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화 139화
정실부인인 빈유 아가씨, 미토에 빙의한 악신의 최후의 일격.
당사자인 나체 상태인 청순한 사과머리 아가씨의 작은 손에 쥐여진 날이 강하게 선 저주받은 식칼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으읏....."
악신의 저주가 섞인 식칼.
이거라면 섹스하느라 방심 중인 용사년과 인간 놈 하나 정도는 스치기만 해도 바로 하늘나라로 보내버릴 수 있다.
미토의 흔들리는 눈앞에서는 바람둥이 남편 진석과 용사아가씨 르하가 여전히 키스하면서 섹스 중이었다.
"하아, 하아... 르하 갈 거 같아."
"하앙, 하...."
다른 사람 입장에서 보기엔 정말이지 볼수록 닭살이 돋는 건 물론 너무 재수 없을 정도로 음란해서 구역질이 난 광경이었다.
타인이 그런데 정작 연인인 그녀의 입장에서는 얼마나 더 우울하고 비참하겠는가?
네티는 혀를 끌끌 ㅊ파며 지시한다.
"미토, 빨리 불륜남을 죽이러가자고!"
눈앞에서 불륜남이 상간녀와 섹스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작 그 연인은 착해빠져서 복수조차 하지 못한다.
미토는 꽤나 동요해서 그녀의 하얀 얼굴이 아예 탈색돼서 백지장이 연상될 정도로 새하얗게 질린 채 부들부들 떨고 만다.
"흐윽, 윽... 절대로 안돼...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진석 씨와 모르는 여자애를 죽이다니... 흐윽!"
미토의 본래 성격은 온화하고 착해서 사람, 동물은 당연히, 작은 곤충, 개미 하나 죽여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게 진석이라서 매일, 하루, 24시간 그를 잊어본 적이 없었다.
요즘 진석이 하도 집을 비워서 오죽하면은 밤마다 진석을 애타게 기다리고 그리워해서 혼자 침실에서 몰래 '자위'하기가 요즘 취미가 됐을까.
... 하지만 그녀는 지금 악신에게 강하게 지배당해서 신체, 마음, 감정 모든 걸 강제로 뺏긴 상태다.
미토는 그저 진석에 대한 애정 하나로 저항하고 있었다.
그녀는 울먹이면서 어떻게든 자신의 몸을 통제하고자 한껏 저항한다.
독칼이 들린 칼의 손잡이를 어찌나 그녀의 작은 손으로 강하게 잡았더니 부들부들 떨리는 손바닥에서는 어느새 선혈이 뚝둑 흘려내리고선 말이다.
"흐윽, 안돼... 절대로 안돼!"
네티는 그모습에 혀를 끌끌 찬다.
"칫, 인간 따위가 사랑을 믿고선 이리 저항하다니...."
세상에나 한낱 인간년 따위가 악신의 지배까지 저항하려고 하다니... 그것도 오직 남편, 지아비에 대한 사랑, 연정으로 말이다.
참 기분이 더러울 정도로 독한년이네? 자신이 무슨 로미오와 줄리엣의 실사판이야? 아
그녀의 저항을 푸는 건 시간문제이겠지만 지금은 1초의 시간도 허비해선 안된다.
그말은 그녀의 사랑하는 감정을 이용해버리자!
네티는 미토에게 속삭인다.
"미토, 이건 네 남편을 해치우는 게 아냐. 오히려 잃었던 사랑을 영원히 되찾는 거라고?"
미토는 의아한 심경에 그녀의 자두같은 눈망울이 끔뻑끔뻑 커지고선 묻는다.
"어라... 진석 씨와 불륜하는 여자애를 칼로 찌르는 게 진석 씨의 사랑을 다시 되찾는 방법이라고...?"
사랑하는 이를 찌르는 게 사랑을 되찾는 길이라니 이게 뭔 개소리인 걸까?
그러나 네티는 감언이설로 미토를 설득하기 시작한다.
나름 악신, 신 아니랄까봐 진실과 거짓말을 잔뜩 섞은 그럴듯한 말로.
"그래 미토, 여자애니까 인어공주란 동화 알지?"
인어공주의 이야기.
