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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화 친엄마도아니면서


29편. 친엄마도아니면서 김희원은 자고 가라고 했지만 내일 아침 박서현과의 약속도 있고 엄마가 외박하는지 안 하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기분이 이상했다. 엄마랑 섹스를 한 것 같은데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까. 나는 엄마랑 섹스하지 않았다. 근데 그 사실을 부정하고 싶다. 김희원이랑 하고 나면 엄마랑 하고 싶다는 마음이 어느 정도 누그러들 줄 알았는데, 실제로 고등학생 때는 그러기도 했고. 지금은 오히려 더 간절해졌다. 김희원이 아니라 엄마랑 하고 싶다... 세월이 흘러 내가 완전히 남자가 됐는데도 여전히 엄마가 아닌 엄마를 닮은 김희원과 섹스했다는 사실이 솔직히 좀 굴욕적이기도 했다. 아니면 패배감...? 괜히 아무런 잘못도 없는 김희원이 원망스러웠다. 왜 닮아서... 나도 이런 마음이 비열하다는 걸 잘 알았다. ······. 집에 왔는데 엄마가 있어서 깜짝 놀랐다. 당연히 아직 안 들어왔을 거라고 생각했다. 엄마도 내가 일찍 들어와서 놀랐는지 손에 조리 기구를 들고 현관까지 나왔다. “일찍 왔네?” “어...” “저녁 안 먹었지? 엄마가 맛있는 거 만들고 있으니까 좀만 기다려. 뭔지는 아직 비밀.” 뭐가 그렇게 기분 좋은지 혼자서 신난 엄마를 멍하니 봤다. 엄마랑 섹스 했는데... 사실은 안 했다. 엄마랑 너무 하고 싶어서 닮은 여자랑 한 것뿐이다. 가짜 엄마가 아닌 진짜 엄마가 내 앞에 있으니까 갑자기 마음이 괴로워졌다. 아니지. 진짜 엄마라니... 씨발. 이 여자도 내 진짜 엄마가 아니다. 진짜 엄마가 아니니까 섹스해도 아무 상관 없는데. 자꾸 정은선이 엄마인 척하니까 나까지 헷갈린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여자는 눈앞의 이 여자다. 이 여자랑은 7년째 못 하고 있다. 아까는 이 여자와 했다고 진심으로 몰입하고 믿었는데 현실을 마주하니까 화가 났다. 내가 정말로 갈망하는 여자, 정은선을 나도 모르게 노려봤다. 친엄마도 아니면서, 친엄마인 척 굴어 나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한다. 그냥 해버리면 어쩔 건데. 신고라도 하겠어? 어차피 나랑 하고 나면 내 자지 없이 못 살 텐데. 정은선이라고 다른 여자랑 뭐가 크게 다를까. “태영아?” 엄마의 다정한 목소리가 그런 생각 하지 말라고 나를 꾸짖는다. 자꾸 나쁜 마음이 든다. 나조차도 내 이런 마음이 무섭다. “왜 그래? 어디 아파? 얼굴이 좀 창백한 거 같기도 하고... 왜 그러고 서 있어. 들어와.” 엄마가 조금씩 가까이 다가오자 내가 선물해준 헤어 미스트의 향기도 짙어진다. 가까이 다가오면 위험하다. 오늘은 정말 위험하다. 김희원이랑 섹스한 게 오히려 독이 됐다. 엄마에 대한 갈증만 더 깊어졌다. 엄마를 막무가내로 밀치고 들어왔다. “아야, 태영아!” 내 무식한 힘에 밀려 엄마가 신발장에 살짝 몸이 부딪혔는데 사과할 생각도 못 했다. 도망쳐서 얼른 방으로 들어왔다. 혹시 몰라서 문을 잠궜다. 엄마가 지금 내 방으로 들어오면 정말로 눈이 돌지도 모른다. 곧이어 엄마가 방문을 두드렸다. “태영아! 너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응? 문 열어봐.” 엄마의 목소리가 당장이라도 울 것 같았다. 갈등하는 마음의 크기만큼 방문을 잡은 손에 힘이 실렸다. 그냥 일단 나가서 키스부터 해볼까. 처음엔 저항해도 결국 흥분하면 엄마도 허락하지 않을까. 여자들은 다 그런다. 처음엔 튕겨도 흥분해서 젖으면 자지에 환장한다. 엄마도 여잔데... “태영아! 태영아,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일단 나와 봐!” 엄마가 끝까지 저항하고 울면 무릎 꿇고 빌면 되지 않을까. 엄마가 그랬잖아. 내가 언제나 제일 먼저라고. 그러면 내가 무슨 잘못을 해도 결국 용서해준다고 봐도 되지 않나. 