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화 미쳐버린 딸쟁이와 귀환(2)
오토바이를 향해 미친 듯이 달려드는 좀비와 변종들, 그리고 거리 곳곳에 널브러져 있는 건물의 잔해들을 전부 무시한 채 일직선으로 도로를 내달려 어찌어찌 30분도 지나지 않아 집까지 빠르게 도착할 수 있었지만, 지나왔던 거점은 물론 도착한 집에서까지 인기척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기에 마음속에 작은 불안감이 싹텄다.
내가 했던 협박 어린 무전에 겁을 먹어 도망친 것일까? 아니면 지하실의 문을 열어 대머리가 명령했던 대로 전부 죽인 뒤 거점을 떠난 것일까?
이대로 불안감에 집어 먹혀 멍하니 서 있어도 답은 나오지 않는다. 떠오르는 잡생각들을 고개를 세차게 가로저으며 날려버린 후 현관문을 열어젖히자 어두운 복도 너머로 산산이 부서진 가구들과 머리가 반파되거나 심장에 칼이 꽂혀있는 몇몇 시체들이 눈에 들어왔다.
“썩어도 조폭이었다... 이건가?”
덩치가 행한 격렬한 저항의 흔적들. 나는 다시 만난다면 보상을 거하게 챙겨줘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하며 한층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복도 끝에 있는 지하실의 입구에 다다랐고... 그대로 얼어붙어 버렸다.
[지켜준다면서요 약속했잖아요. 형님... 형님!!]
반드시 지켜주겠다던 약속이 무색하게도 자신의 잘린 성기를 입에 문 채 내장들이 전부 끄집어내진 모습으로 박제되어 벽면에 걸려있는 덩치의 시체. 이렇게 될 때까지 아무것도 해주지 못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미안해 고개를 들 수 없었지만 나는 입술을 꽉 깨물고서 조심스럽게 걸려있던 덩치를 바닥으로 내렸다.
고문이라도 당한 것인지 가까이서 본 덩치의 시체는 상태가 무척이나 엉망이었고 눈조차 제대로 감지 못한 상태였다. 분노로 인해 손이 떨려왔다. 적어도 이렇게 죽어야 할 새끼는 아니였다.
“미안하다...”
나는 시체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더 이상 듣지 못할 사과를 연신 내뱉으며 조심스럽게 떨리는 손으로 눈을 감겨주었다.
마음마저 얼어붙게 만들 정도로 차가운 시체의 감촉이 손끝에서부터 온몸으로 퍼져나갔음에도 나는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 지금은 멈춰있을 수 없었다. 꼬맹이를 찾아야만 했다.
“나중에... 묘라도 만들어줄게”
나는 덩치가 죽을힘을 다해 지켜냈던 단단히 잠겨있는 지하실 입구의 손잡이를 잡고서 크게 심호흡을 한 뒤 단숨에 문짝을 뜯어냈다.
“꺄아아악!”
쇠가 찌그러지는 소리와 함께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간단하게 뜯긴 문짝을 바닥으로 던져버리자 익숙한 비명소리가 지하실에서 부터 들려왔다.
“살아있었어...다행이다”
“다, 다가오지 마! 저리가란 말이야!”
두근대는 심장을 최대한 진정시키며 빠르게 지하로 내려가자 계단 옆에 숨어있던 여성이 내가 아니었더라도 절대 맞지 않을 만큼 엉성하게 단도를 휘둘러 기습했다.
“나야... 눈뜨고 정신 차려... 진정하라고!!”
눈을 감은 채로 몇 번이나 마구잡이로 단도를 휘둘러오는 팔을 낚아챈 후 다그치듯 소리치자 그제서야 떨리는 눈이 부르르 떨리며 공포에 질려있던 눈동자가 나를 마주 보았다.
“아아 다, 다행이다 와주셨네요...”
내 차가운 논동자를 마주 본 여성은 단숨에 긴장이 풀렸는지 그 자리에 주저앉아 눈물을 쏟아냈다.
“더,덩치씨가 지하실에 숨으라고 말씀하셔서 그게..그러니까”
“그래... 알아 이제 끝났으니까 말하지말고 진정해”
횡설수설 긴장과 공포 스트레스 등으로 마음이 엉망진창이 된 여성의 등을 잠시 쓸어 내려주던 나는 이내 꼬맹이에게 시선을 돌렸다. 여전히 창백한 피부로 그르렁거리는 꼬맹이는 다행히 정말 무사한 것 같았다.
“다녀... 왔어”
천천히, 나는 손을 뻗어 꼬맹이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철그렁거리는 쇠사슬이 부서져라 격렬하게 나에게 다가오려는 꼬맹이의 피부는 여전히 시체처럼 차가웠지만, 방금까지 얼어붙었던 마음을 따스하게 녹아내리게 만들기에는 충분한 것 같았다.
“살아있었어... 아직 살아있다고”
나는 전에 봤던 환상처럼 사라질 듯 연약한 그녀를 품 안에 끌어안았다.
◆
지끈거리는 머리의 두통과 따뜻한 햇볕에 의해 저절로 눈이 뜨였다. 처음 보는 천장과 포근한 침대의 감촉... 보아하니 환영을 보고있는 것은 아닌 듯했다.
“앗 이, 일어나셨어요? 저기 그게... 또,꼬맹이는 무사해요! 제가 잘 지, 지켰으니까요”
“... 그거참 고맙다.”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자 옆에서 나를 간호하고 있던 것으로 보이는 여성이 배시시 웃음을 지으며 인사를 건넸다. 여전히 나를 통해 누군가를 보는듯한 애틋한 눈빛은 여전했지만 방금까지 울고 있었던 것인지 누가가 무척이나 새빨갛게 부어올라 있었다.
