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화 32.
최고의호스트.
32.
.
"끄으응.."
부시시한 얼굴로 잠에서 깼다.
'음.. 따뜻해.'
말캉한 감촉이 전신을 스며드는 게 아마 유주의 품이 아닐까 싶다.
'음..? 유주?'
비몽사몽하던 머릿속이 급속도로 회전하기 시작했다.
'잠깐만... 내가 어제 유정이 누나랑.......'
급하게 정신을 챙긴 난 포근한 품속에서 꾸물꾸물 기어나와 누나가 깨지 않도록 조심스레 거실로 향했다.
커다란 거실. 깔끔한 가구들...
순간 어제의 일들이 머릿속에 떠오르며 몸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으으.. 시발... 나 어제 유정이 누나랑 섹스한 거야..?'
기억은 난다.
유정이 누나가 안아주던 따뜻했던 품도, 축축하고 뜨끈했던 아래도.
생각 없이 술을 마시다 보니 나도 모르는 새에 살짝 취했었던 것 같다.
소파에 풀썩 주저앉아 주머니에서 휴대폰과 담배를 찾았다.
칙칙 후우우우
[유주]
-.....어디야? 왜 안 와?
-퇴근 안 했어?
-밥 먹었어?
-일 잘 하고 있어?
-이따 뭐 먹을까?
....이런 씨발. 좆된 것 같다.
어제 택시에서 휴대폰을 본 기억은 있는데 답장을 안 했던 것 같다.
'아... 간단하게라도 해놀걸..'
[유주]
-.....어디야? 왜 안 와?
ㄴ유주야, 나 어제 술 많이 마셔서 집에서 잤어.
ㄴ연락 못해서 미안.
후우우우우
하아.. 정말 양주... 이 술, 먹을 땐 괜찮은데 나중 가서 기억이 잘 안 나는 게 지독한 것 같다.
아직도 뱃속에서 양주 기름이 끓는 느낌이 든다.
'어제 대체 얼마나 마신 거야...'
어느 순간부터 유정이 누나가 짠을 외치는 바람에 생각 없이 마셨던 건 기억난다.
테이블에 양주병이 두 개 있었던 것 같다.
그전에 은정이 누나랑도 반 병씩은 마셨으니, 다 합쳐서 대충 한 병 반 정도 마신 것 같다.
'하아아아....'
유정이 누나와의 섹스를 후회하진 않는다.
다만, 유주가 기분이 상했을까, 그게 걱정이다...
'언제까지 기다린 거지 얘는..?'
대충 마지막 연락이 아침 6시였으니, 자기 전까지 기다렸던 것 같다..
난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냉장고에서 물 한 병을 꺼내 마시며 서둘러 화장실로 들어갔다.
솨아아아아
샤워를 하며 시스템을 켰다.
'전생의 업'
(김민우 20세 남성)
[외모: 70/100]
[체력: 47/100]
[정력: 32/100]
[피부: 41/100]
[키: 177cm]
[성기: 12.2cm 11cm]
[특성: 말재주5, 선구안5, 테크닉5,]
퀘스트 상점
어제 퀘스트로 받은 1포인트를 확인하는데, 특성창을 보니 언제 올랐는지 어느새 테크닉이 5레벨이 됐다.
'새로운 특성!!'
특성창을 이리저리 확인하며 다음 찍을 스킬에 대해 생각했다.
기존엔 분위기나 운동, 심미안 중 고를까 했는데, 주량에 눈이 간다.
'이렇게 술 마시다 필름 끊기는 것도 큰일이야... 그나마 아는 누나라 다행이지 혹시 잘못되면 어떡해...'
물론, 일을 하면서도 내가 정신을 챙기면 그만이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흠... 정말 고민이 된다.
'.... 아이 몰라! 심미안 해! 은정이 누나랑 고깃집 가서도 얼마나 창피했어. 대충 대화는 통해야 할 거 아니야..'
맞다. 내가 시스템을 얻고 삶이 나아진 건 맞지만 난 여전히 스무 살의 경험 없는 찐따일 뿐, 좀 더 깊은 대화를 하거나, 무언가를 알아보는 눈이 부족하다는 걸 새삼 깨닫는 중이다.
눈 관련 스킬은 레벨업이 그렇게 어렵지 않은 걸로 기억하니 심미안부터 찍는 게 맞는 것 같다.
'심미안 선택.'
(김민우 20세 남성)
[외모: 70/100]
[체력: 47/100]
[정력: 32/100]
[피부: 41/100]
[키: 177cm]
[성기: 12.2cm 11cm]
[특성: 말재주5, 선구안5, 테크닉5, 심미안1(new)]
퀘스트 상점
-띠링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일일 퀘스트가 전달되었습니다.]
