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화 123화
123.
-띵띠리리링~
난 핸드폰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어제 내가 일어난 것인지 아니면 꿈속에서 있었던 것인지 구분할 수 없는 경험을 했고, 그 경험은 날 아직 현실에 놓아두지 않았다.
세상은 삐뚤어서 내가 고개를 약 15도 정도 돌리지 않으면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였고,
난 고개를 돌려 세상을 바라보고 싶었지만, 고개를 옆으로 돌리면, 혹시나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에 난 자세를 그대로 두고선, 세상이 다시 돌아오기를 바랬다.
-띵띠리리링~
핸드폰 벨소리에 세상은 15도 정도 돌아갔고, 세상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여보세요~
-뭐하길래 이제야 전화를 받냐?
-응? 무슨 소리야?
-내가 몇 번이나 전화를 한 줄 알아?
-아. 그랬어? 미안~ 내가 잠이 들어서 이제야 깼네.
-어후~ 넌 친구라는 놈이 내가 얼마나 똥줄을 타는 줄 알면서도 그렇게 한가롭게 잠이나 자고 있냐?
내가 한가롭다고?
그래... 남들 눈에는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다.
-미안~ 어제 좀 무리를 했더니...
-언제 갈까?
-응? 아... 지금 몇 시지?
-오후 5시가 넘었다. 난 똥줄이 타서 오전 겨우 참고 오후부터 연락 했는데...
-야. 미안은 한데... 어떤 놈이 마누라를 친구에게 줄려고 똥줄이 타는 그런 미친놈이 어디 있냐?
-그건 그거고.
-뭐가 그건 그거야? 이 자식. 넌 내가 네 제안을 받아들였지만, 그거 벌 받을 짓이야.
-알아. 그래서 너한테 마누라 인계하면 천벌을 조금 덜 받을 거 같기는 하다.
-아휴... 저걸~ 알았다. 어차피 너희 부부 오려면 시간이 좀 걸릴테니. 언제든지 와라.
-지금 바로 출발해도 되나?
-아... 마음대로 해라.
-그럼 출발한다.
-완전 이상한 놈일세. 넌 진짜 미친놈이 확실한 것 같기는 하다. 이렇게 마누라를 친구에게 못 줘서 애가 타는 걸 보면...
-아니야. 나보다도 마누라가 더 가고 싶어해.
-제수씨 핑계 대지 마라. 넌 있다가 바로 갈 거잖아. 안 그래?
-헉... 그것도 그렇지만...
-아휴... 이걸 진짜. 아무튼 와라.
철우와 전화를 끊었다.
이 녀석 도대체 어떤 여자를 만나고 있길래 저리도 똥줄이 타는 걸까?
그 여자에게 속으면 안되는데...
하긴 경제권의 대부분을 제수씨가 가지고 있어서 재산을 잃는 등 그런 문제는 크게 없긴 하겠지만...
난 며칠 전의 내가 벌려놨던 모든 일들을 조금씩 처리하고 있음에 그래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헉!”
내 핸드폰에는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엄청난 양의 부재중 통화와 문자가 쌓여 있었다.
부재중 통화는 전부 철우의 것이었다.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어차피 똥줄이 타서 전화한 것이니 말이다.
그리고 문자는 장모의 것과 자매들의 것들이었다.
자매들은 거의 같은 내용으로,
행복했다는 것과 사랑한다는 거, 그리고 힘들어하지 말라고 하면서 자신들이 있으니 절대 외로워하거나 아파하지 말라고 했으며,
자신들은 내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있던지 간에 나를 위해서 끝까지 옆에 있겠다는 것이었다.
참 고마운 문자들이었다.
장모의 경우는 당연히 사진들이었고, 사진들은 그녀의 헐벗은 상태에서 자신의 속옷과 피부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들이었다.
“훗~”
날 웃음 짓게 만든 것은 사진과 함께 온 내용 때문이었는데, 내용은 거의 찝찝해서 힘들다는 내용이었다.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그러려고 시킨 것이니 말이다.
그런데 마지막 한 장은 조금 특별했다.
옷 방에서 몰래 찍은 것 같은데, 전신 거울 앞에서 앉은 상태에서 다리를 벌리고 자신의 가랑이 사이가 전부 나오게 하여 찍은 것이었다.
이러한 사진도 놀라웠지만, 그 사진과 같이 온 문자가 조금 더 특별했다.
'당신이 자기를 잊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만든 흔적들... 만족해?'
무슨 의미일까?
날 지금도 생각하며 자위라도 한 것일까?
아니면 자신과 같이 못 있는 것에 대한 날 원망하는 문자였을까?
그것도 아니라면 정말로 불쾌하다는 원망의 문자였을까?
그 어떤 이유이든 간에 생각이 많아지게 하는 특별한 문자임은 틀림이 없었다.
난 어제까지 여자에게 절여진 몸을 씻기 위해서 욕실로 갔다.
이제 밤부인을 만날 건데 그래도 다른 여자들에게 절여진 몸을 그대로 들이 밀 수는 없지 않겠냐는 생각 때문이었다.
물론 오늘 제수씨와 섹스를 안할 수도 있을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럴 확률은 많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샤워를 하면서 내 몸의 상태를 점검했다.
최근에 많은 일이 있어서 솔직히 체력에는 꽤나 자신이 있있지만, 그래도 몸에 무리를 많이 주기는 했다는 사실을 인지했고,
내가 이런 생활을 버텨낼 체력이 될지에 대한 걱정도 들었다.
장모를 함락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섹스를 하고,
밑집 여자의 자매들과 사랑이라는 추상적인 단어가 포함된 섹스를 하고,
이제는 제수씨와 밤의 부인이라는 명목으로 섹스를 하려고 한다.
