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화 146화
146화
“좋지?”
“어어? 뭐가 좋아요~ 정말 못 살아. 이게 내가 좋아해야 하는 거예요?”
“응. 나도 좋고 당신도 좋고. 그런데 내가 희생한다고 힘드네. 좀.”
“그게 뭐예욧! 내 엉덩이를 만지고 항문에 손가락 넣는 게 내가 좋으라고 해주는 거라구요? 휴... 알았어요. 너무 좋아서 죽겠어요.”
“큭큭큭. 많이 즐겨. 내가 희생할 테니.”
“휴... 말을 말아야지. 그래요. 당신 마음대로 해요. 진짜~”
우리는 이런 대화를 하며 목적지로 향하고 있었고, 날씨 또한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을 정도로 하늘은 높고 깊었으며, 바람 한 점 없이 깨끗했다.
* * *
‘어? 이 길이 아닌가?’
난 당황해하며 말을 꺼냈다.
그것도 그럴 것이 네비게이션 안내 상 목적지에 거의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근처에는 펜션 비슷한 것도 없을뿐더러 이러한 산속에 펜션이 있을 것 같지도 않았기 때문이었다.
또한 네비가 가르쳐주고 있는 길은 날 더 당황스럽게 만들고 있을 정도로 산속으로 안내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폭이 좁은 길...
도저히 펜션들이 모여 있을 곳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할 도로가 내 눈앞에 펼쳐져 있었고, 심지어, 도로라는 것도 말을 좋게 해서 도로지 폭이 차 한 대 겨우 지나갈 정도였다.
‘음... 그래도 맞은 것 같기도 한데...’
주변의 상황과 도로의 상황이 날 당황하게 만들었지만, 난 한편으로는 이 길이 맞을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 단 하나의 이유가 바로, 도로의 상태가 너무 좋았기 때문이었다.
도로는 폭이 좁고 차가 하나 지나갈 정도였지만, 도로의 상태가 너무 좋았다.
통상적으로 이런 산속에서는 도로의 상태가 좋을 리가 없다.
사람이 걷기에도 힘든 정도의, 도로라고 말하기 힘든 정도의 길만이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지금 이 길은 차에 덜컹거리는 느낌도 없을 정도로 포장이 잘 되어 있었고, 그 주변으로도 상당히 사람들의 노력이 기울인 것이 느껴질 정도로 잘 정비가 되어 있었다.
따라서 여기가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었다.
다만, 이런 곳에 펜션이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주변에 아무 것도 없을 것 같은 그런 환경인데...
“여기가 어디쯤이에요? 도대체 어딜 가는 거예요?”
“알려 줄 수 없다고 했잖아. 기다려봐.”
‘음... 솔직히 나도 모르겠어. 진짜야. 휴... 여기가 아니면 어쩌지? 전화해서 물어볼 수도 없고. 미리 좀 알아둘 걸 그랬나? 하긴 이런 곳일지 예상도 못했으니. 그런데... 밑집 여자의 언니가 일 처리를 이렇게 허투루 했을 리가 있을까? 분명 다른 뭔가가 있을 것 같기도 한데...’
난 강한 의심에 대한 마음을 밑집 여자 자매의 신뢰로 억누르며 그 길을 계속 따라 올라갔다.
내가 만약 어려운 일을 당할 거라고 예상을 했다면 그녀들은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았을 것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당연히 그녀들을 믿고 그 길을 따라 올라갔다.
‘풋~ 그녀들에게 사랑한다고 느끼지는 않는데, 이렇게 강한 신뢰는 있다? 나도 참 미친놈이 확실하군.’
난 논리상 말도 안되는 내 마음에 코웃음을 날리며 길을 따라 계속 올라갔다.
‘헉!!!’
“우와~”
난 순간 놀래서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튀어나왔으나, 내 옆에 앉은 장모 역시나 지금 펼쳐진 광경에 더 큰 감탄사를 자아내서 내 감탄사가 작게 묻혀서 다행히 크게 들리지 않았다.