심미안 심층 활용.
보는 눈을 키워라!
하루 100개 이상의
브랜드, 의류, 잡화, 상품, 음식 등을
스캔하거나 경험하기.
클리어 포인트 + 1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음... 대충 물품들을 많이 보면 되는 것 같다.
아직 1레벨이라 그런지 확확 떠오르진 않는데, 아마 퀘스트를 진행하다 보면 선구안 때처럼 무언가 보정을 해주는 것 같다.
솨아아아아
샤워를 끝마치고 거실로 나왔다.
오랜만에 유주의 집이 아니라 그런지, 갈아입을 옷이 없어 팬티 한 장만 입었는데 에어컨이 빵빵해서 부랄이 금세 탱글탱글 해졌다.
스읍 후우우우
담배를 한 대 더 피우며 유정이 누나의 침실을 살짝 열어봤다.
곤히 자고 있는 나체의 여성.
음... 자지가 금세 빳빳해지는 게 마음이 동해버렸다.
아직 시간을 보니 오후 3시.
흐흠.. 퍽 여유로운 게 누나를 좀 더 느끼다 가도 될 것 같다.
탁
"수고하세요~!"
택시에서 내려 계산을 마치곤 집으로 돌아왔다.
음. 집안을 며칠간 비운 탓에 먼지가 수북했다.
'창문을 열어둬서 그런 건가..?'
환기 때문에 일부러 열어뒀는데.. 앞으로는 닫고 다녀야 할 것 같다.
휴대폰을 확인하는대 유주는 아직 자는지 답변이 없다.
오랜만에 붕 떠버린 시간.
밀려 있던 부재중에 답장을 하다 오랜만에 호빠 커뮤니티에 들어갔다.
-형들 나 오늘 부산 첫 출근~
-지방 하루에 초이스 몇 개나 있냐? [1]
-대형가게 호돌이다. 질문 받는다. [12]
-이거 손년이 알고도 돈 준 거냐? [4]
'흠.. 뭐가 많네...'
이것저것 뒤적여 보던 난 가장 댓글이 많은 대형가게 호돌이라는 글을 눌렀다.
-대형가게 호돌이다. 질문 받는다.
ㄴ하루에 얼마범.
ㄴ대충 20~30.
ㄴ대형가게 어디 씨발련아.
ㄴㄱㄴ ㄴㅅㅅㄷ ㅅㅇㅂ
ㄴ강남은 알겠는데 나머지 철자 좀;
ㄴ남성ㅅㄷ 수ㅇ뷔
ㄴ거기 기준 어떻게 되냐. 나 키 190인데 출근 가능하냐?
ㄴ키만 크다고 다 되겠냐. 니 사이즈가 나와야지, 너 어디서 일하는데.
ㄴ나 짐 천안에서 일한다.. 출근한 지 반년 됐는데 초이스가 너무 없다. 하루에 10개 있을려나..
ㄴ거기서 니가 몇 개를 하는데. 그걸 말해야지 병신인가 이거?
ㄴ하루에 대충 3개 정도...?
ㄴㅋㅋㅋㅋㅋ 이새끼는 지방 3개따리가 강남을 넘보려 하네.
ㄴㅋㅋㅋㅋ 야 씨발아. 초이스 10개 중 3개면 그냥 천안에서 썩어라.
ㄴ질문자야. 너가 강남 오고 싶으면 적어도 초이스 10번 중 4번은 들어가야 여길 와도 먹히지 지금 상태론 면접만 보고 돌아가야 할걸.
ㄴ왜? 거기 기준이 뭔데. 나도 강남선수 한 번 되보자.
ㄴㅋㅋㅋㅋ 이씨발아 돼 보자야. 빡통새끼가 뭔 강남선수여 그냥 지방에서 살아.
'음... 10개 중 4번 이상이면 된다고..?'
매콤한 커뮤니티의 댓글들을 보며 슬슬 강남에 가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수원에서 원초원매면 강남에서도 어느 정도 먹히지 않겠는가.
'그 강남누나도 꼭 다시 봐야 돼..'
연우 닮은 수박가슴 누나를 생각하는데 갑자기 이름이 기억이 안 난다.
'인연도 관리내역'
【 인연도 (因緣度) 】
───────────
【 인연도 관리 내역 】
최유정 — 깊은 유대
김은정 — 호의적인
이유주 — 호의적인
외 20명
───────────
[깊은 유대 인연이 한 명 확인되었습니다.]
인연 등급 상승으로
사용자에게 필요한 ‘보상’을 선정합니다.
[현재 선택 가능한 보상 목록]
1. [현금] 해당 사용자의 상황에 맞게 지급.