우연히 폭풍에 휘말려 난파한 인간 왕자를 구해준 뒤 그를 사랑하게 된 인어공주는 자기 목소리를 희생하는 대신 인간처럼 두 다리가 생기는 조건으로 마녀와 거래하여 왕자를 다시 만난다. 그녀는 왕자에게 발견된 뒤, 얼마간 귀여움을 받고 행복을 꿈꾼다.
그러나 불운하게도 왕자는 깊은 오해로 아름다운 이웃 나라 공주님이 자신의 진짜 은인으로 생각하게 되고 왕자는 이웃나라 공주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마녀의 주의사항에는 왕자의 사랑을 받지 못하면 물거품이 된다는 말이 있었기에 인어공주는 절망한다. 그리고 왕자와 공주의 결혼식에 축하와 동시에 자신의 슬픔을 날려버리려는 의미로 선원들과 어울려 열심히 춤을 춘다. 죽음을 기다리면서 해변에 쓸쓸하게 앉아 있던 늦은 저녁, 단발머리가 되어 버린 언니들이 수면 위로 떠올라 날카로운 칼을 준다. 너를 살리기 위해 마녀에게 우리 머리카락을 주고 도움을 청했다고, 마녀가 준 이 칼로 날이 밝기 전에 왕자의 심장을 찔러야 한다고, 그 피가 네 두 다리를 적시면 도로 붙어 인어 지느러미가 되고 앞으로 300년은 더 가족과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종용한다.
하지만... 왕자를 사랑하던 인어공주는 처음에는 고뇌하면서 한밤중에 왕자와 이웃나라 공주가 함께 자는 방에 들어가 바로 앞까지 다가가기도 하지만, 결국 사랑하는 왕자를 죽일 수 없어서 스스로 바다에 몸을 던진다.
그런 로맨틱한 이야기를 미토가 기억하지 못할리가 있나?
미토는 그저 영문을 몰라서 고개를 끄떡이고 만다.
"응...."
그러자 네티는 기분 나쁜 웃음을 하고선 속삭인다.
"그래 미토, 지금 보니까 그 인어공주 이야기랑 너랑 많이 닮지 않았어?"
"흐윽, 무슨 말을...."
"그야 그 인어공주도 붉은 머리칼의 예쁘장한 비운의 공주님이었는데 웬걸 너도 비슷한 인상이잖아? 사랑하는 연인을 불륜녀한테 뺏기고선도 항상 사랑하는 연인만을 위한 것도 똑같고 말야?"
네티의 화술은 자칭 영험한 점술사들의 흔한 사기법이었다.
아 왜, 그저 순진하고 착한 손님과 특정 인물을 억지로 공통점을 찾고선 이어붙이는 상술 말이다.
하지만 미토는 지금 악신에게 철저히 감정과 정신을 지배당하는 상태이다.
그녀는 혹하는 심경에 넘어가서 어쩔줄 몰라한다.
"흐윽, 비슷한 거 같긴 하지만 그래도... 이건!"
독한 년이 거의 다 가스라이팅 마법에 넘어왔다.
네티는 얄밉게 속삭인다.
"미토, 네가 모르는 인어공주의 결말을 알려주지."
"무슨 말을... 인어공주가 그대로 거품이 돼서 비극적으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었어?"
"아니야! 진짜 결말은 인어공주가 언니들의 말을 듣고선 왕자와 이웃나라 공주를 찔려선 인어공주는 저주에서 해방되고 동시에 왕자를 마법으로 살리고선 바닷속으로 데려가서 영원히 사는 행복한 엔딩이야."
네티의 거짓말, 인어공주의 다른 엔딩이었다.
미토는 소스라치게 놀라서 그녀의 자두같은 눈망울이 흔들린다.
"정말이야? 그런 해피엔딩은 들어본 적이 없는데...."
물론 거짓말이다.
실제 작가 안데르센은 인어공주의 본래 엔딩은 그녀가 정령이 돼서 왕자의 축복을 지켜봐주는 거만 있을뿐, 그런 엔딩은 존재하지도 않았다. 아니 애초에 사랑하는 연인을 죽여서 행복할 수 있다는 게 말이나 되는 걸까?
하지만 미토는 지금 교활한 악신, 네티에게 몸, 감정, 정신 모두를 지배당하는 상태였다.
그랬기에 그녀의 입장에서는 네티의 거짓말이 달콤하게만 들렸다.