결국...
내가 사랑하고 그 사랑에 의해서 관계를 갖는 그러한 상황을 이제 나에게 생기지 않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생활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도 날 찾아주지 않는 상황보다는 절을 하면서 감사해야 할 상황은 맞다.
장모는 나에 대한 진심으로 나를 대하고 있고,
밑집 자매들은 정말 사랑하는 마음으로 나를 받아들이고 있으며,
제수씨 역시나 그럴 마음이 없이 나에게 부인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이 아니다.
따라서 내 상황을 대상을 놓고 옆으로 두 발짝만 움직인 뒤 약간 고개를 기울여 다른 각도에서 보면 너무나 행복한 상황이 분명할 것이다.
그리고 나의 모든 속사정을 아는 그 누군가가 있다면 나에게 ‘병신 같은 새끼. 복에 겨워서 별생각을 다 하는구나.’라고 비난을 할 수도 있다.
그런데...
난 지금 내 마음 한편이 구멍이 뚫려서 바람이 지나가듯 시리고 아픈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구멍은 지금의 여자들이 메워주지 못했다. 그들이 나에게 잘해주면 줄수록 그 구멍의 존재가 날 더 괴롭혔고 더 시리고 아팠다.
그렇기에 이런 복에 겨운 상황 속에서도 웃으며 막무가내로 기뻐할 수 없는 나 자신이 이 세상에 덩그러니 놓여져 있는 것이다.
세상에... 덩그러니... 홀로... 놓여져... 있는 것 뿐이다...
그것이 전부다...
샤워를 하면서 샤워기의 뜨거운 물이 내 눈에서 나는 차가운 눈물을 덮어서 같이 내려가고 있었다.
난 샤워기를 잡고 오열하기 시작했다.
분명 그 처음은... 그 처음은 그리 추하지 않았다.
샤워기를 타고 내려가는 물에 내 눈물을 섞여 있지 않았다.
하지만, 내 마음 속의 구멍이 날 더 시리고 서럽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머릿속으로 인지하면서 그 물에 내 눈물이 섞여서 내려가고 있었고,
난 오열하기 시작했었던 것 같다.
......
그렇게 한참을 내 눈에서 물이 흘러내렸고, 내 입에서는 침이 흘러내렸으며, 내 입에서는 오열의 비명소리가 나왔다.
다행히 샤워기의 물이 내 눈물과 침을, 샤워기의 소리가 내 오열을 잡고 같이 배수구로 흘러들어가 버렸고,
난 아무도 모르게 그 행동을 마칠 수 있었다.
나의 슬픔, 아니 슬픔이 아니라 뭔가 시리고 아픈 것은 나만이 가진 것이고, 나만이 알면 되는 것이기에 누구에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그 시림과 아픔은 오롯이 나만의 것이다.
그 누구와도 공유하고 싶지 않다...
그렇게 샤워를 마치고 나와 몸을 닦았다.
휴...
그런데 이놈의 물건은 내가 그렇게 아파하고 있는데도 완전히 이기적으로 제수씨가 올 거라는 기대 때문인지 서서히 힘이 들어가고 있었다.
이 녀석의 상태만을 봤을 때는 내 체력에는 크게 문제가 없어 보였다.
꼬박 하루를 정신없이 쉬었기에 더더욱 몸에는 문제가 없었고, 정신은 더 또렷했다.
이제 친구 부부를 맞이하기만 하면 되었다.
-띵~동~
‘아이씨~ 이놈의 자식! 몸이 달아올라서 빨리도 왔다.’
하긴 부부 둘의 성격이 하도 급해서 전화를 끊고 나서 빨리도 출발 했을리라.
‘하긴 그런 성격이 서로 잘 맞아서 사업도 그 정도로 번창할 수 있었겠지...’
난 그런 생각을 하며 옷을 대충 입고는 문을 열기 위해서 나갔다.
이놈의 자식은 얼마나 급한지 내가 나가고 있는 중에도 쉬지 않고 초인종을 누르고 있었다.
“아~ 나간다고! 지금 나간다고! 좀 기다리라고!”
난 그렇게 외치면서 문을 열었다.
“와~ 왜 이렇게 늦게 여냐? 난 니가 어디 간줄 알고 걱정했잖아?”
“휴... 네가 도착해서 초인종 누른 뒤로 1분도 안걸렸거든?”
“그래? 이상하다 초인종을 한 100번은 누른 거 같은데?”
“그래. 100번은 눌렀겠다. 너 손가락은 괜찮냐? 그 짧은 시간에 그렇게 누를려면.”
“아... 아닌데...”
“잘 계셨어요?”
“아! 제수씨 어서 오세요.”
철우 뒤로 제수씨가 나에게 인사를 했다.
역시나 키도 크고 미끈하고 굵고 탄탄한 몸은 몇 번을 봐도 매번 놀라움을 주기 충분했다.
“저희가 너무 급하게 왔죠?”
“예! 아니라고는 절대 못하겠네요.”
“풉~ 여전하시네요. 재미있게 말씀하시는 거는요.”
“제수씨. 도대체 어떤 포인트에서 재미있다고 생각하신 거예요? 전 심각하게 말한 건데.”
“풉~”
“큭큭큭. 그게 네 매력이야.”
“넌 그냥 조용히 있어. 이 자식아. 안 그래도 오늘 한 대 맞을 것 같은데.”
“아이고. 난 들어 갈련다.”
철우는 내 말을 일부러 흘리며, 나를 지나쳐 집 안으로 들어갔다.
“제수씨도 들어오세요.”
“예.”
난 제수씨를 안내해서 집 안으로 같이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