2. [선택 아이템 뽑기]
3. [랜덤 포인트 박스]
'어...?'
난 떠오른 인연도 창을 멍하니 바라봤다.
이게 뭐지? 갑자기 유정이 누나가 깊은 유대 관계가 되었다며 나온 보상들.
고개를 갸웃거리다 문득 누나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
"하으응.. 하응... 너무 조아 민우야..."
"그렇게 좋아?"
"우웅..."
샤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기 전, 유정이 누나를 한창 범하고 있을 때.
누나는 어제 저녁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나에게 매달렸었다.
"민우야.. 누나가 진짜로 오피스텔 해줄게.. 누나 집 근처에 살면 안 돼?"
"음... 좀 그래.. 나중에 정말 필요하면 말할게."
"흐응... 꼭이야..? 누나 버리면 안 된다..?"
"뭘 버려.."
"저번처럼 연락 안 받고 그러지 말라구우... 그때 너 생각만 하느라 가게 일도 제대로 못했어.."
"알았어. 누나도 앞으로 호빠나 다니지 마."
"응. 진짜진짜 안 갈게. 연락만 잘 받아줘.."
***
왠지 자꾸 집 얘기를 하면서 집착 증세를 보이더니..
아마 깊은 유대 관계가 되면 이런 식으로 되는 것? 같다.
'아직 정확하진 않으니 단정짓진 말자... 유정이 누나 성격이 저런 걸 수도 있으니까..'
흠.. 그나저나 보상이 좀 바뀐 게 뭘 골라야 할지 모르겠다.
선택 아이템과 랜덤 포인트라니.
현금도 여전히 있는 게, 아마 저번보다 더 큰 금액을 줄 것 같다.
'나한테 필요한 게 뭐지..?'
사실 가장 중요한 건 포인트가 맞다.
하지만 포인트는 퀘스트만으로도 하루에 4개씩 얻을 수 있지만, 아이템은 그렇지 않아 고민이다.
'현금도 조금 궁금하긴 해...'
현재 내 계좌에 남아 있는 돈은 600만 원 남짓.
가끔 시내에 나가면 보이던 멋진 스포츠카가 떠올랐다.
'흐음..... 진짜 뭘 골라야 되지..? 나도 문 날개처럼 열리던 차 한 번 타보고 싶은데..'
하아.. 즐거운 고민이지만 처음으로 뜬 깊은 유대라 그런지 머리가 아프다.
이번에 고르면 나중엔 언제쯤 뜨려나.
'에잇, 그래. 어차피 돈이나 포인트는 언제든 얻을 수 있으니까. 선택 아이템으로 하자. '선택 아이템 뽑기''
-띠링
[선택 아이템 뽑기.]
1. 분위기 상승 문신.
2. 감정 조절의 반지.
3. 정관 on&off 권.
4. 해독의 반지.
5. 치명적인 컬러렌즈.
아이템 뽑기를 선택하자 떠오른 다섯 가지의 선택지.
아이템들의 이름이 사뭇 괜찮아 보이는 게 잘 선택한 것 같다.
'정관 on&off 권...?'
[정관 on&off 권]
해당자의 정관을 열거나 닫을 수 있게 해줍니다.
아이템 사용 시 ON&OFF를 한 번씩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임신을 안 한다는 소리지..? 아이템을 쓰면 열고 닫고를 한 번씩 할 수 있다는 거고..?'
음.. 잘 모르겠다.
이건 수술로도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굳이 선택할 가치는 없는 것 같다.
그렇게 나는 아이템 설명을 차례대로 읽어본 후 가장 마음에 들었던 해독의 반지를 선택했다.
[해독의 반지]
착용 시 각종 독을 서서히 해독합니다.
간단한 설명과 같이 단출한 디자인의 은색 반지가 눈에 띈다.
내 손가락과는 크기가 달랐지만, 역시 아이템이라 그런지 착용하자마자 사이즈에 맞게 알아서 변환됐다.
내가 이 아이템을 뽑은 이유는 해독이라는 단어 때문.
안 그래도 술 때문에 힘들기도 했고. 좀 더 멀리 생각해보면 언제든지 독에 중독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그래... 나중에 유명해지면 막.. 암살..? 이런 거 들어올 수도 있잖아!'
다소 망상스럽지만 TV나 유튜브에서 본 유명인들은 이런 일이 일상이라 들었다.
나도 언젠간 호스트 선수로 유명해질 테니 미리 준비한 셈 치면 될 것 같다.
'뭔가 단출한 게 볼수록 이쁘네...'
처음엔 몰랐지만 보면 볼수록 디자인도 마음에 쏙 드는 게 잘 선택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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