“이런 곳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으응~ 그래?”
“예!”
그녀는 앞에 펼쳐진 광경에 매우 만족하는 듯 감탄사를 연발했다.
그런데...
내가 더 놀랐다.
정말 놀랐다.
이런 곳에 이런 것이 있을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다.
내 앞에는 어디 바닷가와 관련된 해외여행 홍보지에서 풀빌라의 전형적인 모습처럼 나오는 그러한 엄청난 규모의 팬션, 아니 저택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맞는 것 같은 것이 내 눈앞에 펼쳐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앞으로 더 놀랄 것이라고 충분히 예상되는 부분은 지금 보고 있는 광경이 운전을 하고 도착한 직후, 차 안에서 보고 있는 풍경이라는 것이었다.
저 안에는 도대체 어떻게 꾸며져 있으며, 또한 어떠한 시설들이 있을지 예상 자체가 안될 정도의 외부 모습이었다.
난 솔직히 이러한 펜션을 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었고, 우리나라에 이러한 곳이 있을 거라고는 꿈도 꾸지 못할 정도였다.
그런데... 내가 놀라면 안된다는 것이 지금부터 매우 중요했다.
마음의 각오를 단단히 하고 안에 들어가야 한다.
나도 처음 보는 것들이겠지만, 마치 알고 있었다는 듯한 연기를 지금부터 해야 하는 것이다.
아... 피곤하다...
“여기 몇 가족이 올 예정인 곳이에요?”
“으응? 그게 무슨 말이야. 당연히 우리만 쓰는 거지.”
우리만 쓰는 것이라는 건 확실하진 않다.
하지만, 밑집 여자 자매와 내가 쓸 곳이었는데, 그녀들이 몇 명의 다른 사람과 같이 쓰도록 했을 리가 없다는 확신 속에서 대답하였다.
“으응? 이렇게 큰 곳을 우리만 쓴다고요?”
“당연하지. 우리 둘만 쓸 건데?”
“당신 너무 무리한 거 같은데? 하루 지내는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어요?”
“음... 당신에게 내 마음에 대해서 몇 번이나 말한 것 같은데, 잘 전해지지 않은 것 같네. 내가 말했잖아. 난 오늘이 나에게 얼마나 중요한 날인지 말이야.”
“아니. 당신 뜻을 모르는 건 아닌데... 그래도 하루 잠깐 쓰는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냐는 거죠. 이건 해도 너무 심한 거 같은데...”
그녀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날 보면서 말했다.
맞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녀들이 이런 곳을 예약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하지만, 벌어진 일이다.
이렇게 규모가 커질지는 몰랐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 장모의 말에 수긍하는 순간, 이 집이 가진 이점은 마치 나의 과소비로 치부되며 작아져 버릴 것이다.
그리고 사람이라는 동물은 매우 간사하여 사람들 사이에서 어떤 말을 꺼내고, 그 말이 사람들의 뇌리 속에 박히고 나면, 하루 종일 머릿속에 그 생각이 떠나지 않게 되는 그러한 존재이기에 이 상황에서 내가 어떠한 행동을 하지 않으면 결국, 어떤 어디 길거리 모텔에서 하루를 지내는 것보다 못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은 이러한 엄청난 조건이 엄청난 시너지를 발휘할지 아니면 오히려 부작용을 발휘할지에 대한 갈림길에 놓인 것이다.
난 아무 말도 없이 차를 주차하고 그 으리으리한 펜션 안으로 들어가 시설을 감상하였다.
물론 내 머릿속에는 이 순간을 어떻게 타파할지 생각한 것이 있었다.
아주 순간적이었지만, 머릿속에서는 온갖 생각을 했고, 나름 대책도 충분히 강구하였다.
다행히(?) 실내는 풀빌라보다 더 훌륭한 수준이었으나, 그리 놀라운 것이나 내가 작동법을 모를만한 것은 없어 보였다. 그래서 내가 뭔가 진땀을 빼며 설명할 것이 없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우리는 같이 실내를 한바퀴 돌았다.
