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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화 8층 대기실


지칠대로 지쳤던 멤버들은 다들 말없이 숙소로 향했다. 지혜와 민아는 은비에게 힐을 부탁하고 싶었지만 차마 할 수 없었다. 은비는 마지막 순간에는 자신에게 힐을 사용하지 않았다. 씹창나버린 자신의 보지를 온전히 느끼고 싶어서. 그런 은비의 모습을 보며 다른 파티원들은 은비의 상처가 많이 크다고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은비 자신에게도 힐을 사용하지 못하는데 다른 사람을 위해 힐을 사용해달라고 할 수는 없었다. 지혜는 숙소로 들어와 가장 먼저 거울로 향했다. 온 몸이 피로 물들어 있었다. 거대 발정 인간에게 당하며 보지와 후장에서 흘린 피. 은비에게 힐을 받았다면 다 치료가 됐겠지만 욱신 거리고 쓰라렸다. 포탈을 타고 넘어오는 순간 발정 바이러스가 사라져 고통이 그대로 느껴졌다. "아... 어떡하지 이거..." 지혜는 보기 싫었지만 그래도 어떤 상태인지 확인하기 위해 거울로 보지와 후장을 살펴봤다. 걸레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상태였다. 보지와 후장 모두 너덜너덜해져 있었고 여자로서의 구실은 전혀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온 몸이 더럽혀져 씻고 싶었지만 너무 고통스러울 것 같았다. "하... 진짜 하루도 편한 날이 없네..." 지혜는 하루라도 빨리 탑을 벗어나고 싶었다. 아직도 90층 넘게 남아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그 순간 은비가 준 체력 물약이 생각났다. 은비의 침을 만든 거라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내일 은비가 어떤 상태일지도 모르는데 이 상처를 그대로 둘 수는 없었다. 지혜는 은비의 침이 가득 담긴 병을 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남자와 키스해본 적은 있었지만 누군가의 침을 모아서 삼켜본 적은 없었다. 자신이 다른 누군가의 침을 먹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다행인 건 일반 물약처럼 빨간색으로 변해 있었다는 거지만 은비의 침으로 만든 거라는 건 부정할 수 없었다. 은비의 침을 병에 담을 때 옆에 같이 있었으니까. 은비의 침이 순식간에 빨간색으로 바뀌는 게 꽤 신기했다. 지혜는 눈을 꼭 감고 물약을 마셨다. 생각보다 맛은 나쁘지 않았다. "하읏..." 보지와 후장에 간지러운 듯 아픈 통증이 느껴졌다. 거울을 보자 조금씩 상처들이 아무는 게 보였다. "하... 은비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어느새 지혜의 보지와 후장은 여느 때와 똑같아져 있었다. "이제 통증도 없으니까... 씻어도 되겠지?" 지혜는 빨리 뜨거운 물로 개운하게 씻고 쉬고 싶었다. 발정 인간들의 더러운 침과 좆물로 더럽혀진 몸으로 있는 기분이 너무 더러웠다. "하응..." 샤워기 물을 틀자마자 지혜의 입에서 야릇한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뭐야 이거...?" 샤워기 물줄기가 가슴에 닿으면서 새어나온 신음소리였다. "설마...?" 지혜는 설마 하는 생각으로 샤워기 물줄기에 다시 한번 가슴을 가져다 댔다. 정확히는 젖꼭지를. "하읏... 아응..." 역시나 젖꼭지에 물이 닿자마자 느껴버리는 지혜. "유두패치때문인가...?" 유두패치의 설명에 분명 오래 붙일수록 가슴이 민감해진다고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오래 사용한 것도 아니고 고작 두번 붙였을 뿐인데 이 정도로 민감해지다니. 샤워기 물줄기 만으로 느껴버리는 자신을 믿을 수가 없었다. "이러다 탑을 나갈 때쯤이면..." 