나도 모르게 문손잡이를 돌렸다. 잠겨 있어서 문이 열리진 않았다. 반대쪽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이어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그 작은 소리가 천둥처럼 느껴졌다.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것 같았다. “태영아 문 좀 열어 봐...” 나를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가 떨렸다. 다쳐서 들어온 것도 아니고 엄마는 대체 뭐가 그렇게 걱정된다고. 왜 우는 거야. 왜. 문을 잡은 손에서 힘이 풀렸다. 흐릿했던 이성이 차츰 돌아오기 시작했다. 이성이 돌아오자 방금전 방을 나가 엄마한테 키스하려고 마음먹었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태영아 일단 나와 봐. 일단 나와서 얘기를... 엄마가 도와줄게.” 그러더니 엄마가 막 울기 시작했다. 원래 38살 정도면 잘 안울지 않나. 여자는 다른가. 엄마가 저렇게 울면 나는 당해낼 수가 없다. 문을 열고 나가자 울고 있던 엄마가 나를 얼른 살폈다. “아, 왜 울고 있어.” “괜찮아? 무슨 일 있었지? 응?” “낮에 술 마신게 좀 힘들어서 그랬어.” “아닌 거 같아. 무슨 일인데? 엄마한테 말을 해 봐. 엄마가, 엄마가 도와줄게.” 엄마랑 하고 싶다고. 그것도 도와줄 수 있어? 정말 목 끝까지 그 말이 차올랐지만 애써 삼켜냈다. “진짜야. 술 너무 많이 마셔서 속이 안 좋아.” “정말이야? 도대체 술을 얼마나 마셨길래. 누구랑 그렇게 마신 거야.” “엄마 타는 냄새 나.” “어...!” 엄마가 얼른 부엌으로 뛰어갔다. 살짝 탄 냄새를 맡자 이상하게 이성이 더 돌아왔다. 엄마는 대충 불만 꺼놓고 다시 나한테 왔다. “정말 술 때문이야? 다른 일은 없는 거지? 솔직히 말해 줘 태영아...” “진짜 술 때문이야. 아까 막 속도 울렁거리고 어지러웠어.” “너는 대체 뭘 하고 돌아다니길래 술을... 하... 술 깨는 약은 먹었어? 사다 줘?” “먹었어.” “술을, 술을 도대체 얼마나 마신 거야! 얼굴이 창백해질 만큼 술 마시는 사람이 세상에 어딨어. 진짜 너무 놀라서 아직도 손이 떨려. 엄마 너무 무서웠단 말이야.” “오버 좀 하지마.” “태영아...” 엄마가 등짝을 퍽퍽 때리다가 내 볼을 감싸 쥐었다. “아까보다 얼굴이 좀 돌아오긴 했네. 해장국 될 만한 거 끓여줄게.” “괜찮아. 나 오는 길에 토했어. 씻을래.” “태영아. 제발 적당히 마셔. 응? 엄마 소원이야.” 나는 엄마랑 섹스하는 게 소원인데. 서로 소원 들어주기 하자고 할까... “그까짓 게 무슨 소원 씩 이나 돼.” “그럼 네가 들어주던지! 너도 이제 적당히 조절하면서 마실 줄 알아야지. 나이 좀만 더 들면 술 마시는 습관 고치기 더 힘들어져.” “알았다니까.” “맨날 말만 그러지...” 뭐라고 계속 잔소리를 하는 엄마를 지나쳐서 화장실로 갔다. 조금만 정신이 늦게 차려졌다면 힘으로 엄마를 억눌러서 키스했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아찔했다. 김희원이랑 네번이나 섹스를 했는데도 엄마를 보자마자 나쁜 마음과 성욕이 들끓었다.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닮은 여자 따위가 아니라 이 여자라는 생각에 순간 알 수 없는 감정들이 휘몰아치며 자제력이 약해졌다. 닮은 여자랑 수백 번을 하는 것보다 정말 원하는 여자와 한번 하는 게 의미 있는 거니까. 엄마가 훌쩍이는 소리를 내지 않았으면 나는 정말로 아까 그 문을 열고 나갔을 것이다. 그러면 나는 여기 화장실이 아니라 엄마 몸 위에 올라타 있을 수도 있겠지... 엄마가 우는 건 정말 싫지만 오늘만큼은 엄마가 울어서 다행이었다. 때때로 그냥 저질러버리자는 마음이 강하게 들 때가 있다. 하지만 오늘처럼 그 직전까지 간 경우는 없었다. 그래선 안 된다. 엄마한테 그런 범죄를 저지를 순 없다. 한동안 박서현의 집에서 지내야 할 것 같다. 엄마가 내 눈앞에 없으면 김성진이랑 있는 거 같아서 싫고, 내 눈앞에 있으면 참아야 해서 힘들고... 