어오라는 강렬한 요청이자 제안인 것이다.
여자의 입과 얼굴에 수없이 정액을 싸질러도 수치심을 느끼지 않듯이 그렇게 성적인 영역으로 넘어와 마음껏 오줌을 싸고 분출하라는 유혹이다.
그럼에도 선뜻 대답하지 못하는 것은 무의식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인식이 그만큼 뿌리 깊다는 의미였다.
그런데 이어진 강시연의 한 마디에, 무의식 깊은 곳에 뿌리내린 감정과 인식이 한 순간에 뿌리 채 뽑혀 사라지기 시작한다.
“제가 오줌 싸는 모습도 보여줄게요. 어때요?”
그러면서 한 눈을 찡긋한다.
그 모습에 강호는 더 이상 반항하지 못하고 강시연의 손에 이끌려 욕실로 향했다.
터부(Taboo)
흔히 특정 집단이나 사회에서 어떤 말이나 행동을 금하거나 꺼리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혹은 근친상간이나 이상성욕에 의한 비정상적인 성관계나 변태적인 성관계들을 지칭할 때 통용되는 말이기도 하다.
그리고 지금, 세상이 금기하는 터부이자 수치심이라는 감정의 일부가 강시연의 욕실에서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단해. 분무기처럼 사방으로 뿌리고 있어. 어머! 어머머!]
욕실 안에서 잔뜩 흥분한 강시연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더니 연신 어머! 어머! 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그리고 잠시 이어진 정적.
샤워기의 물소리가 들려오는 가운데, 어느새 두 사람의 거칠면서도 열락이 가득한 신음소리가 닫힌 문을 뚫고서 들려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