지혜는 상상도 하기 싫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이대로면 젖꼭지 뿐만 아니라 온 몸이 성감대가 돼버릴 것만 같았다. 그동안 겪었던 일들과 스킬, 얻은 아이템들을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이제 고작 7층을 돌파했을 뿐인데 이 정도로 가슴이 예민해진 걸 보면 오히려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아... 진짜 대체 우리한테 뭘 바라는 거야... 원하는 게 뭐냐고..." 누군가 대답해주길 바란 건 아니었지만 아무런 답도 알 수 없다는 사실이 답답했다. "그래도... 잘 하고 있어..." "하응... 아앙..." 가슴이 예민해도 계속 씻어야했기에 물을 뿌리는 지혜의 입에서는 야한 신음이 끊임 없이 새어나왔다. 거품으로 가슴을 문지를 때도 마찬가지였다. 발정 인간들에게 빨린 가슴을 씻지 않을 수는 없었다. "아으읏... 어떡해에... 이제 제대로 씻지도 못하겠어어..." 지혜는 어떻게든 참으려 애쓰면서도 야한 신음을 내며 겨우 샤워를 마칠 수 있었다. 지혜만큼은 아니지만 온 몸이 걸레가 된 건 민아도 마찬가지였다. 보지와 애널은 마찬가지고 산발이 된 머리에 온 몸에 상처가 난 민아. 민아는 자신의 멍청함을 자책하고 있었다. 차라리 아무 장비도 착용하지 않고 불 속성 마법을 사용했다면 불타오를 장비도 없으니 아무런 페널티도 받지 았았을텐데. 멍청하게 목걸이를 착용하고 마법을 써버렸다. 민아 혼자만 피해를 봤다면 그래도 괜찮았겠지만 민아 때문에 나연까지 피해를 보고 말았다. 나연은 민아를 원망하지 않았지만 나연의 몰골을 보고 죄책감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치유력이 높은 나연의 몸은 자연치유가 됐지만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나연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 "하아... 난 늘 왜 이러는 거야..." 어디서도 최고로 뛰어나진 못했지만 항상 중간은 갔던 민아. 탑에 들어온 이후 파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나연만큼 중요한 활약을 하진 못했지만 필요할 때는 제 할 일을 해냈다. 그렇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적어도 남에게 피해는 주지 말았어야 하는데. 자신이 가진 스킬 때문에 동료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었다. 중간도 못 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 민아는 잠시 고민하다 방을 나섰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나연의 숙소 앞에 선 민아. 문을 두드릴 듯 말듯 몇번을 올라왔다 내려가는 손. 한참을 망설이다 결국 나연의 방문을 두드렸다. 방 안에서 움직이는 인기척이 들렸다. 곧이어 열리는 나연의 방문. "언니...?" 갑작스런 방문에 올란 나연. 민아는 나연의 얼굴을 보자 울음이 터져나왔다. "나연아아앙..." 나연은 영문도 모르고 갑작스럽게 울며 안기는 민아를 안고 토닥였다. 민아는 쉽게 진정이 되지 않는 듯 한참을 울다 고개를 들었다. "미안해 나연아... 오늘 나 때문에 힘들었지?" 민아는 눈물 범벅이 된 얼굴로 나연을 쳐다보며 말했다. "아냐 언니. 힘들긴 뭘. 어쩔 수 없는 일이었잖아." 나연은 처음 메세지를 봤을 땐 민아가 원망스러웠다. 민아가 아니었으면 이번엔 아무일도 없이 미션을 클리어할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민아의 페널티를 함께 받으며 느낄 수 있었다. 나와 다르지만 민아도 충분히 고통을 받고 있었다는 걸. 이런 고통을 참으며 마법을 쓴 민아가 대단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나 언니 원망 안 해. 그래고 나 탱커잖아. 