불륜녀한테 자칫 빼기기 직전인 사랑하는 남편인 진석 씨와 불륜녀를 죽여서 진석 씨와 영원히 함께할 수 있다니... 거짓된 인어공주의 이야기가 달콤하게 들렸다.
연인을 칼로 쑤시고 죽여서 영원히 함께한다라... 마치 얀데레같네?
진석과 영원히 함께하기 위해서 초s 사디스트 얀데레, 살인귀가 돼도 정말 행복하리라.
여기까지 빠르게 발상한 미토는 어느덧 그녀의 작은 얼굴이 식은땀이 송글 맺힌 것과 동시에 푹신하게 상기돼 있었다.
"읏...?"
그녀의 앵두같은 입술에서는 위험한 신음소리와 함께 꺼림칙한 혼잣말도 새어나오고선 말이다.
"하앙, 하... 정말로 인어공주님처럼.... 우리 진석 씨를 죽여서 평생 함께하고 사랑하고 싶어.... 하앙, 하앙."
미토의 작은 손에 쥔 저주받은 단검은 어느새 꽉 쥐여져 있었다.
언제든 섹스하느라 방심 중인 진석과 용사 르하의 연약한 목덜미를 찌를 수 있는 단검의 칼날은 매섭게 빛나고 있었다.
자, 이제 불쌍한 여자애는 악신인 자신의 가스라이팅에 다 넘어왔다.
그러면 꼭두각시인형이 된 그녀를 조종하고선 최후의 일격을 날릴뿐.
네티는 곧장 미토를 조종한다.
"가자, 미토!"
"흐으윽... 응."
그때였다.
당사자인 나체 차림인 청순한 사과머리 아가씨는 한껏 위험한 표정을 하고선 섹스 중인 진석, 르하 일행을 향해서 쏜살같이 뛰어간다.
"... 으아앗!"
거리는 불과 100m.
그리고 그녀의 속도는 악신에 빙의돼서 초속과 같았다.
몹시 날카로워서 광이 부시는 그녀의 칼날이 곧장 진석과 르하의 뒷목을 향하고 있었다.
평소의 진석이라면 뽑기능력으로 어떻게든 대비할 수 있겠지만 섹스하는 중에다가 가장 사랑하는 정실부인이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걸 감히 상상할 수가 있었을까?
진석은 칼이 자신의 목의 피부에 닿기 직전에서야 눈치챘다.
"어라... 미토...?"
목이 칼에 닿기 전에서야 깨닫다니...
이건 사람, 숙련된 실력자는커녕 마신이 와도 못 막을 거다.
미토가 한껏 울먹이면서 칼로 베려고 한다.
"흐윽... 진석 씨... 우리 이제 다시 함께하자... 그러니 잠시만!"
진석은 두눈을 지끈히 감고 만다.
"으윽...."
칼로 베어진 자신의 머리가 바닥에 덜컹하는 떨어지는 걸 예상하고선 말이다.
직후 모두의 귓가에서는 선명하게 서컹하는 특유의 마찰음이 들려온다.
젠장,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지만 자신의 목이 떨어졌나....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미토가 대체 왜 자신을 죽인?
진석이 그저 안색이 새파랗게 질려선 눈을 찔끔 뜰 때였다.
"으... 어라?"
문제의 칼.
미토도 황당한듯이 그녀의 자두같은 눈망울을 화들짝 뜨고선 울고 있었다.
그녀의 칼날이 손쉽게 부러져서 말이다.
"흐윽...?"
그리고 칼날은 진석에게 안겨서 섹스 중인 르하의 손에 달려있었다.
먼치킨 용사인 그녀가 초속 0.01초만에 제압해서 말이다.
르하는 그저 별 거 아닌란듯이 열심히 그녀의 토실토실한 엉덩이를 열심히 움직여서 진석의 자지를 박고선 말이다.
"하앙, 하아...."
르하는 신음소리에 힘겨워하며 말한다.
"누군지 모르는 언니, 위험한 칼은 함부로 힘드시면 안돼요!"
"응...?"
"본래라면 용사로서 훈계차 교육드려야겠지만 지금은 우리 진석 오빠야랑 섹스에 정신 없어서 한 번 봐드리는 거예요. 하앙, 하아, 하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