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화 프롤로그
그 남자는 악마 숭배자였다.
한때 세상 모든 재력을 얻었던 그는 세상 모든 쾌락을 손에 쥐었고
끝내 공허함을 느낀 그는 어쩌다가 신을 찾게 되었으나.
현자타임에 야동을 삭제했다 후회한 수많은 인간들이 그러했듯이
그는 다시 한 번 쾌락을 갈구했다.
그러던 어느 날, 신비가 적힌 서적들을 끌어모으던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아스모데우스라는 악마의 힘이 깃든 마도서였다.
색욕과 관련된 악마답게, 그 마법서에는 차마 입으로 말하면 안될 금단의 주문들이 적혀있었다.
사회적으로 매장될 것이 분명한 단어들을 본 그였으나 남자는 미친듯이 마도서를 갈구하였다.
몇몇 사람들이 그를 말렸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혈안이 되어 그 책을 읽어내렸다.
그렇게 마도서에 심취하게 된 그는, 어느 날 저택 지하에 거대한 제단을 만들어 자신의 아들을 제물로 올린 뒤 금단의 주문을 읽어버렸고.
'헤으응 주인님 저를 개처럼 부려주세요오옷─'
이라는 마지막 구절을 읽으며 몸이 불타는 쾌락과 함께 사라져버렸다.
한편, 제단에 묶여있던 아들은 아버지의 희생을 대가로 악마의 힘을 받게 되었으니.
솔로몬의 72악마의 이름을 한 번씩 가졌었으며
한때는 사탄이요,
한때는 천사요,
한때는 메신저이자 한때는 혼돈이라 불렸던 자의 사념이.
"나. 강림"
인간의 육신으로 현현했다.
평소 자신이 모시는 아버지를 백치라고 무시하던 그 존재는 인간세계로 내려오며 자신에게 한가지 제약을 부과했다.
이번 유희는 이 육신의 지혜와 지식, 그리고 아버지였던 존재가 남긴 마도서를 기반으로 이루어내겠다고.
그것은 자신이 수육한 자의 뇌를 들여다보았다.
나이 31세.
무직.
그는 온갖 정체불명의 태그로 뇌가 도배된 미치광이 금수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