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키넷 단편야설

한 편 완결 소설

성인소설 목록

최신 단편

야설 읽기
밍키넷 소설
토스트 메세지 나오는곳
텔레그램 공식채널

밍키넷 공식보증업체

173화 벌레


“먹..어” 여성이 구석에 쌓여있던 전투식량을 몇 개를 던져준 뒤 좀비와 괴물을 대리고 방 밖으로 빠져나가자 철컥하는 묘한 기계음과 함께 문이 회전하며 벽으로 되돌아갔다. 공기가 제대로 들어오기는 하는건지 의심이 될 정도로 퀴퀴한 시체 썩은 냄새와 음식물 쓰레기 냄새만이 감도는 방안...나는 한숨을 길게 내쉬고는 방 중앙에 있던 식탁 의자에 앉았다. “...결국 많이 먹고 건강해져서 자신의 부모에게 먹히라는 거잖아 빌어먹을 년” 그 비실비실해 보이는 좀비 두 마리 정도야 간단하게 이길 자신은 있지만, 여성이 가만히 지켜만 보고만 있지는 않을 터. 내가 무슨 짓을 당하기 전에 꼬맹이가 나를 찾아내는 게 관의 것 같은데... [꼬르르륵] 부정적인 생각은 집어치우라는 듯 요란한 소리가 배꼽시계가 울렸다. 하긴, 그렇게 고생이란 고생은 다하고 팔이랑 손가락이 몇 개 잘린 것도 모자라 피까지 잔뜩 빨려 기절해있었으니. 배도 고플 만 하지 나는 식탁 위에 잔뜩 올려져 있던 뭔지 모를 고깃덩어리나 쓰레기들과 함께 머릿속에 감도는 생각을 저 멀리 치워버린 뒤 바닥에 떨어진 전투식량을 집어들었다. “손이 하나 없는 게 이렇게 불편한 거였나...” 손에 남은 손가락이 아이의 움직임처럼 어색하게 움직였기에 하는 수없이 입을 사용해 포장지를 벗겨내 세팅을 마친 뒤 발열 팩을 잡아당기자 치익 하는 맛있는 소리와 함께 전투식량이 익어가는 소리가 들려와 식욕이 끝없이 샘솟는 게 느껴졌다. 그래 우선 뭐라도 먹어서 기력을 회복하는 게 먼저다. 깜빡거리는 전구 아래에서 나는 마구잡이로 전투식량을 입안으로 집어 넣었다. ◆ 내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조차 전부 잊어버린 채 게걸스럽게 식량들을 먹어치우던 도중, 닫혀있던 문이 열리며 여성이 피를 잔뜩 묻힌 채 되돌아왔다. “끄읍...뭐야 무엇을 하고 온 거야” 허겁지겁 입안에 있던 음식물을 넘기며 몸을 일으키자, 여성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안으로 무언가를 집어넣었다. “사,살려주세요” 시체도 괴물도 아닌 살아있는 사람. 피투성이인 그는 벽에 처박힌 채로 벌벌 떨며 나에게 간절하게 손짓했지만, 내가 무언가를 하기도 전에 남성의 얼굴 방향으로 무언가가 날아들었다. “히이익!” 마치 총을 쏜 것처럼 빠르속도로 날아가 남성 얼굴 옆에 박힌 단검 한 자루. 내가 비쳐 보일 만큼 잘 관리되어있던 그것을 던져준 여성은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아버렸고 그녀의 뒤로 익숙한 좀비 두 마리가 안으로 기어들어왔다. “하하 또, 또!!” 남성은 무언가가 떠오른 것처럼 다급히 벽면에 박혀있던 단검을 빼내어 부들부들 떨리는 앙상한 손으로 좀비들을 겨누었다. 엉금 엉금 식사를 향해 어떻게든 기어오는 좀비들, 단검을 집어든 건장한 남성. 여기서 저 남성에게 가세해 싸우는 건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였기에 잠깐 고민을 하던 나는 이내 피해가 오지 않도록 구석으로 자리를 이동해 벽에 기대어 서서 그들의 행동에 집중했다. 어디로 보나 남성이 잡아먹힐 일은 어지간해서는 없어 보였고, 남성에게는 미안하지만 좀비 두 녀석이 죽은 이후 여성의 행동에 대한 정보가 들어온다는 것도 무척이나 고마운 기회였다. “으아아!” 남성은 뭐가 그렇게 무서운지 큰 기합 소리와 함께 단검을 든 채 마구잡이로 기어오는 좀비를 향해 휘둘렀다. 한두번 휘둘러본 게 아닌 듯 공황상태에 빠진듯한 행동과는 반대로 단검을 잡은 손만큼은 무턱이나 익숙한 듯 단칼에 좀비의 눈알을 향해 파고들어 갔고 푸욱 하는 썩은 살점이 단검으로 갈라지는 날카로운 소리가 귓가에 생생하게 들려오며 창백한 피가 사방으로 흩어졌다. “죽어. 제발 죽으란 말이야!!” 한번, 두 번 마구잡이로 단검으로 시체를 헤집는 남성. 그 뒤로 남성 좀비가 꾸역꾸역 몸을 움직여 조금씩 거리를 좁혀들어갔다. “이봐 뒤에도 있잖아 정신 차려” “으...으아!!” 아직은 죽으면 안되었기에 내가 경고해주자 남성은 나의 말에 반응해 순식간에 뒤를 돌아 거리를 좁혀오던 남성 좀비의 머리를 강하게 짓밟았다. 이곳에서 지내는 동안 두개골까지 약해져 있던 것인지 단 한 번의 발길질만으로 두개골이 완전히 산산조각이나 안에 있던 내용물이 사방으로 튀었음에도, 남성은 여성 좀비를 죽일 때처럼 발길질을 멈추지 않았다. “...” 좀비 두 마리가 무력화 되었다. 여기까지. 여기까지는 한손인 나라도 할 수 있는 수준. 과연 어떻게 될것인가? 