펜션치고는 많은 시설이 있었고, 특히 눈에 띄는 건 엄청난 크기의 온수풀이었다.
‘음... 여기가 나의 승부처가 될 것 같군.’
“좋네요. 많이 좋은 곳 같아요.”
“음... 짐 풀지 말고 다시 차에 실어.”
“예에? 갑자기... 무슨... 말...”
“아니 별 의미 없어. 말 그대로야. 짐 싣고 다시 집으로 가자는 거야.”
“아니. 왜요?”
“그냥... 여기선 우리가 있어봤자 좋을 것이 없을 것 같아. 그냥 가자.”
“아니... 갑자기...”
“이야기했잖아. 그냥 별로라고...”
“시설이 이렇게 좋은데... 왜 별로라고...”
“시설이 좋은 건 당연히 알고 있었어. 그걸 이야기 하는 거 아니잖아. 당신도 무슨 말을 하는지 알 거 아니야?”
“......”
“당신이 이런 식이면 길거리 모텔 보다 좋을 게 없을 것 같고, 길거리 모텔 보다는 내 집이 훨씬 나을 것 같으니 그냥 가자고.”
“...내 말에 기분 상했어요?”
“응. 많이 상했어. 난 오늘에 어쩌면 내 모든 걸 걸었어. 당신이랑 관계에서 완전히 한발짝 서로에게 다가가는 날이 될 거라 혼자 착.각.했었어. 그렇기에 그런 날에 이 정도 환경은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당신은 전혀 그렇게 생각한 거 같지 않네. 나 혼자 착각한 거지. 오늘의 중요성에 대해서 말이야.”
“아니. 제가 그걸 부정하는 건 아니에요. 다만.”
“아니! 부정하더라고. 부정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만큼 오늘을 크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 것은 확실한 것이고. 그럴 거면 우리의 눈높이부터 맞추는 관계부터 시작하는 것이 더 좋은 것 같아. 오히려 이런 건 역효과가 날 거고. 그리고 나 혼자 착각의 물속에서 헤엄을 치는 것도 별로고...”
“아니...그게 아닌데...”
“아니 그게 맞지. 어떻게 아니야? 당신과 내가 지금 같은 눈높이였다면 당신이 여길 보고 첫마디가 뭐라고 했어야 한다고 생각해?”
“......”
“난 당신이 나와 같은 눈높이였다면 당연히 이 정도는 되야 한다고 생각한다 말. 예를 들어 오늘 같은 날 그에 걸맞은 정도의 장소네요. 아니면 기대한 것보다 너무 좋다면 내 노력에 감탄을 먼저 했었어야 하지. 돈이 어떻고 하는 소리가 먼저 나오는 게 아니라.”
“......”
“왜? 내 말이 틀렸어?”
“아니요...”
“......”
난 그녀가 계속 말을 할 수 있도록 내 말을 잠시 끊었다.
지금까지 크게 푸쉬를 했다면 지금은 한 발짝 물러날 때다. 계속 몰아세우는 것만이 모든 것에 능사가 아니다.
지금은 그녀가 머릿속에서 온갖 생각이 섞여 난잡하게 돌아다닐 것이고, 지금은 그녀가 급하게 그걸 정리할 시간을 조금 줘야 한다.
그렇게 급하게 정리하다 보면 결국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
지금 장모는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상태이고, 급한 생각의 정리는 결국 틈이 많은 논리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 당신 말을 들어보니 당신 말에 틀린 것은 없는 것 같아요. 내가 심한 거 같기는 해요. 당신이 오늘을 어떻게 생각했는지도 아는데 말이죠.”
“나만 그렇게 생각했다는 거에는 변함이 없네. 나만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건만 알고 있었다는 것이네. 휴... 모든 게 의미 없다. 가자. 집에.”
“아니욧!”
그녀가 아주 강하게 나의 말을 자르며 소리를 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