이런 고통쯤은 아무 문제 없어." 애써 웃으며 말하는 나연의 모습에 민아는 또다시 울음을 터트렸다. 자신보다 어린 나연이 더 어른스럽게 느껴졌다. 한참을 울고서야 진정이 된 민아는 나연과 함께 방으로 들어갔다. "언니 마실 것 좀 줄까?" "아니 괜찮아..." 하도 울어 힘이 없는 채로 침대에 앉은 민아는 나연을 천천히 살폈다. 다행히 겉으로 보이는 상처는 없어보였다. "언니는 좀 어때? 언니도 많이 힘들었지? 그동안 그런 고통 참으면서 마법 쓰느라 고생했어 언니." "아니야... 나연이 너에 비하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지..." 민아는 나연이 골렘과 오크에게 당했던 걸 떠올리며 더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또다시 울음이 터져나오려는 걸 간신히 참았다. "나도 처음엔 좀 힘들었는데... 이제 마음 굳게 먹었어 언니. 난 여기서 평생 살고 싶지도 않고 여기서 죽고 싶지도 않아. 무슨 수를 써서든 살아남을 거야. 이 정도 고통이나 수모는 참을 수 있어. 얼마든지..." 얼마든지라고 말하는 말고 다르게 나연의 표정은 불안해보였다. 하지만 민아는 굳이 내색하지 않았다. "그래 나연아. 우리 꼭 살아서 이 탑을 나가자. 언니도 최선을 다해서 지켜줄게. 우리한테는 지혜 언니도 있고 은비도 있어. 물론... 지한 오빠도 있고..." 지한을 언급할 때는 자신이 없는 민아였지만 지혜와 은비는 분명 모두에게 힘이 되고 있었다. "근데 언니는 상처가 하나도 안 나았네?" "응... 난 체력도 낮고 방어력도 낮아서 그런지 상처가 바로 안 낫더라구. 자연 치유가 잘 안 되나봐." "그렇구나... 난 탱커라 그런지 상처가 나도 금방 사라지더라고..." "그래도 상처 바로 나아서 다행이다. 난 아플까봐 씻지도 못 했어..." "정말? 엄청 씻고 싶을 거 같은데..." "맞아. 오자마자 씻고 싶었는데 등이 다 쓸려서 못 씼겠어..." "그럼 내가 씻겨줄까?" "진짜?" "응. 물 닿는 건 좀 아프겠지만 내가 최대한 안 아프게 씻겨줄게." "헤헤 고마워." 그동안 서로 벗은 몸을 충분히 봐서 그런지 별로 부끄럽지는 않았다. 전부 벗고 샤워실로 들어간 나연과 민아. "근데 너 몸매 진짜 좋다..." 벗은 건 많이 봤지만 이렇게 가까이 제대로 보는 건 처음이었다. "뭐야 언니 부끄럽게..." 나연은 뚫어지게 쳐다보는 민아의 시선에 부끄러움을 느꼈다. 이상하게 아래가 간질거리는 느낌. "나 너 가슴 한번만 만져보자." 장난스럽게 웃으며 나연의 가슴으로 손을 뻗는 민아. "꺄~ 변태다~" 나연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민아의 손을 피했다. 하지만 좁은 샤워실 안에서 피할 공간은 충분하지 않았다. 오랜만에 나이에 맞는 밝은 분위기가 샤워실 안에 흘렀다. "와 너 가슴 진짜... 부럽다... 나도 가슴 이렇게 크고 부드러웠으면 좋겠다." "왜~ 언니 가슴도 이쁜데." 나연의 말대로 민아의 가슴은 크진 않았지만 적당하게 솟아 있어 가슴 모양이 이쁘게 잡혀 있었다. "내가 가슴 이쁘단 소리는 좀 들었어." 부끄러운 듯 웃으며 은근슬쩍 자랑하는 민아. "나도 언니 가슴 좀 만져보자~" 나연과 민아는 서로의 가슴을 만지며 이상하고 야릇한 기분을 느꼈다. 그동안 당했던 과격하고 비참하게 당했던 짓들과는 전혀 다른 순수한 야릇함. 민아와 나연은 서로 눈을 마주쳤다. 힘든 시련을 같이 넘으며 묘한 동지애가 쌓인 둘 사이에 미묘한 감정이 생겨났다. 조금만 더 가까이 다가가면 둘의 입술이 닿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먼저 정신을 차린 건 나연이었다. "언니. 뒤로 돌아봐. 내가 천천히 물 뿌려서 씻겨줄게." "어? 그래..." 민아도 순간 정신을 차리고 빨개진 얼굴로 몸을 돌렸다. 아쉬운 듯한 표정의 민아와 나연의 심장은 미친듯이 두근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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