나는 황급히 여성에게 시선을 돌렸지만, 내 기대와는 달리 여성은 그러거나 말거나 그 자리에 차분하게 앉아있을 뿐이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듯이 탈피를 하는 나비를 관찰하는 아이처럼 즐거움을 감추지 못한 채 남성...아니 이미 시체가 되어버린 좀비들을 바라보는 것에 여념이 없는 여성의 눈빛에서는 좀비 주제에 묘한 감정마저 느껴지는 것 같아 역겹기 그지없었다. “하아...하아..” 마침내 발길질을 멈춘 남성은 힘이 풀린 듯 바닥에 주저앉아 공포에 떨었다.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미리 알고 있다는 것처럼 절망감이 감도는 눈동자는 다급히 나에게 손을 뻗었다. “도와주세요 빠,빨리 뭐라도 하지 않으면...!” “하..하” 마침내 가만있던 여성이 웃음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일어서더니 내 앞으로 이동해 다가오던 남성을 가로막았다. “사...냥” [철퍽] 여성의 사냥이라는 단어와 함께 질척거리는 소음이 방 곳곳에서 들려왔다. 끈적거리는 수많은 무언가가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것처럼. [질척...] “아아..아아!!” 남성이 울부짖으며 단검을 다시 고쳐 잡더니 무언가에 쫓기고 있는 것처럼 필사적으로 자신이 죽인 좀비들의 몸을 무차별적으로 난도질하기 시작했고 질척거리는 소음이 또한 조금씩 커지는 게 느꼈지만 나는 여성이 몸을 이용해 벽면 쪽으로 밀어 넣어 졌기에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었다. “아...아” “떨어져!!” 여성의 끊기는 목소리와 남성의 비명이 거대한 뱃고동소리처럼 울려 퍼지는 순간 방안 곳곳으로 흩어져나간 무수한 좀비의 파편들이 하나의 생물체처럼 꿈틀거렸다. “으아아아! 이봐 아직 늦지 않았어 아직 늦지않았다고 그년만 어떻게 한다면...!” 남성의 비명. 여성의 웃음소리.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이 거대해진 꾸물거리는 기분 나쁜 질척거리는 소음. “그..어어” 그끝에는 좀비의 절규 어린 울음소리가 맴돌았다. 울음소리. 분명 죽었을 터인 좀비의 울음소리. 나를 벽면에 밀어내던 여성을 겨우 떨쳐내 남성을 바라보자 꾸물거리는 고깃덩어리 심지어는 뇌조각 하나하나가 벌레처럼 다리가 자라나 한곳으로 모여들어 점점 형체를 이루었다. 처음 이 방안에 갇혀있던 좀비 두 마리. 마치3D로되어있는 조각 퍼즐을 맞추는 것처럼 척척 원상태로 되돌아가는 지혈실적인 장면에 나는 눈을 돌리고 싶었으나.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사..냥” 되살아났다. 분명 머리를 헤집었던 단검을 그대로 꽂힌 채 절명했던 좀비가 그대로 죽지 않고 일어섰고 머리가 완전히 짓뭉개졌던 좀비 또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먹이를 향해 다시 기어가고 있었다. “.....” 입을 다물 수 없었다. 무언가 형용할 수 없는 흥분감 도취감 같은 알 수 없는 감정들이 내 안에서 소용돌이쳤다. “저리 떨어져!” 먹이로 인식된 남성은 이미 알고 있다는 것처럼 다시금 단검을 휘둘렀으나. 이번에는 달랐다. 짓뭉개졌던 남성 좀비의 머리가 입처럼 벌어지더니 남성의 손을 집어삼켰다. “끄으읍!” 남성은 이를 꽉 깨물더니 발로 좀비를 걷어찼다. 한번. 다시 한번. 팔을 잃는 고통을 누구보다 절실히 깨달았던 나조차 감탄할 정도로 남성은 끈질겼고 우적우적 벌레에 집어삼켜 졌던 팔이 마침내 남성의 의지에 반응하듯 좀비에게서 뽑혀져 나왔다. 다행히 떨어지지 않은 듯 보이나 무수히 많은 커터칼로 난도질 당한 것처럼 보이는 팔. 저 벌레 무리도 이빨이라도 있는걸까? “저기 듣고있는거야?! 제발 도와줘 우리...우리 두 사람이라면 할 수 있다니까!!! 저 여자도 어떻게든 할 수 있다고!” 남성은 필사적으로 나를 바라보았으나. 블루베리 냄새 그 좆같은 블루베리 냄새가 내 이성을 잡아먹고 있는 것처럼 남성의 말은 들려오지 않았다. 그저 사람이라는 틀에서 벗어난 벌레의 무리를 바라볼 뿐. “씨발...” 남성은 그런 내 눈동자를 마주 보더니 모든 것을 포기한 듯 움켜쥐었던 손이 떨어졌고 좀비. 아니 벌레 무리는 그 남성을 단숨에 집어삼켜 나갔다. 무언가 꺼림칙한 감정이 내 몸을 집어 삼킨것처럼 고요하게 나는 그 남성의 죽음을 바라보았다. 팔다리가 찢겨져나가 각기 다른 벌레무리 사이로 사라졌고 그다음은 다리. 몸통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머리통까지 전부...전부 원래 없었던것처럼 내가 보았던게 전부 환영이었던것처럼 사라져있었지만 머릿속으로는 끝끝내 자신을 구해주지 않은 나를 바라보는 남성의 눈동자가 잊혀지지 않았다.

고객센터 Supp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