“내가 쓰러지고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말 좀 해줄래?”
“어... 그러니까 대략 6시간 정도니까 아직 움직이지 않으시는 게 좋을 거예요 응급처치를 하, 하긴 했는데 아주 서툴러서... 호흡도 이상했고 저 때문에 또...죽는게 아닐지 거,걱정했어요”
“네가 나를 치료했다고? 의사는”
나랑 마주쳤을 때보다 더욱더 불안한 눈동자가 떨렸기에 나는 황급해 화재를 돌렸다.
“아, 네 그게 편의점에있던 의사 선생님께 가봤는데 보이지 않으셔서... 아마 도, 도망치신 것 같아요”
도망쳤다는 말이 심각하게 떨리는 것을 보아하니, 아마 여성도 확신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죽었던지 도망쳤던지... 둘중 하나겠지
“쯧 도망쳤다면 아마 편의점 어디에 쪽지라도 숨겨두고 떠났을 거야 나중에 확인해보면 뭐라도 나올걸?”
대머리의 말에 의하면 그는 군에서 좀비를 조사하기 위해 파견된 군의관이었다. 물어보고 싶은 게 잔뜩 있었고 꼬맹이를 위해 백신도 개발해주어야만 했기에 죽어서는 안 되는 인물이었다.
“꼬맹이를 만나고 바로 편의점으로 간다. 할 일이 천지야 이렇게 누워있을 틈은 없어”
찌뿌둥한 몸을 한번 풀어준 뒤 나는 엉상하게 붕대로 칭칭 감겨있던 몸 상태를 확인했다. 꼬맹이를 만나기 전까지 나를 휘감고 있던 활력이 거짓말처럼 사려져있었고 몸도 만신창이였기에 아마 며칠은 제대로 움직일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도 한번 죽었던 것 치곤 멀쩡한 건가...”
온몸이 고슴도치가 될 때까지 난도질당한 것이 2번, 권총이 머리를 꿰뚫었던 감촉도 남아있었고 그것도 모자라 게이가 억지로 먹인 정신병 약 수십 개를 한 번에 삼켰는데 겨우 이정도로 끝나다니 참 대단한 몸뚱이야.
무의식적으로 탄환이 지나간 이마를 쓰다듬자 흉터가 남았는지 살에서 움푹 패인 흉터의 감촉이 느껴졌다.
“네, 네?! 주, 죽다뇨?! 역시 많이 아프신건가요?”
“별거 아니니까 신경쓰지마 지금은 건강해 야야 울지말라니까!!”
“지금은...”
내가 막 몸을 움직이려는 순간 여성의 눈빛이 바뀌었다. 낮게 가라앉아 심연과도 같은 눈동자, 나는 처음으로 상대방의 감정을 제대로 읽을 수 없었다. 깊고 깊은 구렁텅이를 바라보는 그런 소름끼치는 느낌... 불안정한 감정이 폭발하는 것 같았다.
“더, 덩치 씨도 죽었어요. 저를 지키려고 했던 남자친구도요 전부요... 전부... 싫어요 이제”
“자, 잠깐 기다려 읍!”
내가 당황하는 사이 화상을 입을듯한 뜨거운 숨결과 함께 혀가 얽혀왔다. 숨이 가빠올 정도로 끈적한 키스, 나는 황급히 여성을 밀어내 숨을 몰아쉬었다.
“푸하 내가 말했잖아 이런 거 하지 말라고취향 아니야!”
“당신은... 당신은 자신의 도구를 항상 챙긴다고 했잖아요 기억하죠?”
뚝뚝 눈물을 흘리면서 여성이 다급한 손놀림으로 옷을 벗어 던졌다. 자신의 감정을 지우려는 듯 아니면 더욱더 선명하게 새기려는 듯 다급한 손놀림에 의해 육감적인 몸이 드러나 나를 유혹해 왔다.
“저기 잠깐 기다리라니까...!”
여성은 이에 그치지 않고 나를 침대위로 다시 넘어뜨리더니 이미 잔뜩 화가 나버려 몸을 불린 나의 자지를 억지로 입안에 집어넣었다.
“구엑, 읍, 쿨럭”
익숙하지 않았는지 헛구역질이 몇 번이나 일어나 위액이 역류했음에도 포기하지 않은 그녀는 이윽고 입안으로 내 것을 완전히 감싸는 데 성공했다.
"하아...야 이제 그만.."
“푸흡, 게엑 구르륵”
쾌감이 스멀스멀 올라와 칠칠치 못한 표정이 되자, 여성과 눈이 마주쳤다. 여전히 공허한 눈빛이었지만 만족한 듯 작은 미소를 짓는 여성은 어디서 배웠는지 입안에서 혀를 움직여 자지를 핥았다.
자지가 저절로 목구멍 안쪽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만 같은 감촉, 이게 끝아 아니라고 말하는 것처럼 여성이 목을 앞뒤로 왕복했다.
“구욱, 구엑 구륵”
눈물을 흘리는 칠칠치 못한 얼굴은 무척이나 괴로운 표정이었지만 왕복하는 속도는 더욱더 빨라졌다. 마치 의존하듯 절박한 얼굴로 불규칙한 숨소리와 질퍽한 침 소리가 마치 야동처럼 귀와 눈에도 자극을 심었다.
“야, 야 너무 자극이 강하잖아! 윾!”
자극이 너무 심해 허리가 붕 뜨자 여성은 어서 싸라는 듯 목구멍 깊숙이 자지를 밀어 넣었다.
“콜록 콜록...꿀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