질투로 마음이 힘들더라도 지금은 엄마가 눈앞에 없는 걸 택해야 하는 순간이다. 일단은 한 일주일이라도 집에 안 들어와야겠다. 하지만 내일 만나기로 한 박서현에게 생각이 미치자 일요일에 할 말이 있다고 했던 게 떠올라 심란한 마음이 두 배가 됐다. 화장실을 나오자 거실 쇼파에 앉아있던 엄마가 벌떡 일어섰다. “속은 어때.” “괜찮아.” “저녁은 못 먹겠지?” 배가 너무 고팠지만 엄마랑 마주 앉아 밥 먹을 기분이 아니었다. “좀 이따 먹을게.” “속 계속 안 좋구나? 기다려. 엄마가 약 사올 테니까.” “아, 됐다니까. 먹었어. 밥은 좀 이따 혼자 먹을게.” 서둘러 방으로 가는데 엄마가 뒤따라 왔다. “죽 끓여줄까?” “엄마 나 좀... 그냥 쉴게.” “알았어...” 문을 닫고 문을 잠궜다. 엄마는 내 방에 노크도 없이 들어오거나 그러진 않는다. 문을 잠구는 건 나를 단속하기 위해서다. 침대에 누우니 도어락 소리가 들렸다. 약 사러 가는구나. 하... 깊은 한숨이 나왔다. 엄마가 나한테 하는 행동을 보면 정말로 친아들한테 하듯이 지극정성이다. 고등학교 때 어울려 놀았던 형이나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엄마 같지도 않은 엄마들이 좆나 많았다. 아버지가 나를 때렸듯이 폭력을 저지르는 엄마들도 있었고, 허구 한날 술 마시고 남자를 데려와 가출한 애도 있었다. 매일 짜증 내면서 막말을 하는 경우는 그나마 나은 편에 속할 정도였다. 친엄마인데도 저런 사람들도 있는데 엄마는 친아들도 아닌 나한테 정말 잘해준다. 매일 내 걱정하고, 다정하고, 져주고... 그러니까 엄마랑 만약에 정말 섹스를 하게 되더라도 최대한 엄마가 덜 상처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힘으로 억지로 하는 건 최악이다... . . . 도어락 소리가 열리고 곧이어 엄마가 방문을 두드렸다. “태영아.” 내 걱정에 약국에서 약을 사 들고 온 엄마를 외면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 김희원 말대로 나는 은근히 마음이 여리다. 방문만 얼른 열어주고 다시 침대에 누워 이불을 덮고 얼굴만 내밀었다. “얼굴 많이 좋아졌네.” “괜찮다고 말했잖아.” “저녁을 좀 이따 먹는다고 하는 거 보면 괜찮은 게 아니야. 엄마가 몰라?” 그래. 엄마는 아무것도 몰라! 내 속도 모르는 엄마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떴다. 이럴 때 보면 엄마가 일부러 나를 자극하는 거 같다. 내가 엄마를 음흉하게 생각하는 걸 아예 모르진 않을텐데... 이렇게 내 가까이에, 그것도 침대에 앉을 생각을 하다니. “엄마 나 그냥 좀 쉴래.” “응. 알았어. 약만 두고 갈게. 너... 됐다. 아픈 애한테 잔소리 하기도 그러네. 저녁은 언제 먹을래?” 그래도... 아까의 충격 때문인지 지금은 자제할 만했다. “몰라. 혼자 먹긴 싫은데.” “엄마랑 같이 먹으면 되지.” “엄마도 지금 안 먹게?” “너랑 같이 먹을게.” “배 안 고파?” 엄마가 별말 없이 웃었다. 반달로 접히는 눈이 정말 예뻤다. 웃는 얼굴이 저렇게 예쁠 뿐만 아니라 묘하게 야시시한 여자는 엄마 말고는 본적이 없다. “9시쯤 먹을까?” “응.” “너무 늦게 먹으면 엄마는 살찌는데.” 엄마는 살이 쪄도 그게 다 가슴이나 엉덩이로 가는 것 같은데... 이불 밖으로 팔을 뻗어 조심스럽게 엄마의 팔뚝살을 잡고 만지작거렸다. “왜...” 갑작스러운 스킨쉽에 엄마가 살짝 놀랐다. 그래도 아까 키스도 참았는데 오늘 이 정도는 만지고 싶었다. 솔직히 내 방에 들어와 침대에까지 앉았으면 엄마도 팔뚝살 정도는 만지게 해줘야 공평하다. “살쪘나 해서.” 팔뚝살은 꼭 가슴처럼 진짜 엄청 말캉말캉했다. 하, 좆나 좋네... 김희원이랑 섹스 네 번 한 것보다 엄마 팔뚝살 만지는 게 훨씬 좋았다. 하지만 얼마 만지지도 못했는데 엄마가 침대에서 일어섰다. “9시에 부를 테니까 나와.” “응.” 엄마가 나가면서 조용히 문을 닫아줬다. 나는 먹을 필요도 없는 술 깨는 약을 다 마셔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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